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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0여 년 전통 팥맛이 담긴 오사카 빙수

    홍대고양이 홍대고양이 2014.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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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칸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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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먹고 놀기 좋은 미나미 오사카

     

    오사카는 동서남북으로 나뉘는데, 그중 남부인 미나미 오사카는 오사카역이 있는 기타 지역의 비즈니스 구역인 것과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미나미 오사카는 그야말로 먹고 즐기며 쇼핑하기 좋은 곳이다. 먹느라고 망한다는 오사카의 진수를 가장 먼저 드러내는 장소임에 틀림없다. 미나미 오사카는 북쪽으로 쭉 이어지는 아케이드를 따라 쇼핑할 수 있는 에비스바시 상점가, 신사이바시 상점가가 쇼핑의 중심축을 이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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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나미 오사카에는 도톤보리로 가는 길에 지나게 되는 에비스바시 상점가, 그 사이에 꼭 끼어있는 작은 술집 거리 호젠지 요코초, 식도락의 천국 도톤보리, 젊은이의 거리 아메리카무라, 역사적이면서도 신선한 신사이바시 상점가, 오사카 최대 전자상가인 니혼바시 덴덴타운, 주방용품 전문 상가 센니치마에 도구야스지, 그리고 오사카 대표 재래시장인 구로몬 시장 등이 있다. 하루 족히 걸어 다니면서 볼 수 있는 거대한 지역이다.

     

     

    * 오사카 난바 역 호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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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난바 역에 내리면 일단 다카시마야 오사카점이 보인다. 일본에서 쇼윈도가 가장 먼저 생긴 백화점으로 전통이 있는 백화점이다. 난카이 난바 역과 연결되어 있으며, 이 역을 나와서 다카시마야 오사카점을 향하면 난바 역 도톤보리쪽으로 가게 된다. 오사카에서 먹을 만한 곳을 찾는다면 누구든 가장 먼저 가라고 권하는 번화가가 바로 도톤보리다. 출렁이는 강을 따라 이어지는 음식점들. 길따라 온갖 먹거리가 가득하다.

    호젠지 요초코는 에비스바시 상점가를 지나 도톤보리로 가는 길에 있는 작은 골목으로 80m 길이의 좁은 공간이다. 골목은 좁지만 술집은 수십 개가 밀집하여 있다. 이 골목 이름은 호젠지라는 절에서 기원하였다. 정신없이 젊은 사람들이 밀려드는 거리에 있는, 놓치기 쉬울만큼 작은 골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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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골목 헤치고 들어가면, 그냥 지나치기에 십상인 이 거리 끝에 호젠지法善寺라는 절이 있다. 절이 있는 골목. 목조 건물이 밀집한 만큼 두 번의 화재로 많은 건물이 소실되었지만 다 복원되어서 깔끔하면서도 아기자기한 골목의 매력을 여전히 뽐내고 있다. 이 골목은 오다사쿠노스케 소설 <메오토 젠자이>에 나오면서 유명해졌다. 

    호젠지法善寺는 이끼로 뒤덮인 불상이 인상적인 절이다. 오사카 사람들은 미즈카케후도산이라고 부르는 절이다. 계속 물을 주어서 이끼가 자란 후도묘오 不動明王 부동명왕 불상이 유명하다. 절이라고 하기에도 모호한 작은 사당의 크기지만 인기는 여느 유명 신사 못지않다. 미즈카케 부동존은 이곳의 수호신 같다. 불상 앞에 소원을 빌면서 물을 뿌릴 수 있는 바가지가 있다. 부동명왕에게 간절히 기도하면서 물을 뿌리면 소원이 이루어진다고 한다. 이왕 온 김에 소원 하나 빌고 가는 것을 잊지 말 것!

     

     

