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미를 세운 독일 베를린 장벽

의정부에 독일 베를린장벽이 있다는 사실을 아시는지?

의정부를 얘기하자면 군대를 다녀온 남자는 306보충대, 일반인은 의정부 부대찌개 그리고 미군부대를 떠올릴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한국전쟁 때 의정부에 무려 570만평이나 되는 미군기지가 8곳이 세워졌고, 미군부대에서 나온 음식으로 만든 '의정부 부대찌개'가 탄생했으니 말이다. 이렇게 우리의 안보를 위해 있는 미군부대라지만 정작 주민들의 마음 속엔 장벽 안으로 무슨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모르기에 불안감도 불러일으키는 공존하는 존재였다.

이러한 미군기지 터의 일부가 최근에 시민의 품으로 돌아왔다. 그것도 모두가 이용할 수 있는 공원과 병원, 행정타운 등으로 말이다.
의정부역 앞에 자리하던 미군기지는  '평화통일 기원 테마공원'으로 조성되어 이제는 시민의 휴식처가 될 준비를 마쳤다.
그리고 이 공원에는 통일의 염원을 담은 독일 베를린장벽이 설치되었다고 한다.
분단된 국가의 통일의 상징 베를린장벽을 한반도 분단의 상징인 미군부지 터에 세워졌으니 장벽이 시사하는 바가 큰것 같다.

서울 도봉산역에서 10분이면 도착하는 의정부역은 2012년 신세계백화점 개장시 의정부역사도 확장 공사를 했다.
서울역에 비할 건 아니지만 규모나 시설 깨끗함과 부대시설까지 예전에 비하면 환골탈태라고 할까.

의정부역 4번 출구로 나오면 주차장과 공원이 있다. 이곳을 처음 보는 사람은 여느 역의 광장과 다를바가 없다 하겠지만 60년간 미군기지를 봐오던 의정부 시민은 앓던 이가 빠진듯한 시원한 기분이다.
 

무장한 군인들이 오가던 미군부대는 이제 시민들이 주인인 공원으로 바뀌어
자원봉사를 나온 단체에서 무료 배식도 하고 연인들의 데이트 장소가 되어주기도 한다.

의정부의 중심이며 유동인구가 많은 의정부역 공원.

지난 60년간 미군기지가 주둔했던 캠프 홀링워터 자리에 통일의 희망을 품은 '평화통일 기원 베를린 장벽'이 2014년 3월에 세워졌다. 베를린 장벽이 여기에 세워진 것은 2012년 의정부 시장이 독일을 방문했을 때, 분단된 국가의 통일의 상징 베를린장벽을 한반도 분단의 상징인 의정부에 설치함으로 미군기지 주둔지를 평화통일의 상징으로 변화시키고자 독일정부에 설치를 제안하여 무상으로 기증 받았다고 한다.

▲ 의정부 베를린장벽 앞을 오가는 사람들

예전에 독일 여행과 관련된 다큐멘터리에서 베를린 장벽마다 벽화가 그려져 있는 것을 보았는데 벽에 그려진 벽화는 독일의 초청을 받은 작가가 또는 평화를 염원하는 누군가가 그린 그림이라고 한다. 의정부에 설치된 5개의 벽화 중 초록색 얼굴은 티에르 노아르(Thierry Noir)의 작품으로 이곳에 설치되는 것을 작가가 승락한 후에 한국으로 올 수 있었다고 한다.

평화의 상징 베를린장벽에 한국인이 그린 그림 한점 있으면 좋으련만 아쉽게도 한국인 작가가 참여한 작품은 없다고 한다. 

하늘은 하나인데 6m의 높이의 시멘트가 동독과 서독을 나누는 경계가 되었다고 하니 마음이 씁쓸하다. 성인여성 손으로 두 뼘 정도 밖에 되지 않는 벽을 보면서 세월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튼튼한 벽은 스스로 무너지지 않기에 사람과 사람의 타협으로만 무너질 수 있다고 생각했다. 

▲ 의정부역 광장에는 베를린장벽에 대한 소개와, 독일 분단의 상징이었지만 지금은 평화의 상징이 된 브란덴부르크 문도 조각되어 있다.

독일 분단의 상징이었던 벽은 지금은 허물어져 일부는 세계 각국에 설치되어 평화를 전하는 벽으로 베를린에 남아있는 벽은 독일의 역사를 상징하고 있다. 우리의 철조망도 세계의 평화를 염원하는 기념물이 되는 날이 오겠지. 그러리라 굳게 믿는다.

불과 몇 년전 탱크와 헬기가 있던 자리에는 평화를 상징하는 바람개비가 빙그르 돌고 있다.

공원을 한바퀴 도니 익숙한 벽이 눈에 들어온다. 1953년에 세워져 반세기 동안 의정부 시민의 몸과 마음을 가로막았던 미군부대가 2012년 11월 철수하면서 담장의 일부를 세워논 것이었는데 독일의 베를린장벽이 허물어진 것처럼 통일을 염원하는 의미로 남겨두었다고 한다.

과거에는 아픈 상처였고 현재에는 평화를 위해 노력해야 할 채찍 그리고 미래에는 역사의 증인이 될 이 벽이 오래토록 자리하길 바란다.

▲ 2년 전만해도 벽 안으로는 미군이. 이제는 푸른 공원과 주민이.

국내에는 의정부 외에도 청계천과 제주도에도 평화와 통일을 염원하는 의미에서 설치되었다고 하는데 이제 베를린장벽이 그만 들어왔으면 좋겠다. 이제는 우리의 삼팔선을 철거하여 세계로 보내져야 하지 않을까. 

INFORMATION

의정부 베를린 장벽

- 설치 : 2014년 3월, 독일정부로부터 무상으로 5개의 벽을 기증받아 의정부역 공원에 설치됨

- 찾아가는 길 : 1호선 의정부역 4번 출구 앞 광장

- 주소 : 경기도 의정부시 의정부동 의정부역환승주차장

- 입장료 : 무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