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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요르단의 붉은 사막, 와디럼에서의 하룻밤

    프란 프란 2019.07.24

    디럼 (Wadi Rum)은 아랍어로 "계곡"을 뜻하는 와디(Wadi), "달"을 뜻하는 럼(Rum) 즉, "달의 계곡"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달은 해 보다 조금 더 신비한 느낌을 전한다. "달의 계곡"이라는 낭만적인 이름처럼 와디럼의 풍경을 만나는 순간 내가 서 있는 이곳이 지구가 아닌 다른 행성으로 바뀐 듯한 착각을 일으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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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르단이 중동의 붉은 꽃으로 불리는 이유가 바로 <와디럼> 때문이라고 한다. 와디럼 사막은 옅은 살구 빛 모래색이 아닌 눈이 시릴 만큼 붉게 빛나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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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래서일까? 실제 화성의 모습과 닮았다고 알려져 SF 영화의 촬영지로도 각광 받고 있다. 영화 <올리비아의 로렌스> ,<마션> 그리고 얼마전 개봉 해 큰 사랑을 받고있는 디즈니영화 "알라딘" 의 주요 촬영지로도 알려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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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AZAYEN RUM CAMP

    요르단 여행. 나에게는 이번이 첫 중동 국가 여행이라서 그 자체만으로도 모든 게 이국적이고 신기한 경험들 투성이인데 와디럼은 우리가 알고 있는 사막과는 다른 풍경으로 나의 오감을 자극했다. 오래전에 이곳을 거쳤을 아라비아 상인들의 흔적, 세월이 빚어낸 거대한 작품인 기암절벽, 이국적인 베두인들의 모습까지. 잠시 보고 스쳐가기엔 정말 아까운 곳이다.

    여행하면서 현지의 풍경이나 유적을 둘러보는 것 외에 현지인들의 생활을 체험해보는 건 그들의 문화와 삶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와디럼에서의 베두인 사막 캠프는 요르단 여행의 필수 체험이다. 특히나 사막 캠프는 이국의 문화를 배우는 것 외에도 경이로운 자연현상을 오롯이 경험할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추천하고 싶다. 

     

    와디럼 여행의 시작, 방문자센터 입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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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와디럼 사막투어는 와디럼 보호구역[Wadi Rum Protected Area]을 통과하는 것에서부터 시작이다. 언뜻 '보호구역'이라고 하면 방문하기가 어려울 것 같지만, 실은 국립공원의 개념과 비슷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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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막 캠프 바로 앞까지 차가 데려다줄 거라 생각했는데 와디럼을 여행하기 위해서는 방문자 센터로 입장한 뒤 투어를 통해 사막을 관람할 수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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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광 버스로 들어갈 수 있는 도로가 제한적이기에 사막 캠프의 베두인 청년이 지프차를 타고 우리를 데리러 왔다. 우리는 숙박을 위해 모든 짐을 꺼내 지프차에 옮겨 싣고 와디럼 사막 캠프로 향했다.

    미지와의 조우, 마자옌럼 사막 캠프Mazayen Rum Camp
    ■ 주        소: Desi Area Wadi Rum, Wadi Rum, Aqaba Governorate
    ■ 홈페이지: mazayenrumcamp.com/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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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막에서의 하룻밤이라니 왠지 극도의 더위와 추위가 공존할 것만 같고, '제대로 씻을 수 없는 건 아닐까'하는 걱정이 들기도 했다. 하지만 우리가 숙박한 MAZAYEN RUM CAMP는 주변 풍경도 아름답거니와 시설도 꽤 괜찮아서 관광객을 맞이하기에 부족함이 없는 숙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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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 밤, 우리가 묵을 숙소다. 사막 캠프의 비주얼은 이러하다. 텐트 외형의 숙소, 그리고 영화 마션을 모티브로 한 숙소도 볼 수 있었다. 

    광활한 사막에 기암을 병풍 삼아 와디럼의 자연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는 곳! 사막에서의 하룻밤이 이렇게 이색적인 숙소라니 흥분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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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통 문양으로 예쁘게 꾸며진 테이블과 소파를 보니, 일행들과 담소를 나누거나 인스타 감성 가득한 인증 샷을 찍기에 좋을 것 같다. 하지만 나는 새벽녘에 있을 우주쇼를 제대로 관람하기 위해 일찍 짐을 풀고 잠깐이라도 눈을 붙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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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캠프 바로 옆에 위치한 언덕엔 와디럼의 붉은 일몰을 감상하기 위해 이미 사람들로 가득하다. 붉은 사막 와디럼이 보여주는 일몰은 어떤 모습일지 벌써부터 기대감이 차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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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가 묵었던 105호실.

