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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바롭스크 펍·레스토랑 가이드

    김노을 김노을 2018.10.12

    카테고리

    러시아, For, When, 음식, 가을, 유럽

    하바롭스크는 블라디보스톡과 더불어 극동 지역의 중심을 담당하는 도시다. 스탈린 시대에 지어진 건축물이 많아 겉으로 보기에는 꽤 낡은 풍경이라고 여길 수도 있지만, 수십여 개의 대학과 주요 관공서가 자리하고 있어 활기찬 분위기를 자랑한다. 동방정교회를 비롯해 곳곳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고풍스러운 건축물, 러시아의 특색을 고스란히 간직한 광장 등은 유럽 감성을 오롯이 품어낸다. 덕분에 하바롭스크는 러시아를 여행하는 이들에게 유럽 감성을 느낄 수 있는 첫 관문으로써 손색이 없다. 인천에서 불과 두 시간이면 갈 수 있는 유럽인 셈. 

    도시 풍경만으로는 부족하다고? 그렇다면 한 걸음 더 깊숙이 들어가 보는 건 어떨까. 건축물만으로는 부족한 유럽 감성을 한껏 불어 넣어 줄 레스토랑과 펍이 하바롭스크 구석구석 숨겨져 있으니 말이다. 하바롭스크의 수많은 펍과 레스토랑 중 현지인이 추천한 네 곳을 모아 소개한다. 그의 개인적인 취향이 반영되었으나, 분명 당신도 마음에 들 거다. 


     


    #비어코프(BierKopf)

    - 위치 : Ulitsa Dikopol'tseva, 46, Khabarovsk
    - 영업시간 : 12:00~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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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내 한가운데 위치한 비어코프는 19세기 유럽의 맥주 펍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독일 스타일의 레스토랑이다. 거대한 문을 열고 들어서자 마치 중세 유럽의 고성으로 들어서는 듯한 인테리어가 인상적이다. 톱니바퀴와 자동차 번호판 등으로 장식한 인테리어가 앞서 마주했던 분위기와 다소 이질적이지만, 나름대로 조화를 이루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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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어코프는 ‘맥주 레스토랑’임을 내세운다. 소시지나 감자튀김 등 세계적으로도 맥주 안주로 인증(?)받은 음식을 주로 판매한다. 고기 꼬치구이인 샤슬릭이나 러시아 식 만두 펠메니 등 러시아 요리도 맛볼 수 있다. 지역의 식재료를 최대한 활용해 다양한 시도를 하는 것에도 노력을 기울인다고. 그러나 ‘맥주’ 레스토랑인 만큼 비어코프가 자랑하는 건 역시 수제 맥주 라인업. 지역에서 만들어지는 수제 맥주를 한데 모아 즐길 수 있는 게 특징이다. 바텐더가 추천해주는 수제 맥주를 즐기는 재미가 쏠쏠하다. 단돈 600루블이면 탭이 달린 미니 오크통 케그를 테이블로 옮겨 와 맥주를 마실 수 있다는 점도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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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맥주뿐일까. 보드카의 나라답게 많은 종류의 보드카 라인업을 갖추고 있기도 하다.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만나볼 수 있는 보드카는 물론, 와인까지도 당신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다. 하바롭스크에서 유럽의 정통 펍을 만나보고 싶다면, 비어코프는 훌륭한 선택이다. 

     

     


    #파니 파자니(Pani Fazan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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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어코프의 인테리어는 얌전한 편이다. 하바롭스크에서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건물 중 하나라는 이곳의 분위기에 비하면 말이다. 1층은 파니 파자니라는 이름의 펍, 2층은 술탄 바자르라는 이름의 레스토랑으로 운영되는 이곳은 문을 열고 들어서는 순간 대항해시대 즈음으로 시간 여행을 떠나온 듯한 느낌이 가득 밀려온다. 동서양이 본격적으로 어우러지기 시작한 바로 그 시대 말이다. 우선 1층에 위치한 펍, 파니 바자르부터 보자. 파니 파자르의 내부 공간은 중세 유럽 혹은 판타지 영화에 단골처럼 등장하는 펍을 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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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구를 지나자 양조 시설이 가장 먼저 눈에 띈다. 맥주를 직접 만드는 브루펍이다. 양조 시설 건너편으로는 단골들의 전용 맥주잔이 한쪽 벽면을 가득 메웠다. 칸마다 이름이 쓰여 있고 자물쇠로 잠겨 있는 모양새가 이곳을 정복한 이들의 훈장처럼 느껴지기도. 안쪽으로 깊숙이 이어지는 복도는 마치 중세 유럽의 거리를 보는 듯하다. 사방에 내걸린 소품들과 물건이 가득 담긴 수레, 시끌벅적한 분위기까지 말이다. 무심한 듯 세심한 디테일까지도 유럽의 감성을 구현하기 위해 존재하고 있으니 구석구석 스며든 유럽 감성을 하나도 놓치지 말자. 바닥을 쓸고 다니는 흑돼지 한 마리가 이곳의 분위기와 묘하게 어울리는 건 기분 탓이다. 파니 파자니에서 정성스레 키우는 녀석이니 놀라지 마시라. 다이어트 중이니 먹이를 주지 말라는 푯말이 있는 걸 보면, 손님들의 간식을 꽤 먹어 치운 전력이 있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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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니 파자니에서는 체코 스타일의 음식을 중심으로 여러 메뉴를 준비하고 있다. 해물 샐러드부터 소시지, 감자튀김과 바비큐 플레이트 등 펍에서 쉬이 즐길 수 있는 요리가 가득하다. 메뉴마다 사진이 내걸려 있다. 러시아어를 몰라도 음식을 고르는 데 어려움은 없으니 걱정하지 말 것. 파니 파자니는 흑맥주로 유명하기도 하다. 고소한 향과 진한 바디감이 일품이다. 

