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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을에 떠나는 예술 산책 - 안양 예술공원

    리즈 리즈 2010.11.17

    카테고리

    한국, 경기

     

     

    가을에 떠나는 예술 산책 - 안양 예술공원




    요즘 뉴스를 보면 단풍보려고 움직이는 사람들 때문에 주말마다 교통체증이 장난 아니라죠?

    생각해보면 대한민국의 70%가 산이라는데 멀리까지 꼭 움직여야 하는건지..

    가끔 고민스러운 순간들이 있지요.







    요즘은 지역 단위로 새로운 명소도 많이 생기고, 근처에 찾아보시면 좋은 곳이 정말 많습니다.

    물론! 멀리 여행을 가서 느끼는 즐거움과는 또 다른 즐거움이겠지만...

    내가 사는 가까운 동네에서 찾는 소소한 그 즐거움을 따라,

    가을 산책에 나서보는 건 어떨까요?

    오늘은 예술이 숨쉬는 '안양 예술공원'을 소개해볼까 합니다.





    #1. 재미있는 동네 '안양'



    '안양'은 제겐 고향 '군포'의 이웃 동네.

    산본을 자꾸 '안양'이라 물어 답답해하며 '군포'라 말하던 그 기억 속의 동네.



    변하기 시작한 건 제 기억속에서 흐릿해지던 2004년부터였나봅니다.

    안양시에선 '안양 아트시티 21' 구성단을 만들고 지금까지 꾸준하게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해 왔습니다.

    그 구체적인 성과는 2005년과 2007년에 두드러졌고, 2010년까지 이어져오고 있지요.



    안양이라는... 잘 알려지지 않았던 어느 동네가

    예술적인 노력을 통해 새로운 도시로 탈바꿈 한다는 것도 재미있지만 그 방법이 몹시 긍정적이지 않나요?

    그럼 소개는 여기까지 하고, 그 중심에 있는 '안양 예술공원' 산책을 본격적으로 해보지요.







    안양예술공원에는 위의 지도에 표시된 것처럼 약 57개의 작품이 곳곳에 배치돼 있습니다.

    작품 개개의 존재만으로도 빛을 발하는 공간이지만,

    그 공간이 모두 안양 시민과 외지에서 온 손님을 위한 공간으로 이용되고 있다는 것이 멋집니다.


    그 옆으로 나 있는 '먹자골목'에서는 식사를 하고, 예쁜 카페에선 차 한잔!

    전망대에서는 일몰을 보고 놀이터에서는 아이들이 놀죠~

    나무데크에서 도시락을 먹기도 하고, 예쁜 벤치에서는 데이트도 할 수 있습니다.



    찾아가는 길도 쉽습니다~

    안양역에 내려서 2번 버스를 타면 안양예술공원 앞에 내려주기 때문에

    그 초입까지는 5분도 채 걸리지 않습니다.


    그리고 이 작품을 먼저 만나게 되실 겁니다~







    왼편 사진 속 공간이 바로 '오징어 정류장'입니다.

    우리에게 익숙한 타일이 깔린 그것이 바로 오징어 다리~

    저 위로 보이는 것이 오징어 몸이지요.



    귀여운 오징어 정류장을 따라 올라가다 보면  '안양 도로표지판 프로젝트 2005'와 만나게 됩니다.

    안내판 안에 그려진 안내판이 다음 번에 나오는 재미있는 구조!

    그 끝에는 UFO가 있지요. 작가가 안양을 방문했을 때 서울에 UFO가 대거 출몰했다고 하네요.



    그리고 안내판의 끝을 따라 가다보면...

    예술공원의 전망대로 향하는 '예술의 길'과 만나게 됩니다.



    저는 점심을 먹고 출발할 계획으로 오른쪽 길에 쭉 늘어선 밥집들을 따라 올라갔습니다.

    대개 보통의 음식점이지만, 가끔은 예쁜 카페와 파스타 집도 만나실 수 있습니다.



    그럼 가는 길에 만난 예술품들 자랑도 좀 해볼까요? ^^








    최정화님의 돌꽃은 내려오다 보면 가장 눈에 띄는 작품입니다.

