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문 바로가기
  • 메뉴 바로가기
  • 하단 바로가기
  • 라스베가스 MGM 그랜드 호텔과 KA Show

    발없는새 발없는새 2011.02.06

    카테고리

    미주, 미국

    IMG_1029    



    설 연휴는 다들 즐겁게 보내셨나요?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꿈꾸는 번외의 휴가였겠으나 고향에 다녀오시느라 고생하신 분들도 많으실 것 같습니다. 아울러 연휴가 끝난 직후에는 어김없이 쓰나미와도 같이 밀려오는 월요병을 조심하셔야죠! 다음 연휴는 또 언제 올지 모르겠지만 부디 아무 탈 없이 일상에 복귀하셨기를 바랍니다! ^^


    저의 미국 여행기는 오늘도 계속 이어집니다. 얼른 라스베가스를 벗어나서 다른 도시를 소개해야 할 텐데... 조금만 더 견뎌주시면 미국의 웅대한 자연도 보실 수 있습니다. 그 전에 먼저 오늘은 MGM 그랜드 호텔로 가봅시다~




    IMG_1031


     

     

     

    26. MGM 그랜드 호텔의 참사



    'MGM 그랜드'는 벨라지오, 미라지 등과 함께 라스베가스의 핵심 호텔 중 하나로 꼽힙니다. 이 여행기를 시작할 때만 해도 '베네치안' 호텔이 세계에서 가장 많은 객실을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몇 주 전에는 MGM 그랜드가 7,000여개로 1위에 오르기도 했더군요. (지금은 또 모스크바의 한 호텔이 1위네요. 뭔 순위가 이리도 자주 바뀌나 몰라 –_-;)




    IMG_1046 

     

     

    호텔 규모에 걸맞게 주차 가능한 차량만 해도 무려 5,000대가 넘는다고 합니다.

     


    오리지널 MGM 그랜드 호텔은 지금과는 다른 자리에서 1973년에 문을 열었습니다. 오픈 시점부터 몇 년간은 세계 최대의 호텔이었다고 하네요. 그러나 불행히도 1980년에 대형화재가 발생해 건물의 상당수가 소실되고 말았습니다. 뿐만 아니라 85명이 사망하고 650명이 다쳐 라스베가스는 물론이고 미국 역사상 최악의 참사 중 하나로 남았습니다. 그럼에도 불과 8개월 만에 재건축을 끝내고 영업을 재개했다 하니 새삼 라스베가스의 위력을 실감할 수 있습니다. 참고로 이 건물은 1985년에 주인이 바뀌면서 지금의 '발리스' 호텔로 문을 열었습니다.




    IMG_1027




    MGM 그랜드 호텔의 화재가 그토록 참혹했던 데는 화재설비의 부재 탓이 컸습니다. 당시만 해도 24시간 동안 사람들이 머무르는 카지노와 레스토랑에는 스프링클러를 갖추지 않아도 규제를 받지 않았다고 합니다. 불이 나도 사람들이 있으니 금세 알아차릴 것이라는 이유에서였죠. 이러한 방심이 결정적으로 화재를 키우게 만든 셈이고, 약 석 달 후에는 힐튼 호텔에서마저 화재가 발생해 8명이 사망하면서 안전규약을 대거 강화했다는군요. 따지고 보면 우리나라에서 흔히 쓰는 표현처럼 MGM 그랜드 호텔의 화재는 결국 인재(人災)가 빚은 참사였던 것입니다.




    그런데 잠깐, 'MGM '이라면 어디서 많이 들어봤잖아!?

     


    IMG_1034


     

     

     

    27. MGM & MGM Grand Hotel



    자, 위의 사진을 보시면 대번에 아시겠죠? 아마 다들 한번쯤은 극장에서 보셨을 저 사자는 일명 'Leo the Lion'이라는 이름으로 불리고 있습니다. 할리우드를 대표하는 영화 제작사인 MGM(Metro-Goldwyn-Meyer)의 상징이죠. 1924년부터 MGM에서 제작하는 영화의 오프닝 로고 필름에는 어김없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둘 사이에 어떤 관계가?



    IMG_1033 

     

    우리나라에서도 큰 인기를 얻었던 데이빗 카퍼필드.

    요즘은 뭐 하나 했는데 마침 MGM에서 그를 보고는 반색했습니다!


