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센트럴 파크, 분당 중앙공원
첫눈에 뉴욕 센트럴 파크가 생각났다.
개와 함께 산책하는 사람, 벤치에서 신문 보는 사람, 조깅하는 사람, 잔디밭에서 장난치며 뛰어다니기에 바쁜 아이들이 있었던 센트럴 파크,
그와 흡사한 모습이었다.
바쁘다는 이유로 놓칠 뻔했던 계절 ‘가을’을 나는 11월 초, 분당 중앙공원에서 찾았다.
* 한산이씨 문화유적지
공원 산책은 자칫 지루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는데, 중앙공원에는 새로운 볼거리들이 많아 신나는 산책이 가능했다.
중앙공원이 위치한 수내동 지역은 한산이씨의 집성촌이 있었던 곳이라고 한다.
조선시대 후기 전통 초가집(수내동 가옥)과 한산이씨 묘역(경기도 지정 문화재 기념물 제116호)이 있어서 조선시대의 살림집과 전통 묘역을
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수내동 가옥 앞 큰 느티나무 아래에서는 할아버지들께서 장기 두기와 훈수 두기(?)에 열심이셨다.
오랜만에 보는 풍경이라 반갑고 정겨웠다.
* 분당호와 돌마각
공원을 가로지르며 흐르는 분당천을 이용해 만든 분당호는 경주 안압지를 본 따서 만들었다고 한다.
2개의 섬을 3개의 돌다리로 연결하고 있으며, 돌마각이라는 큰 정자가 한 편에 근사하게 자리 잡고 있다.
돌마각 2층에 올라서니 사방으로 펼쳐진 아파트 숲 사이에서 알록달록 자기 색을 뽐내는 공원의 모습이 한 폭의 유채화처럼 느껴졌다.
호수에서 뿜어져 나오는 분수가 시원했고, 사람이 가까이 가자 밥 달라며 따라오는 오리 떼가 귀여웠다.
* 심신튼튼 & 바르게 살자
주거지역 근린공원으로서 빠지면 서러운 운동 시설들도 잘 갖춰져 있었다.
오랜만에 허리 돌리기, 매달리기 등을 하며 비 온 후의 맑은 공기를 흡입했다.
중앙광장에 있던 비석의 문구가 마음에 진하게 남았다.
이런 문구에 감명받는 게 유치하게도 느껴졌지만, 그래도 더 바르게 살아보자며 마음을 다졌다.
뉴욕이 부럽지 않았다.
설악산, 내장산을 못 갔다고 가을을 포기할 뻔했다.
돌길 위에 떨어진 붉은 단풍잎, 벤치 위에 흐트러진 노란 은행잎이 그렇게 예쁠 거라는 생각을 못 했었다.
중앙공원 덕에 이 가을이 풍요로워졌다.
INFORMATION
주소: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성남대로 550(수내동 65)
자가용 이용시 : 무료주차(주말에는 혼잡, 주말/휴일에는 갓길 주차 허용)
전철 이용시 : 서현역에서 도보 10~15분 거리
주중에는 한 대학교의 홍보담당 직원으로서, 주말에는 지구별 방랑자로서 성실하고 즐겁게 그리고 둥글게 살아가고자 노력하고 있다. 나이가 들어도 늘 새로운 것에 도전할 수 있는 청년으로 살아가길 희망한다. 서핑에 입문해 좌충우돌 했던 이야기를 담아 2012년 여름, '서핑에 빠지다'를 출간했다. www.wildbutmild.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