    돌에 핀 아름다운 꽃들은 색도 강렬하고 크기도 작지 않아 한눈에 우리를 사로잡습니다.

    내려오는 길을 따라 늘어선 벤치도 재미있고ㅡ

    그 벤치를 따라 가다보면 파라다이스 살라와 만나게 되죠.



    태국 작가가 만든 섬세한 정자 앞으로는 '파라다이스 안양'이란 빌보드가 보입니다.

    과거 '안양 유원지'의 추억을 살려 만든 촌스럽고 유치하게 보이는 간판인데, 위트 있네요~

    왼쪽 사진 속 빌보드 하우스도 인상적이고요~







    그리고 계속 쭉 따라 올라가다보면 '선으로 된 나무의 집'을 만나게 됩니다.

    안양 예술공원의 특징은 그 어느 것도 지나치면 안된다는 것이지요.

    제가 지나쳐온 그 많은 것들이 예술이고 작품인 것을 알았더라면.. 좀 더 살펴보고 생각했을텐데요.

    그런 것을 보면.. 늘 크고 대단해보이는 그 어떤 것만을 '작품'이라고 생각하는

    저의 편협함을 다시 돌아보게 됩니다.



    아래 작품 역시 주차장이란 익숙한 공간에서 시작하는데요,

    '보기 싫은 주차장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 라는 고민에서 만들어졌다고 하네요~

    우리는 나무를 지나고 푸른 빛이 가득한 이 공간을 지나 예술의 공간에 다다르게 됩니다.








    그 길의 끝에서 만난 예술품들을 잠시 보실까요?

    맨 위의 작품은 신호근 작가의 '뿌리'입니다.

    자연스럽게 뻗어난 벽은 그 자리에 존재하던 나무의 방향을 방해하지 않습니다.


    자연스럽게 그늘을 만들고, 손님들에게 휴식을 안겨주지요.

    재미있는 것은 그 그늘에 선 나무들은 볕을 받지 못하고 전혀 단풍을 물들이지 못했는데,

    그 마주 본 나무는 정말 아름답게 노란 빛에 물들어 있다는 겁니다. 재미있지만 쓸쓸한 일입니다.



    그 아래 길게 뻗은 '은하수'는 누구나 쉴 수 있고,

    정사방형으로 만들어 진 '큐브'를 이용해 운동을 하고 놀이를 할 수 있지요.

    작가의 말에 의하면 감옥처럼 생긴 큐브라는 데 그 밖의 우리는 얼마나 자유롭고 행복한가요?


    그 옆으로 난 산책길을 따라 올라가면 얼마 지나지 않아 이 작품을 만나게 됩니다.







    아름다운 사고가 돋보이는 작품 '하늘 다락방'입니다.

    위태로워보이는 이 작품은 주위에 안전장치가 되어 있어서 들어가보지는 못했지만...

    그 위로 보이는 창에 비친 하늘과 그 안으로 들여다보이는 조약돌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돌지도 디자인'도 만났지요~

    처음엔 작품 지도를 크게만 봐야 하는 안타까움을 이야기했는데..

    어딜가든 지표와 가야할 길이 나와 있으니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만약 어디론가 잘못 나갔다면 다시 돌아가라는 친절한 안내문도 만나게 되지요.



    그리고 내려와 만난 것이

     '계란은 삶의 의미를 찾는 나의 여정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란 작품...

    (작품명이 참 재밌죠? ^^)


    이 작품 부근에선 세 가족이 나들이를 즐기고 있었는데요,

    저 계란에 앉기도 하고, 뛰기도 하고.. 안아주기도 하고...

    아이들이 어찌나 신나보이던지요. 


    처음엔 '그래도 나름 작품인데..'라고 생각하다가.. 슬핏 웃음이 납니다. 

    안양예술공원에서의 작품은 그 자체로 즐거움인 동시에 재미이면서도 삶입니다.





     

    #2. 일상 속 '작품'을 만나다



    안양예술공원에 가시게 된다면 시간 안배를 잘 하는 것도 좋습니다.

    물론 언제봐도 좋은 작품들이 있지만... 건축으로 분류된 작품들은 일몰 시간에 닫는 곳도 있고,

    예상 외로 조명을 켜두어 다른 느낌으로 작품을 만나실 수도 있습니다.