    본격적으로 숙소를 살펴보기로 한다. 객실 앞엔 작은 테라스와 의자들이 준비되어 있다. 이곳에서 조금은 말랑해진 해 질 녘의 햇빛을 받으며 책 한 권 읽어도 좋겠다 싶다. 사막 캠프니깐 그 정도 여유는 괜찮지 않을까? 하지만 와이파이가 너무나 잘 터진다. 오늘도 어김없이 나의 여유를 방해하는 인터넷! 웃픈 현실이다. 문명과 단절된? 그런 사막 캠프를 떠올릴 필요는 없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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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캠프 객실 모습! 크고 넓은 침대와, 에어컨, 현대식 조명으로 채워져 있고 옷장과 옷걸이가 구비되어 있다. 그리고 창을 열면 바로 기암들이 보인다. 어서 와~ 이런 뷰는 처음이지? 사막 캠프에서만 만나볼 수 있는 매력 중 하나 되시겠다.

    MAZAYEN RUM CAMP는 실제 유목민이 거주하는 캠프라는 느낌보다는 현대식 시설의 장점과 베두인 문화를 살짝 섞은 숙박 시설이라는 표현이 더 어울린다. 리얼한 그들의 생활 모습을 엿볼 수는 없지만 이 정도로도 와디럼 사막에서의 하룻밤은 충분히 특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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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욕실은 현대식이다. 기본적인 샤워 용품과 타월이 갖춰져 있다. 샤워 부스의 수압은 조금 아쉽긴 해도 따듯한 샤워가 가능하다. 사막이니 물이 귀할 수밖에. 수압은 약하지만 이마저도 감사한 마음이다. 베두인 사막 캠프! 하룻밤 지친 몸을 누이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매직아워 아래에서, 베두인 문화 체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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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짐 정리를 마치고 나가보니 이미 태양은 산 뒤로 넘어가고 온통 주변이 붉어지는 매직아워가 시작되고 있었다. 태양이 지는 시간 보다 이렇게 저물고 난 이후 어둠이 오기 전까지의 하늘이 더 마음에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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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르단에 어울리는 피사체를 찾아 두리번거렸는데 마침 시야에 작게나마 낙타가 눈에 들어왔다. 역시 사막엔 낙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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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변화 무쌍한 라인을 뽐내던 기암들도 빛이 사라지니 점점 그 모습마저 어둠 속에 녹아버린다. 매일 떠오르고 지는 태양이지만 여행지에서 보는 모습은 또 다르게 다가온다. 새로운 희망을 꿈꾸게 하는 일출도 좋지만 사람의 마음을 차분하게 만드는 일몰이 더 좋다. 이 순간엔 속내를 드러내고 진짜 내 얘기를 꺼내고 싶어진다.

    사막 캠프는 잠시 쉬어가는 나그네처럼 자연 속에 잠시 머물렀다가 가는 기분! 이 모든 것들이 사방이 막힌 네모 반듯한 호텔 객실에서는 절대 느낄 수 없는 경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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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둠이 몰려오면 옹기종기 둘러앉아 베두인 전통 바비큐 자르브(Zarb)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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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르브는 선반에 양고기와 닭고기를 비롯한 감자 양파 등의 재료를 쌓아 놓고 숯불로 달궈 놓은 사막의 구덩이에 약 1시간~1시간 30분 정도 천천히 익혀 먹는 베두인 전통 음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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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낮 동안 모래 밑에 피운 숯불 위에 재료를 올려놓으면 모래의 태양열로 서서히 바비큐가 되는 방식이다. 그들이 가진 자연환경을 활용한 조리법인 것이다. 사람에게는 악조건의 자연환경도 그들에게 이로운 쪽으로 활용하는 지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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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삽으로 모래를 걷어내고 모포를 조심스레 치우면 동그란 뚜껑의 바비큐 렉이 그 모습을 드러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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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마 전 몽골 여행을 다녀왔는데 그들의 손님 대접 문화가 상당히 인상 깊었다. 드넓은 초원 위에 떠돌아다니며 게르에서 생활하는 몽골인들은 손님이 찾아오면 정말 성심성의를 다해 대접하는데 베두인 역시 비슷한 문화를 가진듯하다. 

