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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주, 바다보다 더 아름다운 풍경이 있던 카페

    어보브블루 어보브블루 2014.06.12

     

    제주, 바다보다 더 아름다운 풍경이 있던 그 카페

    하얀 쫑이와 종달리 한 바퀴, 카페 '바다는 안보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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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도에 카페를 차렸다고 말하면 모두 똑같이 물어본다.

    "바다 보여?"​

    ​그래서 정해진 카페 이름. 바다는 안 보여요. ​ 

    카페 공사과정부터 쫑이와 달리의(개와 고양이) 육아일기까지  블로그를 통해 쭉 봐왔기에 제주도에 가거들랑 꼭 가보고싶은 곳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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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얀 담장에 하늘색 옥상을 두른 집. 카페 앞에 놓인 벤치에는 볕 좋은 햇살이 머물러 있었다.  

    뒷마당에 자리를 잡은 쫑이 녀석(하얀개)은 우리가 카페 앞에서 서성댈때부터 '우리집 좋수다. 어서어서 들어갑서' 하는듯 반갑게 맞아주었다. 

    카페는 생각했던것보다 넓었다. 테이블이 놓인 자리마다 널찍한 창문이 곁에 있었고

    ​가운데 선반에는 제주도 모양으로 만든 포스트잇과 '바다는 안보여요' 시그니처 머그컵 외에 갖가지 소품을 진열해놓고 판매하고 있었다.  

    해녀모빌이 바람에 살랑살랑 흔들리고 소품과 테이블 사이사이로 고양이 달리가 사뿐히 걷고 있는 카페 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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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크림 생맥주 하나와 100% 구좌 당근 주스 한 잔을 주문하면서 "음료 다 마시고 좀있다 쫑이랑 산책가도 되죠?" 했더니

    주인언니가 "네 그럼요" 하며 방긋 웃으신다.이 곳에는 커피나 맥주만큼이나 인기있는 음료가 하나 더 있는데 바로 '구좌 당근 주스'다.

    지난 봄, 고슬고슬한 구좌 흙을 밀어올리고 수확한 당근을 직접 갈아 만든 주스로, 설탕을 비롯한 당분을 하나도 넣지 않고 만든다고 하셨다.

    당근이 이렇게 달콤한 맛을 갖고 있었구나!

    실제로 제주 구좌에서 재배되는 당근은 전국 생산량의 70% 이상을 차지할 정도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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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런두런 이야기 나누며 주스 한 잔 다 마신 후, 귀염둥이 '쫑이양'과 산책을 나갈 시간.

    '바다는 안보여요' 카페에서는 다른 곳과 차별화 되는 '메뉴'를 하나 선보이고 있는데 일명, '쫑이 산책 음료'다.

    하얀개 쫑이를 데리고 카페에서부터 종달리 바닷가까지 약 800m 정도를 나갔다오면 무료로 음료 하나를 제공해준다는 것.

    쫑이는 주인언니와 낯선 손님이 오면 산책을 나간다는 것을 아는지 우리가 뒷마당으로 나갈때부터 극도로 흥분된 상태를 보였다.

    산책을 나가는 것이 너무 신이 난 나머지 이리저리 뛰다가 두 발로 서서 기쁨을 표현하던 쫑이는 주인언니의 '앉아' 명령에도 불복종 상태. 

     

    지금 내가 앉아있게 생겼나요? 이렇게 볕 좋은 날에 산책을 나가는데 마씸! 신난다. 신나!

    덩치는 커도 6개월밖에 안 된 아가라서 어찌나 보송보송하고 사랑스러운지. 

    잠시동안 제정신이 아닌 쫑이를 겨우 데리고 카페 골목길을 빠져나갔다. 

    지금 우리가 강아지와 산책을 가는건지 흥분하신 쫑이님을 어르고 달래며 모시고 다니는건지 모르겠으나

    어쨌든 시작부터 즐거운 종달리 산책 시이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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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녕하세요. 저는 6개월 된 아가 쫑이에요.

    뒷다리가 길어서 이렇게 다리를 벌려줘야 몸의 수평이 맞답니다.

    자, 이제 저와 함께 종달리 산책을 나가보실라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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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직 아기라서 궁금한 게 많아요. 호기심 쫑양이라고 불러주세요.

    실제로 쫑이는 어려서인지 길 위의 이것저것 궁금해 보였다.

    순진하고 천진난만하게 길 위의 벌레가 움직이는걸 보고 다가갔다가 깜짝 놀라기도 했는데,

    그럴 땐 '에이 지지!' 하고 몸을 통통 두드려주면 다시 발길을 옮기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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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카페 골목 끝에는 탄성이 나올만큼 멋진 팽나무 한그루가 서 있었다.

    해질녘에 오시오 코타로의 '황혼'을 들으면  바람, 햇살, 태양의 기울기까지 모두 짜맞춘 듯 행복을 느낄 수 밖에 없을 듯한 팽나무 그늘 아래.

    때늦게 핀 유채꽃은 현무암을 쌓아올린 담벼락과 색의 대비를 이루어 그 자체로 완벽했다 !

    쫑이는 자주 가던 바닷길 산책로가 지겨운지 자체적으로 코스를 변경해 '지미오름'쪽으로 가는 올레길 코스를 선택했다.

    쫑이 덕분에(?) 우리는 한낮의 좋은 햇살을 가득 받으며 이토록 소담하고 고요한 종달리를 실컷 구경했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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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낮의 따스한 햇살이 아까워 느릿느릿 산책하는 종달리 할머니와 쫑이와 남편의 뒷모습이 잔잔한 슬로무비를 보는듯 평화로웠다.

    산책의 끝무렵, 다시 카페로 돌아가던 길에 초승달처럼 동그랗게 올라간 쫑이의 꼬리가 무지무지 사랑스러웠다.

    ​쫑이는 용케도 자기집으로 가는 길을 알고 있었다.

    오늘은 산책 시켜준 사람이 우리가 처음이라 아주 벼르고 종달리 마을 한바퀴를 둘러본것 같다.

    에에,  쫑이 다녀왔수다. 오늘 종달리는 맑고 조용해마씸. 이상무! ​

    쫑이를 산책시키며 나와 남편이 더 즐겁고 행복했으니 무료 음료는 받지 않기로 했다.

    이렇게나 예쁜 종달리를 구경시켜준 쫑이에게 우리가 더 고마우니까.

    ​바다는 안 보여요. 그치만 따뜻한 풍경이 참 많아요.  ​지미오름 올라가서 바다 실컷 본 다음 당근주스 마시러 이 곳에 한번 들러봅서. 

     

     

    INFORMATION

     

    카페 '바다는 안 보여요'

    - 주소 : 제주시 구좌읍 종달리 884-1 (종달로 5길 31-1)

    - TEL : 064-782-4518

    - 매주 수요일은 쉽니다

     

     

     

    어보브블루

    겁 많은 여자가 듬직한 남자를 만나 여행하며 사는 삶, 유목민이 되고 싶은 한량 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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