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의 개들은 어찌나 한가로워 보였는지요.
바닥에 널!브러져 자고 있는 모습을 보면 옆에 저도 다소곳하게 누워
좋구나~ 하면서 한숨 자고 싶은 심정. 개팔자 상팔자라는 말이 절로 나오는 여유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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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것은 무엇일까요? 함께 여행한 필리핀 계 미국인 아저씨가 시킨 이것.
함께 있던 한국인 가족들은 완전 혐오스러운 얼굴 표정으로 단호히 No를 외쳤지만.
흐흐. 전 -_- 당연히- 먹어 보겠냐는 말에 THANKS라고 눈에 하트를 띄우며 냉큼 먹어 보았습니다.
냠. 새콤한 식초에 적셔 먹으니 마치 젤리 같기도. 동남아식 한치회랄까요. ^^
*사방비치 Vista lodge Restaurant *
사방비치는 팔라완에서도 좀 멀리 떨어져있습니다. 한두시간 족히 가서 도착한 사방비치.
지하강 투어와 맹그로브 투어를 할 수 있는 곳이라서 이 곳에서 하루 종일 보낸 셈입니다.
점심은 사방비치의 해안가에 있는 노천 레스토랑에서 먹었습니다. 레스토랑이라지만 간이 식당 정도. ^^
간단히 몇 가지 음식이 놓여 있고 바나나 잎 올라간 접시에 먹을 만큼 담으면 된답니다.
닭고기 조림, 돼지고기 조림, 오이와 깡콩 kangkong이라는
필리핀에서 잘 먹는 야채, 몽키 바나나 정도.
한국인들 입맛에 잘 맞을 법한 달달한 간장 조림맛의 BBQ.
필리핀 사람들 참 고기 좋아하는 듯 합니다. 데리야끼 소스의 고기!
필리핀에서는 Kangkong이라는 야채를 즐겨 먹습니다.
사진처럼 간장 양념에 볶아 먹기도 하고 샤브샤브나
생선 요리, 고기 요리에도 함께 넣어서 많이 먹습니다.
코코넛이던가. 잘은 모르겠지만 무 맛이 나는 건더기였습니다.
뜨거운 국이 아니라 냉국입니다.
더운 나라라서 그런지 뜨거운 탕 같은 건 별로 없었습니다.
국물은 약간 시큼한 편이었어요.
더워도 잘 상하지 않게 하려고 하는 건지 식초를 음식에 많이 쓰더군요.
전 어디 나가서 가리는 것도 없는데다 한식을 찾지도 않습니다.
그래서..여행 다니기에 저는 제가 편하답니다. ^^;
좀 뜨신물 나와서 샤워 가능하면 되고, 적당히 밥 사먹을 정도면 족하고요. ㅎㅎ
* 사방비치의 독특한 음식?! *
지렁이랍니다 -_-
흐흐. 바로 이게 현지 가이드가 장난 삼아 권했던 것인데, 진짜로 먹으니 화들짝 하신 것.
형태는 환형동물에 속해 보이기는 합니다.
정확히 지렁이인지는 모르겠지만 맹그로브에 사는 worm이라고 했어요.
보통 지렁이는 핏속의 헤모글로빈이 피부로 비쳐서 붉게 보이는데
이 worm은 반투명으로 우무질에 싸여 있는 것 같았습니다.
식초 맛 나는 소스에 "한 가닥" 찍어보니 한치회 같습니다.
젤리처럼 보들하면서 미끈하고 한치회보다 잘 끊겼어요. -_-)
냠냠냠. 우물-_-우물. 딱히 별 맛이 있는 편은 아닌데다 젤리류를 싫어해서 한가닥. 으로 충분했습니다.
* 코코넛 맛보기 *
사방비치는 필리핀에서도 유명한 관광지로 꼽혀서 그런지 현지인들도 많았습니다.
다들 간단히 점심을 먹고 코코넛 음료를 마시며 망중한이랍니다.