    일몰로 더 벅찬 느낌을 만나실 수 있는가하면, 빛과 만나 더 아름다운 작품도 있지요.

    주관적인 저만의 작품이야기로 수다를 떨어볼까 합니다.





     

     

    먼저 춤추는 부처님종이뱀~ 그리고 먼곳을 보는 남자/ 복사집 딸내미란 작품입니다.

    프로펠러를 단 부처님은 아이들의 장난감인데요,

    부처님의 손을 잡고 돌면 부처님이 마구 돌아가지요. 또 그 위에 앉기도 쉽고요.

    천천히 조심해서 놀면 이런 놀이기구가 또 없습니다. 인기만점이지요.


    그런가하면 '종이뱀'은 마치 뱀 같다고 한 친구녀석의 말처럼 '종이뱀'입니다.

    밤에 보면 그 조명이 새로워서 다른 작품을 만날 수도 있지요.



    가장 재미있게 본 작품은 먼 곳을 보는 남자/복사집 딸내미 입니다.

    우리가 생각하는 인간 형상의 조각... 그 이미지가 무너지고 길고 납작하지만 입체적으로 표현했네요.

    제가 생각한 이미지가 무너지고 나니 그 주변의 공원까지 어그러지는 것 같은 느낌입니다.

    직접 만져보지 않으면 그 입체성이 현실감 있게 와닿지 않아요.







    꼭 빛과 함께 봐야 하는 작품 '빛의 집'과 '거울 미로'입니다.

    밖에서는 음료수 박스를 세워놓은 것으로 보이지만

    안에 들어가면 지금까지 함께 한 빛과 만납니다.

    그 작은 공간으로 스며들어 친절한 빛과 만나면 그게 얼마나 아름다운지 알게 되지요.



    '거울미로' 역시 독특한 작품이었어요.

    숲 안에 들어선 108개의 미로가 다양한 각도로 사물을 마주하게 만들더군요.

    빛과 함께 여지없이 빛나는 그 공간의 매력.

    들어가는 곳과 나오는 곳의 경계를 모호하게 만들어 더 매력적입니다.



     

     

    #3. 일몰도 작품이 되는 공간

      





    해가 지는 순간 만나야 하는 이 곳... '전망대'입니다!

    불과 141m만 올라가면 되는 이 전망대는  아래서 위를 보는 느낌도 그 반대도 즐겁습니다.

    일몰 시간에 보면 너무 아름다운 석양을 볼 수 있지요.



    제가 갔을 때 어느 부부의 남편께서 아내에게 이 석양을 선물하고 계시더군요.

    이 곳에서는 전시나 공연도 한다고 하니 나중에 또 오고 싶은 공간입니다.

    아름답게 내려다보이는 안양예술공원과 저 멀리 단풍에 물든 산이 일품이 전망대!

    이제 해가 조금씩 지기 시작합니다.






    어두운 곳에서 제게 공포감을 주었던(^^) 신종 생물동물들의 세상 그리고 숲속길입니다.

    세 개의 작품은 마치 한 작품처럼 연결되어 있고 숲속길로 소통합니다.


     

    신종생물이라는 다소 기괴한 동물들의 상...

    안양과 아프리카, 사람을 연결하는 상상속의 그림들...

    그리고 그 길을 따라 늘어선 숲속길은 저를 자연스럽게 작품의 세계로 인도합니다.



    이곳에선 과제를 하러 온 어느 여학생의 사진도 찍어주고,

    친구들과 저도 재미있는 사진을 많이 찍었더랬죠.







    다소 기괴하고 무섭게 꾸며진 정령의 숲도 만나실 수 있습니다.

    도자기로 만들어진 정령들이 숨쉬고 있는 이 숲은 

    그야말로 빛이 비춰 빛나는 순간이 가장 아름답습니다.

    정말 정령들이 숨을 쉬고 있는 것 같기도 하고,

    독립적인 공간인지라  어느 고고한 정원 같기도 합니다.



    나오는 길에 만난 새를 위한 기념탑은 긴 철재구조물 안에 새집을 만들어 놓은 건데요,

    오늘의 시간 끝에 걸린 해로 인해 빛나던 이 작품도 제게 몹시 인상적이었습니다.