     

     


    #술탄 바자르(Sultan Bazar)

    - 위치 : Ulitsa Murav'yeva-Amurskogo, 3а, Khabarovsk
    - 영업시간 : 15:00~01:00 (토·일요일은 13:00 오픈, 금·토요일은 02:00까지 영업)
    - 주요메뉴 : 수제 맥주 210루블, 감자튀김 등 모둠 튀김 안주 520~790루블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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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층 ‘술탄 바자르’의 분위기는 1층 ‘파니 파자니’보다 훨씬 더 매혹적이다. 모든 종업원은 옛 아랍인의 모습처럼 복장을 갖추었고, 화려한 색감으로 식당 전체를 가득 채워냈다. 1층의 파니 파자니가 중세 유럽의 풍경이라면, 이곳은 중세 중동아시아의 분위기를 충실히 구현해 낸 셈이다. 단언컨대 하바롭스크에서 가장 이색적인 식당 중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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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쪽에서는 샤슬릭을 구워내기 위해 불길이 피어오르고, 활짝 열린 주방 안쪽에서는 요리사들의 손놀림이 쉴 새 없이 이어진다. 종업원을 부르면 유난스럽게 다가와 주문을 받는 그들의 모습은 유쾌하고, 또 유쾌하다. 손님 중 누군가 생일이라도 맞았다 하면 식당이 한바탕 뒤집어지는 일은 다반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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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랍 스타일의 음식과 러시아 음식을 모두 다루는 이곳은 파니 파자니와 더불어 하바롭스크에서 제일 핫한 식당이란다. 술탄 바자르에서 식사하고 파니 파자니에서 유쾌한 이들과 함께 수제 맥주 한 잔을 주문해 건배를 외쳐보자. 하바롭스크의 로컬 감성을 제대로 즐길 수 있는 방법이지 않을까. 

     

     

     

    #알카페(RCafe)

    - 위치 : Ulitsa Pushkina, 52, Khabarovsk
    - 영업시간 : 12:00~24:00
    - 주요메뉴 : 스타터 220~1500루블 / 샐러드 300~850루블 / 애피타이저 220~850루블 / 수프 220~520루블 / 생선·고기류 400~780루블 / 그릴류 250~680루블
    - 비고 : 메뉴 등 자세한 내용은 웹사이트 참고 (www.r-cafe.r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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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분위기 좋은 레스토랑에서 러시아 요리를 골고루 즐기고 싶다면 알카페는 훌륭한 선택이다. 알카페는 보르쉬와 블리니 등 러시아 전통 요리와 파스타, 리소토, 그릴 요리 등을 코스로 맛볼 수 있는 식당이다. 극히 일부이지만 일식 요리도 찾아볼 수 있다. 애피타이저부터 메인까지 하나씩 고를 수 있어 다양하게 러시아 음식을 경험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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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리를 하나씩 골라 코스로 주문해볼 것. 어렵다면 웨이터에게 추천 메뉴를 소개받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다. 개방된 주방에서 깔끔하게 만들어내는 러시아 음식이 차례로 테이블에 놓인다. 흔히 맛볼 수 있었던 서양 음식과는 다소 다른, 중국과 몽골 등 아시아부터 우크라이나 등 동유럽의 영향을 고루 받은 러시아 음식의 특성이 테이블 위에서 만나 어우러진다. 홍차와 달콤한 디저트까지도 쉬이 넘길 수 없을 정도로 깔끔하다. 창밖으로 펼쳐지는 레닌 광장의 야경이 알카페가 선사하는 낭만에 한 몫 더한다.

     

    ※ 취재지원 : Get About 트래블웹진

     

    김노을

    21세기형 한량 DNA 보유자. 여행하며 글을 쓰고, 사진을 찍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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