    베두인 전통 바베큐 자르브(Zarb) 요리를 맛보고, 비록 뷔페식이었지만 푸짐하게 준비된 저녁 식사를 대접받으면서 사막에 살고 있는 유목민 베두인들과 몽골의 유목민이 오버랩 되더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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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태생적으로 고기 요리를 즐겨 하진 않지만 그래도 여행과 음식은 뗄레야 뗄 수가 없는 관계인지라 조금 떼어 맛을 봤는데 양고기 특유의 냄새가 거의 없고 육질이 상당히 부드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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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맛잇게 식사 중인데 갑자기 불쇼를 하신다. 달려가서 보니 베두인의 전통 디저트였다. 데저트(desert)에서 맛 보는 디저트(dessert)라니! 상당히 달달하고 맛있었다. 이렇게 와디럼 사막 캠프에서의 특별한 밤이 깊어간다.

     

    자정에 펼쳐지는, 사막 캠프 우주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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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정을 넘긴 시각 장비를 챙겨 캠프 앞 언덕으로 별 사냥을 나갔다. 캠프 주변 하늘엔 수많은 별들이 떠있고 수없이 많은 별똥별이 떨어지고 있었다. 육안으로도 은하수를 확인할 수 있을 만큼 와디럼의 밤하늘은 아름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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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캠프에서 밝히고 있는 조명 때문에 별 사진이 크게 만족스럽지는 않지만 기암 뒤편으로 수직으로 보이는 은하수는 그야말로 감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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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본적인 은하수 촬영법만 익혀온다면 누구나 와디럼의 은하수 인증 샷을 찍을 수 있다. 그만큼 별이 많았던 와디럼의 밤하늘! 사막의 밤이라 매우 추울 것 같았지만 웬걸, 활동하기 딱 좋은 시원한 밤공기였다.

    몽골에서의 밤은 너무 혹독하게 추워서 별 사진 찍을 때 핫팩과 장갑, 털 모자가 필수였는데 와디럼은 두꺼운 옷 따위는 필요 없었다. 좀 더 예쁜 옷을 준비해 와서 인증샷을 찍어도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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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숙소로 돌아와서 보니 객실에서도 이렇게 은하수가 보인다. 촬영 장비를 철수하지 않고 그대로  타임랩스를 돌려놓고 잠시 후에 있을 일출을 기다렸다.

     

    태양으로 물드는, 와디럼의 일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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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몇 시간이 지나지 않아 일출을 보기 위해, 별 사진을 촬영했던 언덕으로 다시 올라갔다. 잠은 몇 시간 못 잤지만 아름다운 풍경으로 충분히 보상받는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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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장이라도 붉은 해가 쏘옥 올라올 것만 같은 분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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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가 아직 떠오르지 않았는데도 캠프 주변은 이렇게나 밝다. 그리고 저 멀리에 보이는 기암 절벽들이 어찌나 멋지던지. 오늘 이어질 와디럼 지프 투어가 더욱 기대 되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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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와디럼 사막의 일출이 시작되었다. 사막의 태양은 더 밝고 강렬한 느낌이다. 피사체가 더 온화한 색감으로 바뀌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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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막, 모래의 결, 그리고 발자국

    이렇게 흔적을 남겨보지만 사막의 바람으로 또 뒤덮일 테고 . 우리의 흔적도 사라지겠지... 사막은 오랜 세월 동안 이곳을 스쳐간 이들의 많은 이야기와 흔적을 숨기고 있다. 그리고 이렇게 모래바람으로 흔적도 없이 덮어버리기도 한다. 갑자기 생텍쥐페리의 동화 <어린 왕자>의 한 구절이 떠오른다.

    사막이 아름다운 건 어딘가에 오아시스를 감추고 있기 때문이야.

    지금까지 '왜 어린 왕자의 배경이 사막인 걸까'하는 생각을 해 본 적이 없다. 사막은 황량하고 외로운 공간이다. 물과 사람 등 결핍투성이인 땅이다. 그러나, 황량하고 척박한 땅이지만 그곳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기에 아름다운 건 아닐지. 오늘도 각자의 환경에 순응하며 열심히 하루를 살아가는 평범한 사람들에게 이렇게 말해주고 싶다. 

    이 세상이 아름다운 건 바로 당신이 있기 때문이야"라고.

    프란

    아이와함께 여행하며 사진찍고 추억을 공유하고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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