    MGM과 MGM 그랜드 호텔은 한때 소유주가 같았습니다. 스티브 윈과 더불어 라스베가스의 거물로 꼽을 수 있는 커크 커코리언이 그 주인공입니다. 역시 스티브 윈처럼 억만장자로 꼽히는 그의 사업수완은 가히 기발합니다. 커크 커코리언이 인수했던 1969년의 MGM은 수익이 급감하면서 재정위기에 허덕였습니다. 이런 MGM을 굳이 인수한 이유가 뭘까요? 바로 MGM의 이름을 이용해 호텔 사업을 하려던 복안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그리하여 1973년에 MGM 그랜드 호텔을 건설했고, 화재 이후에 매각했으나 1993년에 재차 지금의 MGM 그랜드 호텔을 건설했습니다.



    IMG_1044




    MGM 그랜드 호텔의 외관이 신비한 녹색을 띄고 있는 것도 영화와 관련이 있습니다. 고전영화를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이 대목에서 퍼뜩 떠오르는 영화가 있을 것 같습니다. 바로 MGM에서 1939년에 제작한 <오즈의 마법사>. 이 영화에서 캔자스의 시골마을에 살던 도로시가 회오리 바람을 타고 가서 에메랄드 시티를 방문하는 건 다들 아시죠? ^^  예전에는 호텔 1층에 카지노와 함께 영화 속의 에메랄드 시티를 재현해 놓기도 했는데 애석하게도 지금은 사라졌습니다.




    IMG_1025 

     

    MGM 그랜드 호텔의 로비에서도 위엄을 뽐내고 있는 사자. 관광객들이 사진을 정말 많이 찍더군요



    커크 커코리언은 애당초 영화제작에는 큰 관심이 없었다고 합니다. 그가 인수할 즈음에 MGM의 사정이 어렵기도 했지만 곧장 덩치를 줄이는 작업에 착수했습니다. 메트로, 골드윈, 메이어 픽처스를 통합하며 한때 <벤허, 오즈의 마법사,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사랑은 비를 타고, 닥터 지바고, 2001 스페이스 오딧세이> 등의 걸작을 양산했던 MGM이, 커코리언의 인수 이후에는 제작편수가 대폭 감소했습니다. 그마저도 제작비의 예산을 줄이느라 애를 썼고 MGM의 자산을 상당부분 매각했습니다. MGM의 위대한 유산 중 하나였던 루비 구두도 이때 경매를 통해 팔아버렸다는군요.




    IMG_1013 




    MGM 그랜드 호텔의 로비 및 리셉션입니다. 일부나마 사진으로만 봐도 어머어마한 규모라는 걸 금세 알 수 있죠? 라스베가스의 몇몇 호텔을 구경하러 갔을 때마다 신기했던 것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항상 투숙객으로 넘쳐납니다.




    IMG_1024




    배우이자 코미디언인 제이슨 알렉산더가 MGM 그랜드 호텔 내에 있는 할리우드 시어터에서 공연하고 있었습니다. 제가 아는 배우의 얼굴을 이렇게 보니 괜히 반갑더군요 ㅎㅎ 제이슨 알렉산더는 보시다시피 <사인펠드>로 잘 알려졌지만, 저는 <귀여운 여인>에서 악덕 변호사로 등장했던 모습이 가장 먼저 떠오릅니다. 줄리아 로버츠에게 못된 짓(?)을 하려다가 리차드 기어에게 한 방 제대로 얻어맞죠. <내겐 너무 가벼운 그녀>에서도 좀 찌질한 역으로 나왔던데... 잘 어울려요 ^^;



    IMG_1012


     

     

    이제 저는 MGM 그랜드 호텔의 자랑거리 중 하나를 보러 갑니다!

     

     


    IMG_1015


     

     

     

    28. KA Show



    수많은 쇼로 넘치는 라스베가스에서도 MGM 그랜드의 'KA Show'는 3대 쇼 중 하나로 꼽힙니다. (나머지 둘은 벨라지오의 O, 윈의 Le reve) 그건 그거고, 희한하게도 전 영화에는 목을 매면서도 기타 무대 공연에는 인색해서 볼 생각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 무식하다는 소리를 듣겠지만 - 솔직히 관람료도 아까웠는데... 라스베가스까지 와서 쇼 하나 안 보고 가면 그것도 멍청한 짓이겠다는 생각 + 일행들의 꼬임에 빠져 KA Show의 관람을 결심했습니다.