    * 100여 년 전통 단팥죽 가게, 메오토젠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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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젠지 절 바로 옆에 있는 가게. 100여 년 넘는 전통을 자랑한다. 1883년 창업하여 단팥죽을 파는 집이다. 정말 일본인들의 팥 사랑은 유난하다 싶다. 양갱부터 시작해 만주의 단팥소나 우리나라 붕어빵 같은 도미빵의 팥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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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런 일본의 팥 맛을 여실하게 전하는 전통 있는 집이다. 장인정신과 가족 경영의 일본 가게 특징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맛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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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오토젠자이의 팥은 특별하다. 고급 팥의 원산지로, 팥의 이름을 딴  탄바 丹波 지역 팥을 쓴다. 팥을 삶을 때 팥알의 식감을 살릴 것인지 곱게 으깬 맛을 먹을지 선택할 수 있다. 코시앙과 쯔부앙 팥죽이 나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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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삶은 팥을 으깨서 설탕과 소금을 넣어 만든 코시앙こしあん팥죽, 으깨지 않고 팥알이 살아 있게 만든 쯔부앙粒あん팥죽인 마로 젠자이ぜんざい 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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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둘러보는 실내, 오래된 만큼 유명인사들의 발걸음 흔적이나 방송 기록이 남아있다. 일본은 음식점이든 카페든 혼자 오는 이가 많은 편이고 서로 신경도 안 쓰는 눈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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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인분의 단팥죽을 시키면 두 개의 작은 그릇에 나누어 담아 주는 것이 특징이다. 양이 많지는 않다. 우리나라 팥죽보다 좀 더 묽어서 살짝 식은 다음 가볍게 홀홀 마실 수 있을 정도다. 이를 부부나 연인이 나누어 먹으면 사이가 더 각별해진다는 이야기가 있어서 커플들의 사랑을 받는 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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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젠지의 메오토젠자이 단팥죽집이 '메오토젠자이'로 불리는 이유, 1인분을 주문하더라도 두 그릇으로 나누어 주는 건 연유가 있단다. 가난한 부부가 젠자이 1인분을 주문하자 주인이 두 그릇으로 나누어 주었다고. 그래서 부부 단팥죽, 메오토젠자이라 한단다. 상술이겠지만 함께 먹으면 사이가 좋아진다는 팥죽, 나누어 먹을 사람과 왔으면 좋았겠다.

     

     

    * 100여 년 전통 담은 메오토젠자이 녹차 빙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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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름에는 시원한 빙수도 판다. 녹차 빙수를 선택하면 사박사박 곱게 갈아낸 얼음 사이에 통통하게 삶은 팥을 더해준다. 팥알이 살아있게 삶아서 달짝지근 맛을 낸 팥을 넣고 다시 얼음을 얹고, 그 위에 단팥과 떡을 얹었다. 우리네 단팥죽과 조금 다른 팥죽도 먹어보면 좋겠지만 시원하게 먹기엔 빙수가 좋다.

    센스 있게 싱그러운 여름의 기운이 충만한 초록의 단풍잎 하나를 꽂아 준다. 눈으로 먼저 맛보시길-이라는 목소리 들리는 듯. 가이세키도 그렇고 사계에 따라 달라지는 식재료로 계절감 느껴지게 음식을 담는 데는 일가견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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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오토젠자이의 빙수는 적당히 씹는 맛이 살아있는 팥알이 매력이다. 얼음과 팥이 적당히 켜를 이루어 먹기 좋다. 우리나라는 밀탑을 위시하여 우유 빙수가 유행이지만 이곳은 사박하게 녹아드는 물얼음 빙수다. 역시 빙수는 삭삭 섞기보다는 차근히 귀퉁이부터 섞지 않고 먹는 게 제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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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달고 차게 강렬히 다가왔다가 어느새 사르륵 녹아 사라지는 초록 빙수. 초록 색깔 열기로 가득했던 올해의 여름도 이렇게 사라져 가는구나. 그 어떤 뜨거운 여름도 결국은 사라지고 지나가고야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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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가워진 입술에 온기가 은근한 녹차 찻잔을 댄다. 너무 달다 싶으면 앉자마자 내어준 녹차로 깔끔하게 입가심하면 된다. 달지 않은 부드러운 맛의 녹차를 마시고, 사근사근 친절한 웃음을 뒤로하고 자리를 뜬다.

     

     

    @ 오사카맛집 단팥죽 가게, 메오토젠자이夫婦善哉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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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교통 : 미도스지센 난바 역, 또는 JR 난카이 난바 역 도보 5~10분, 난바 역 14번 출구 왼쪽 골목
    - 주소 : 大阪府大阪市中央区難波 1-2-10 / 절 호젠지 바로 옆
    - 전화 : +81-6-6211-6455
    - 영업 : 10:00 ~ 22:00 연중무휴
    - 홈페이지 : http://www.sato-restaurant-systems.co.jp/zen_shop/
    - 메뉴 : 단팥죽 1인 800엔/ 2인분 1000엔, 녹차빙수 800엔, 빙수 800엔

     

     

     

    @ 오사카 절, 호젠지法善寺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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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화 : +81-6211-4152
    - 주소 : 大阪府大阪市中央区難波1 丁目2-16 /
    - 홈페이지 : http://houzenji.jp/
    - 교통 : 미도스지센 난바 역 도보 10분 / 절 근처에 고양이들이 참 많다.

     

     

     

    홍대고양이

    동아사이언스 과학기자, 웹진과학전문기자, 아트센터 객원기자, 경기여행지식인단으로 활동. 지금 하나투어 겟어바웃의 글짓는 여행자이자 소믈리에로 막걸리 빚는 술사랑 여행자. 손그림, 사진, 글로 여행지의 낭만 정보를 전하는 감성 여행자. http://mahastha.blog.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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