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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애틀 낭만 크루즈? 아고시 크루즈!

    홍대고양이 홍대고양이 2017.0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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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시애틀, 커피의 도시는 곧 바다의 도시, 바람 많은 도시이기도 하다. 시애틀 도심에서 시애틀 워터프론트로 향했다. 걸어서 충분하다. 시애틀 아쿠아리움과 크루즈 선착장 등이 이어지는 길이다. 중간중간 하릴없이 바다를 바라볼 장소들이 있다. 무엇보다 시애틀 도심이 잘 보인다. 크루즈를 통해 바라보면 그야말로 최고다.

     

     

    * 시애틀, 아고시 크루즈 투어 Argosy Cruis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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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이나 바다로 향하는 건, 드넓은 공간에 대한 갈망 때문일 것이다. 하루 일상 반경은 매우 좁다. 좁은 곳의 끝없는 왕복으로 구축된 매일인가 싶기도. 그래서 마음 한구석에는 늘 트인 시야를 바란다. "저 멀리, 더 낯선." 이 하나의 욕구가 그래서 태어난다. 지평선과 수평선의 아득함을 눈앞에 두고 싶은 간질거리는 욕망에 짐을 꾸린다. 없는 시간과 비용을 챙겨 가방에 넣고 저 멀리 더 낯선 곳을 향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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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긴 해안선을 따라 부두가 이어진다. 부두는 일련 숫자가 달렸다. 피어 Pier는 부두라는 뜻이다. 피어 55, 선착장 55번이다. 시애틀이 면한 바다로 나가는 크루즈 선을 탈 수 있는 부두다. 2차 세계대전 전까지 피어 4로 불렸던 부두다. 시애틀 세네카 스트리트에서 도보로 이어지는 부두로, 1900년에 만들어졌다. 노던 퍼시픽 레일 웨이 Northern Pacific Railway가 소유했던 이 부두는 현재 아고시 크루즈 선착장으로 이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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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고시 크루즈 Argosy Cruises는 하버 크루즈 55번 선착장에서 출발해서 엘리엇 만을 둘러보는 투어다. 약 1시간 내외의 시간이 소요된다. 하루 3회 정도, 정오 즈음의 크루즈가 있다. 계절별로 크루즈 시각이 다르니 홈페이지서 시각 확인이 필요하다. 시애틀 아고시 크루즈 투어는 시애틀 명소 몇 곳의 입장권을 묶어 할인 판매하는 시애틀 시티패스에 포함되어 있다. 시애틀 시티패스로 구매 시 피어 55의 아고시 크루즈 입장권 판매소에서 각 시간별 크루즈 티켓으로 바꾸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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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티켓을 들고 선착장으로 간다. 미국 각지와 세계 각국에서 온 관광객들이 푸름 아래 모여든다. 줄을 선다. 줄 순서 대로 탑승한다. 다들 그리 급한 기운 없다. 느긋하게 이 챙한 파란 하늘을 즐기며 줄서고 배에 올랐다. 항구의 바닷바람은 거세고 햇살은 따갑다. 배에 오르기 전에 바람막이 재킷과 선글라스를 챙기면 좋다.

     

     

    * 아고시 크루즈 투어, 시애틀 바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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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착장에 바다를 향해 나가는 크루즈 선이 보인다. 배의 규모가 조금씩 다르다.  가까이 다가가니 배의 덩치가 점점 크게 다가온다. 규모가 꽤나 큰 배로 발걸음을 옮긴다. 아고시 크루즈 1층은 여러 가지 식음료를 파는 매점과 기념품 매점이 있고, 실내 좌석도 마련되어 있다. 그래도 모두 밖으로, 2층으로 올라간다. 시애틀 도시의 모습과 바다를 보기엔 아무렴 밖으로 나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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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층은 단출하다. 플라스틱 의자가 줄지어 있고 사람들은 제각각 원하는 자리에 앉는다. 좌석표 가 따로 없다. 먼저 탑승해서 앉으면 그대로 좌석이다. 크루즈 선 진행 방향의 오른 편에 앉기를 권한다. 보다 가까이 도시와 바다를 볼 수 있다. 거대한 진동이 하얀 크루즈 뒤편에서 시작된다. 하얀 포말이 검푸른 바다 위로 부서져 내린다. 크루즈는 거대한 회귀곡선을 그리기 위해 출발한다. 부르르릉! 배의 엔진 울림이 온몸으로 전해진다. 드디어 출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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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크루즈가 시작된다. 짠 기 살짝 어린 바람이 시원하게 밀려든다. 바람이 구름을 밀어낸다. 푸른 하늘이 반갑다. 능숙한 솜씨로 시애틀 곳곳을 설명해 주는 크루즈 선원. 위트도 있다. 시애틀의 간단한 역사와 눈에 보이는 명소들에 대한 설명이 이어진다. 설명, 들어도 좋고 아니라도 좋다. 안 들어도 보이는 것들로 충분하다. 도시의 지평과 바다의 수평 사이를 가르며 달리는 크루즈. 다만 앉아서 그 좌우 바라보기로 족하다.