    관람료는 좌석 위치에 따라 69, 99, 130, 150불입니다. 나중에 보니 저희가 앉았던 좌석은 무려 130불이더군요. 하나투어의 배계근 차장님께서 거의 절반 가격에 구해주셨기에 망정이지, 안 그랬으면 전 절대 관람하지 않았을 겁니다. –_-;



    IMG_1016




    입장권을 확인하는 사람들부터 기이한 복장을 하고 있어서 쇼에 대한 기대감을 키워줬습니다. 다만 다들 덩치가 어찌나 크던지... 누가 보면 나이트 클럽에서 일하는 경비인 줄 알겠더이다. 오른쪽의 아저씨는 특히 인상도 험악하고... ^^;;;



    IMG_1018




    입구를 통과하자 왠지 모르게 음산한 연주가 들렸습니다. 스피커를 통해 흘러나오는 소리겠거니 하면서도 반사적으로 주위를 돌아봤는데, 좀 전에 본 것보다 더 기이한 형상을 한 사람들이 문 위에서 줄을 튕기고 있더군요. 위의 사진만 봐도 흡사 공포영화의 한 장면을 연상시키고도 남을 정도로 기괴하지 않습니까? 실제로 보면 좀 무서워요 ^^;


    잠시 소개하자면, KA Show는 '태양의 서커스단'이 펼치는 공연입니다. 대략적인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왕족이었던 쌍둥이 남매가 모종의 습격을 받고 헤어지게 됩니다. 우여곡절 끝에 다시 만난 이들은 치열한 전투 끝에 자신들의 나라에 평화를 되찾아주는데...  이런 거 알 필요 전혀 없습니다. 영어를 몰라도 감상하는 데는 아무 지장도 없습니다! ^^;



    IMG_1023



    안타깝지만 당연하게도 KA Show는 촬영이 일체 금지되어있어 사진으로도 보여드릴 수가 없습니다. 대신 공연이 끝난 후에 결례를 무릎쓰고 극장 내부를 재빨리 카메라에 한번 담아봤습니다. 이렇게 언뜻 보기만 해도 꽤 웅장하죠? 이 공연장의 정원은 약 1,950명으로 서울 예술의 전당의 대규모 홀보다 조금 적습니다.


    입장이 시작되고 좌석에 앉기 시작하면 공연자들이 객석은 물론이고 공연장 곳곳에서 나타나 쇼맨쉽을 보여줍니다. 태양의 서커스단의 공연이니 만큼 여기저기 매달리기도 해서 마치 아프리카 정글에 앉아있는 듯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youtube BvDW4DRj7gc] 




    KA Show를 관람한 소감을 말씀드리자면, 일단 위 영상에서 엿볼 수 있는 것처럼 쇼가 전반적으로 굉장히 화려합니다. 아주 쉽게 한 마디로 말씀드려서 "돈값은 제대로 합니다!" 제가 연극이나 뮤지컬을 본 경험은 비록 일천하지만, 이런 공연을 직접 보기란 여간 힘든 일이 아니리란 것만은 확신할 수 있습니다.


    특히 무대연출이 어찌나 현란하던지 숫제 눈앞에서 영화를 보고 있다는 착각이 들었을 정도입니다. 무대가 통째로 움직이는 것은 예사입니다. 화살이 날아와 꽂히는가 하면, 수중장면을 무대에서 연출한 장면을 보면서는 감탄사가 절로 튀어나왔습니다. 영화에서만 가능한 줄 알았던 것을 무대에서 보게 되자 그 기발함에 압도가 되고도 남았습니다.