필리핀에서는 코코넛 나무에서 떨어지는 코코넛에 맞아 -_- 죽는 사람도 있다고 합니다.
이 단단하고 실팍한 녀석이 4-5m 족히 되어 보이는 나무에서 낙하한다면야 농담이 아니라
위치 에너지 = 질량m* 중력가속도 g * 높이 h -온전히 운동에너지로 전환,
충격량으로 바뀐다면야, 죽을수도 있을 법해 보였어요. -_-;;;
코코넛은 먼저 나사로 푹-_-찍어서 구멍을 낸 다음 빨대를 꽂아 줍니다.
들고 마시기에 무겁습니다. 그냥 식탁에 두고 쪽쪽 두어번 먹었는데 배부릅니다.
코코넛 주스야 예전에도 먹어봤지만 풀냄새 나는 닝닝한 포카리스웨트 맛이랍니다. ^^;
양껏 마시고 나서 "Hey, Chap Chap Chap" 이라면서 주면 저렇게 어마무지한 칼로
대여섯번 번 -_- Chap Chap Chap 내리쳐서 코코넛을 갈라 준답니다. 나름 꽤 힘들어 보였습니다.
코코넛 안은 음료수 "코코팜"에 둥둥 떠다니는 것과 같은 반투명 젤리 같은 속이 있어 긁어 먹습니다.
생김새와 질감은 아까 그 worm과 아주;비슷하답니다. 연한 단맛과 풀향에 익숙해지면 맛있습니다.
코코넛즙은 피부에 좋다고 합니다. 그래서 여자들이 저 속을 팩하듯 얼굴에 붙이기도 한다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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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라완은 온난하고 햇빛이 많은 지역으로 6-8월 사이가 우기입니다.
전 건기에 갔지만 비도 종종 내렸습니다.
보통 여름인 3-6월 사이가 쾌적한 날씨 덕분에 팔라완의 아름다움을 만끽하기 좋습니다.
최근엔 지구 온난화로 건기에도 비가 많이 내리고 있습니다. 이날도 살짝 흐리고 비.
전 여행하기에는 적당히 흐린 날이 피곤도 덜 하고 덥지 않아서 좋습니다.
바다인데도 하구여서 그런지 짠내가 심하지 않아 좋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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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간단히 밥 먹고 앉아 있으니, 참 뭐 별거 없다. 란 생각이 들더군요. 나쁜 의미는 아닙니다.
때 되면 밥을 먹고 종일 하는 일이라곤 바다 옆에서 책 읽거나 산책하는 정도.
일상에서 이런 휴가를 꿈꾸지만 이런게 일상이 되면 좋을까 하는 생각.
아마- 며칠 못가서 지겨워지지 않을까요.
사람은 언제나 가지지 못한 것을 꿈꾸지요.
딱딱한 침대에서 꾸는 꿈이 달콤한 법이라고 이솝이 그랬지요.
이런 시간도 보통은 가지기 힘들기에 그래서 이렇게 달콤하겠지-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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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이렇게 글을 쓰고 있으니, 가지기 힘든 그런 시간이 역시 다시 그리워 지는군요 :)
* 여행 도움 : 하나투어, 겟어바웃
* 사방비치는 지하강 투어의 출발지다.
지하강 및 맹그로브 투어를 하는 곳이며, 현지식으로 해변에서 간단한 점심을 먹을 수 있다.
점심은 여행 패키지에 포함되어 있다.
* 참고 사이트 : 필리핀 관광청 http://www.wowphilippines.or.kr/palawan.asp
하나투어(하나투어닷컴에서 '팔라완'을 검색해보세요!) http://www.hanatour.com
동아사이언스 과학기자, 웹진과학전문기자, 아트센터 객원기자, 경기여행지식인단으로 활동. 지금 하나투어 겟어바웃의 글짓는 여행자이자 소믈리에로 막걸리 빚는 술사랑 여행자. 손그림, 사진, 글로 여행지의 낭만 정보를 전하는 감성 여행자. http://mahastha.blog.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