흰눈이 소복소복, 양떼목장의 겨울풍경 

대관령 양떼목장으로 겨울 나들이 다녀오다 

어느덧 2014년이 왔다. 올 겨울도 무르익을만큼 무르익어 연일 꽁꽁 얼어붙는 날씨가 이어지고 있다.

로맨틱한 첫눈, 크리스마스, 그리고 새해를 지나... 겨울은 깊어가지만, 아직 제대로 된 '설경'을 보지 못했단 생각이 들어 평창으로 향했다.

강원도 평창군에 위치한 대관령 양떼목장. '한국의 알프스'로 이름 난 이곳이라면 당연 가슴 시린 설경을 볼 수 있으리란 기대를 품고. 

아니나 다를까. 대관령에 도착한 순간부터 세상은 온통 눈부신 '눈빛'으로 가득했다.

'양떼목장'이라 하면 보통 푸른 초원 위 하얀 양들이 뛰어노는 풍경을 상상하기 마련이지만,

사실 사계절 언제 찾더라도 매번 다른 표정으로 아름다운 풍경을 보여주는 곳이다.

대관령 정상에 위치하여 태백산맥의 웅장한 기운을 받았을 뿐 아니라, 목장 특유의 아기자기한 산책로 덕분에

아름다운 자연의 미색(美色)을 만나볼 수 있는 곳인 셈. 

하얀 겨울이 찾아온 양떼목장의 전경 또한 그야말로 한 폭의 동양화처럼 아름답기 그지없었다. 

나무야 나무야 겨울나무야

나무야 나무야 겨울나무야 / 눈쌓인 응달에 외로이 서서

아무도 찾지 않는 추운 겨울을 / 바람따라 휘파람만 불고 있느냐

평생을 살아가도 늘 한자리 / 넓은 세상 얘기도 바람께 듣고

꽃 피던 봄여름 생각하면서 / 나무는 휘파람만 불고 있구나

- 작곡가 이성원 님의 '뒷문 밖에는 갈잎의 노래' (1999년)

빨간 하우스 모양의 스피커에서 울려퍼지는 잔잔한 동요 한 소절. 

소복히 쌓이는 흰 눈 사이로 바람결따라 춤추는 겨울나무를 보며 양떼목장의 산책길을 거닌다.

겨울에는 양들이 모두 우리 안에서 쉬고 있기 때문에 난롯불의 따스한 온기가 가득한 우리장 안에서 건초 먹이주기를 체험할 수 있다.

동물 얼굴의 털모자를 둘러쓴 한 꼬마 아이는 방금 양에게 건초를 건네주고, 애정어린 따스한 눈길을 서로 주고 받는다.

약 40분 정도 소요되는 목장의 산책로를 따라 걷다보면

어느덧 일상의 잡다한 고민들은 사라지고 대자연의 품 속에 동화되어 있는 진정한 나를 발견하게 된다.

오호라~ 녀석, 집이 참 멋지구나? 

기지개를 켜는 것인지, 아니면 요가를 하는 것인지, 그것도 아니면 넙죽 나에게 큰 절이라도 하는 것인지- 

엉덩이 높이 들어올리고 머리는 땅에 엎드린 자세를 취하고선 나를 말똥히 응시하는 한 녀석이 있었다.

대관령 양떼목장을 지키는 개와의 만남.

▲ 필자를 말똥히 쳐다보던 녀석   

▲ 반갑구나!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눈발은 굵어지고 나의 두터운 빨간 우주복 위에도 눈이 쌓인다. 

그러나 신기하게도, 어느새 추위는 잊혀지고 겨울 햇살의 따스함이 여유롭기까지 하다.

나는 따로 숙박을 하지 않고 서울에서 당일 코스로 다녀왔다. 마치 바쁜 일상으로부터 훌쩍 탈출하듯이 말이다.

새하얀 대관령 산책로를 걷노라니, 갈등과 고민을 모두 내려놓게 된다. 들려오는 클래식 음악에 맞춰 호흡을 가다듬는다.

겨울, 흰눈이 소복소복 내리던 양떼목장에서 나는 진짜 겨울을 만났다. 

INFORMATION

1. 대관령 양떼목장

- 주소 : 강원도 평창군 대관령면 횡계3리 14-104  ☎ (033)335-1966

- 관람 안내 : 입장료 대신 건초(양먹이)를 구입해야 입장가능

- 건초 판매 : 대인 4,000원 / 소인 3,500원

- 웹사이트:  http://www.yangtte.co.kr 

2. 국내 여행 정보

- 대한민국 겨울 축제 다 모았다! => http://bit.ly/K8nboc

- 로맨틱 눈꽃열차! 기차여행 기획전 => http://bit.ly/1dVxtPQ

- 겨울여행 백미! 눈꽃 트레킹 만나보기 => http://bit.ly/1dlq1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