     

     

    #4. 집으로 가는 길



    지난 오카야마 여행기를 남기며 아무 곳도 여행하지 않은 지 3주.

    이번 주는 어디를 가볼까.. 고민이 많이 되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어두워진 그 길을 따라..  따뜻하고 달달한 카푸치노 한잔과 수다 한 꾸러미.

    지금 돌아와 리뷰를 쓰자니.. 오카야마 여행과 이 안양예술공원이 묘하게 이어집니다.

    언젠가 도쿄에서 돌아와 서울 이화동에서 맛보았던 기분과 다소 비슷한 것 같기도 하네요.







    얼마 전 오카야마 여행을 하면서 느꼈던 건... 

    우리 생활 속 공간의 의미를 살려, 어떻게 보존하고 살아야 할 것인가...란 점이었죠.

    무언가 가치있는 것을 남기고 그것을 발전시키는 방향에 대해서 생각해볼 필요는 있을 것 같네요.


    그런 의미에서 위의 작품을 보실까요?   

    왼쪽부터 기억의 공간, 안양사원, 발견, 장소성/비장소성 입니다.

    기억의 공간은 책장을 숲속으로 끌고 들어와 새로운 사고를 하게 하고,

    안양사원은 기존에 자라고 있던 나무를 두고 그 나무를 둘러싸 경계를 만들어냅니다.

    그리고 마지막 작품 장소성/비장소성은 작은 계곡 다리를 건너 독립적으로 설치되어 있습니다.

    나무로 그 장소가 연결 혹은 해체되어 있는 이 재미있는 공간적 매력을 만끽할 수 있지요.


    하지만 가장 볼품없어 보이고 눈길을 끌지 못했던 작품 '발견'이 가장 많은 생각을 하게합니다.

    안양 유원지에 원래 버려졌던 이 구조물은 최소한의 수리만 하고 그냥 두었다고 합니다.

    안양유원지의 추억이고 역사인 셈이죠.







    이 곳에 자리한 작품 안에서 쉬고, 작품과 놀고, 작품과 사색하는 그 시간들이..

    얼마나 가치 있는지 모릅니다.

    갑자기 이 대한민국이, 그리고 안양이 이뻐보이는 순간입니다.



    가을이 갑니다. 

    아마 눈이 오면 저처럼 작품에 오르고, 이 곳에서 오래토록 걷는 게 힘들어질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겨울에 눈을 맞은 안양 예술공원은 제가 보여드린 것과는 또 다른 매력을 발산하겠지요.

    가까워서 가기도 편하고, 긴긴 시간 생활 속 예술을 감상할 수 있는

    안양예술공원에 대해 엄지손가락을 들어올리며 오늘 리뷰는 마무리할까 합니다.



    늦가을의 아름다운 단풍~ 마음껏 만끽 하시기 바랍니다!!




    ┃안양예술공원 정보

     

        - 찾아가는 길 : 지하철 → 관악역 2번출구 도보 10분

                                      버스 → 5624, 5625, 5626, 5530, 5713, 6-2

                                                     안양역 2번버스 (도보 5분 이내)


        - 즐길 거리 : 예술작품 (54점 203개), 전망대, 전시관, 인공폭포

                                 관악산 및 삼성산 산책로


         - 관련 홈페이지 : http://www.anyang.go.kr/anyang.jsp?conCode=AC00009201&PATH=F06001002(안양시청)

                                           http://apap.anyang.go.kr/default.asp(APAP_안양공공예술프로젝트)

                                          http://apap.anyang.go.kr/2005/korean/main.asp(작품 정보 포함)


    리즈

    보고, 듣고, 마시고, 먹고, 읽고, 느끼는 수동적인 즐거움을 몹시도 즐깁니다. 수동적인 즐거움을 만나기 위한 능동적인 그 어떤 행위도 좋아합니다. 이를테면 여행 같은 게 있을까요? 제가 만난 그 수동적인 즐거움을 함께 느껴보시죠..ㅎㅎ--------------------개인 Blog : http://blog.naver.com/godfkz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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