     

     

    * 시애틀, 푸른 바다 위에 솟은 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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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크루즈는 상쾌하다. 성조기가 바람에 나부낀다. 엘리엇 만의 바다 위로 일하느라 바쁜 배들이 보인다. 수출입 항구인 만큼 거대한 철골구조물을 실은 배들이 푸른 바다 위를 성실하게 지나간다. 시애틀의 일상이 눈앞에 펼쳐진다. 큰 크루즈 선과 하릴없이 서 있는 하얀 요트들이 줄을 잇는다. 얌전하게 늘어섰다. 성실하게 한가로울 수도 있구나싶다. 평화로운 정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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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크루즈 선은 이내 조금 더 먼 바다로 달린다. 가장 바라보고 싶었던 풍경이다. 밤잠을 못 이룰 만큼 눈부시게 빛나던 시애틀 도심. 한눈에 들어온다. 바다 위에 떠오른 도시처럼 푸름을 딛고 섰다. 더욱더 먼 바다로 머리를 두는 크루즈 선. 저 멀리 스페이스 니들이 등대 인양 오똑 서서 바라본다. 점점 멀어진다. 거대한 도시가 점점 작아진다. 바닷바람은 거세지고, 한 묶음 밀어낸 만큼 더 많은 묶음의 구름을 몰고 오고 있다.

     

     

    * 피어 55, 다시 원점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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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얀 배가 긴 포물선을 그리며 기수를 돌리자 하얀 포말이 군말 없이 따라온다. 구름 드리워진 도심으로, 출발점이었던 선착장 55번을 향해 달린다. 돌아오며 지나는 또 다른 선착장은 여유의 틈 없이 컨테이너 실은 배들이 빼곡하게 서 있다. 지구 한두 바퀴쯤은 가뿐하게 돌고 왔을까, 잠시 쉬는 배들이다. 쉰다는 건 오로지 인간의 시선 상에 그리 보일 뿐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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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고시 크루즈 선도 자신의 쉼터에 다다른다. 쉼터라 하기 애매하다. 잠깐 멈추고 나면 다시 출발해야 한다. 다다르자마자 다음 객들을 싣고 또 같은 회귀곡선을 그려야 한다. 끊임없는 왕복이 크루즈 선을 기다리고 있다. 그 사이 흐렸다 금세 다시 맑아지는 하늘. 아무렴  매일 같은 루트를 돌고 또 돌지만 그래도 같지는 않다. 일상적으로 변화하는 것들이 같은 왕복길을 다르게 만들고, 다르게 보고자 하는 이에게는 분명 색다르게 다가갈 것이다. 물 위에 솟은 듯한 시애틀을 보기에 이 크루즈 만큼 좋은 방법이 또 있을까. 시원한 시야각이 최고다. 이렇게 여행이란 '저 멀리, 더 낯선' 이 하나의 욕구에 기대어 타자의 생활 반경 속에 진입했다가 다시 끝없는 왕복으로 구축된 매일로 돌아오는 일아닐까 싶다.

     

     

    * 시애틀, 아고시 크루즈 투어 Argosy Cruises 정보
    - 주소 : 1101 Alaskan Way, Seattle, WA 98101
    - 전화 : +1 206-623-1445
    - 크루즈 티켓 : 성인 $27 - Advance Online Discount $24
    - 크루즈 타임(계절별 상이) : Jan 1 – Mar 9 : Mon – Fri:  12:05 pm, 1:25 pm / Sat – Sun:  12:05 pm, 1:25pm, 2:45 pm
     - www.argosycruises.com
    - 시애틀 시티패스($74)에 포함 http://www.citypass.com

     

     

    홍대고양이

    동아사이언스 과학기자, 웹진과학전문기자, 아트센터 객원기자, 경기여행지식인단으로 활동. 지금 하나투어 겟어바웃의 글짓는 여행자이자 소믈리에로 막걸리 빚는 술사랑 여행자. 손그림, 사진, 글로 여행지의 낭만 정보를 전하는 감성 여행자. http://mahastha.blog.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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