    장담하는데, 우리가 아는 흔하디 흔한 서커스로 여기고 보면 기절초풍할 겁니다. 제가 앞에서 "내용은 전혀 몰라도 상관없다"라고 했던 것도 그래서입니다. 그런데... 저와 아가씨 셋을 포함한 네 명은 중간에 왜 졸았나 당최 모르겠어요 -_-;;; 공연장을 나오면서 서로 "스트라토스피어에 기를 다 뺐겨서 그렇다"라고 위로를 했습니다 ㅋㅋㅋ






    getaboutbanner


     

    다음 편을 기대해주세요! 제발~



     

     

     

     

    BONUS - Cinephile & Traveller


     

     

     

    [youtube nQmZfPiw5tA]




    MGM의 로고에 등장한 사자는 총 여섯 마리입니다. 그중에서 레오는 1957년부터 지금까지 쭉 MGM의 얼굴마담을 하고 있습니다. 지금과 달리 초창기에는 사자의 포효를 들을 수 없었지만 1928년부터 삽입되었습니다. (참고로 1927년에 세계 최초의 유성영화로 꼽히는 '재즈 싱어'가 제작됐습니다) 여기서 잠깐 재미있는 사진을 한 장 보고 가겠습니다.


    077_KOBAL

     

    출처 : www.johnkobal.org



    의자에 적힌 이름이 아니더라도 누군지 쉽게 짐작할 수 있죠? 스릴러의 거장 알프레드 히치콕 감독입니다. 앞에 있는 사자는 아마도 레오인 것으로 추정됩니다. 해외 사이트에서도 이 사진의 합성 여부를 놓고 설전이 오가던데, 실제로 히치콕이 레오를 조련하여 로고 필름을 촬영했는지는 알 수 없으나 최소한 합성사진은 아닌 듯합니다. 출처의 사이트를 보면 이 사진은 'Made in Hollywood'라는 이름으로 열린 전시회에 여타 배우 및 영화 속 장면의 스틸 컷과 함께 쓰였습니다. 사진을 찍은 '클라렌스 싱클레어 불'은 당시 MGM 영화의 스틸 컷을 담당하던 부서의 책임자였습니다.



    oz


     

     

    <오즈의 마법사 - The Wizard of Oz, 1939>와 루비 구두


    <오즈의 마법사>에 대해서는 더 이상의 설명이 필요 없죠? 한 소녀가 '오즈'라고 불리는 환상의 세계로 건너가서 허수아비, 사자, 나무꾼과 함께 펼치는 모험을 담은 프랭크 바움의 원작소설을 영화화한 작품입니다. 아시는 분들이 얼마나 계실지 모르겠는데 오래 전에 국내에서는 애니메이션으로 방영되기도 했습니다. 이때 주제가로 쓰인 노래의 가사가 대략 이랬을 겁니다. "캔자스 외딴 시골 집에서~ ♪, 어느 날 잠을 자고 있는데, 무서운 회오리 바람 타고서~♩, 끝없는 모험이 시작됐지요, 오즈는~♬, 오즈는 어떤 나라일까?" 아... 난 왜 이렇게 쓸데없이 기억력이 좋은 걸까... ㅋㅋㅋㅋㅋ


    설마 이번에도 저만 기억하고 있는 건 아니겠죠? ^^; 영화에 삽입된 'Over the Rainbow'는 훨씬 더 유명한 곡입니다. 주인공 도로시 역을 맡았던 주디 갈란드가 직접 불러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주제가상까지 받았습니다. (잡담입니다만, 크리스 임펠리테리의 일렉기타 연주 버전도 끝내줍니다) 각설하고, 이 영화에서 루비 구두는 도로시를 보호하는 역할과 더불어 현실과 오즈를 오갈 수 있게 해주는 도구입니다. 요컨대 루비 구두는 누구나 품고 있는 심리적인 욕망과 환상을 이룰 수 있다는 상징성을 지녀 <오즈의 마법사>의 아이콘이나 다름없었죠.


    여전히 많은 분들이 헷갈리시는 사실 한 가지. 원작에서 도로시가 신었던 구두는 루비가 아니라 실버, 즉 은색입니다. 이것을 영화로 제작하게 되면서 이제 막 태동하던 컬러영화의 장점을 십분 살리고자 루비로 바꿨습니다.

    발없는새

    영화와 음악을 사랑하고 여행을 꿈꾸는 어느 블로거의 세계입니다. http://blog.naver.com/nofeetbird/

    같이 보기 좋은 글

    미국의 인기글

    발없는새 작가의 다른글

    전체보기

    SNS 로그인

    복잡한 절차 없이 SNS 계정으로
    간편하게 댓글을 남겨보세요!

    겟어바웃 에디터라면 로그인을 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