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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호주 멜번] 뮤지컬 '빌리 엘리어트' 리뷰

    ji young ji young 2010.05.01

    카테고리

    호주, 예술/문화

     

     

     

    #1. 막전: 빌리를 만나러 가는 길.


    작년 이맘때였나요.

    호주 멜번에 유학 중이던 저는 뮤지컬 극장인 Her Majesty's Theatre로 향했습니다.

    고대하던 뮤지컬 <빌리 엘리어트>를 보기 위해서였죠.


    아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빌리 엘리어트>는 원래 영화로 성공을 거둔 후, 

    영화 제작사인 '워킹타이틀(영국)'에서 뮤지컬화한 작품입니다.

    (한국식 표현으로 '대박난 무비컬'쯤 되겠네요 ^^)


    실지로 <빌리 엘리어트> 뮤지컬 버전은 2005년 영국 웨스트엔드에서 초연한 이래

    미국 브로드웨이 중심의 세계 뮤지컬 계를 발칵 뒤집어 놓은 작품입니다.


    지금껏 영국, 호주, 미국에서 무대에 올라,

    평단의 폭발적인 관심을 끌어낸 동시에 대중적인 사랑까지 얻어 낸 명품 뮤지컬입니다.


    아쉽게도 전 영국과 미국에선 이 작품을 접해보지 못했던터라,,  호주 공연에 거는 기대가 상당했습니다.

    엘튼 존(Elton John)이 음악을,

    원작의 감독이었던 스티븐 달드리(Stephen Daldry)가 연출을 맡았다는 사전 정보만으로도

    엄청난 기대를 안고 극장을 찾았죠.




    #2. Her Majesty's Theatre


    뮤지컬 <빌리 엘리어트>는 Her Majesty's Theatre에서 공연 중이었습니다.

    이 극장은 1886년에 세워져 오랜 기간 멜버니언들의 문화 공간으로 사랑받아 온 곳입니다.

    그간 수많은 발레, 오페라, 뮤지컬이 무대에 오르내렸죠.



    *사진은 당시 동행했던 '꿈,프로젝트'의 조재광씨가 제공




    Her Majesty's Theatre는 219 Exhibition St.에 위치하고 있는데요,

    Exhibition St.과 Little Bourke St. 코너로 가면 쉽게 찾으실 수 있습니다.






    극장에 도착하니, 뮤지컬을 보러 온 이들로 이미 북적이고 있더군요.

    테이블 위에 올라 프로그램을 파는 사람들과

    정장을 제대로 갖춰입고 샴페인을 마시며 입장을 기다리는 사람들로 장내 열기가 후끈했습니다.



     



    멜번 사람들은 뮤지컬을 보러가면 보통 2시간 전 극장에 도착해 샴페인이나 와인을 마십니다.

    동행한 이들과 가볍게 한 잔 하며, 공연에 대한 정보도 나누고, 기대감을 교감하려는 것이겠죠.

    공연 전 이들과 어울려 여유로운 분위기를 즐겨보는 것도 좋겠네요.

    (Beer $5~$6.5 / Wines (per glass) $6) 




    photo by Her Majesty's Theatre


    북적이는 인파에 휩쓸려,

    저도 표를 받아 들고 좌석에 앉았습니다.

    프로그램도 20불 주고 하나 구입!






    #3. 빌리와 함께 춤을


    드디어 막이 오르고, 무대는 1980년대 영국 북부의 탄광촌으로 변모...


    소년 빌리는 아버지의 강요로 권투를 배우다

    우연히 본 소녀들의 춤에 반해 글로브를 팽개치고 토슈즈를 신습니다.

    그러나 노동자의 자식인 빌리에게 '로열 발레 아카데미 입학'이란 잡을 수 없는 꿈...


    소년은 좌절했지만, 그 해 크리스마스 텅 빈 체육관에서 미래의 자신과 마주합니다.

    환영과 함께 환상적인 파드되를 추며 하늘로 뛰어오르는 빌리...





    너무 선명한 와이어가 눈에 거슬리긴 했지만,

    빌리의 풋풋하지만 열정적인 노래와 현란한 춤사위의 매력까진 가로 막진 못했습니다.

    변성기가 지나지 않은 소년의 고운 목소리와 역동적인 몸짓이 묘한 조화를 이루더군요.



     


     

    #4. 막후: 빌리가 꿈꾸던 세상


    뮤지컬 <빌리 엘리어트>는 소년 발레리노의 성장담을 들려주며

    ‘남자다움’에 대한 궁극적인 질문을 객석에 던집니다.

    탄광들이 폐쇄될 위기에 노동자들이 파업을 강행하던 시절,

    어떻게든 살아 남아야만 가족을 보호할 수 있었던 탄광촌 남자들은

    거친 것만이 ‘남자다움’이라 믿고 살았겠죠.


    그런 그들에게...

    먹고 살기도 어려운 판에 예술이 무슨 소용이며,

    사내 아이가 발레를 하겠다는 건 또 웬 말이었겠습니까...


    하지만 세상의 반대가 완강할수록 빌리는 춤에 매료됩니다.

    본인에게도 낯선 상황이지만

    춤을 추는 순간만큼은 하늘을 나는 듯 더없이 행복하다고 빌리는 외칩니다.





    결국 이 작품이 주목한 것은 우리 사회의 지독한 편견이겠죠.

    남자다움과 여자다움을 이분법적으로 구분 지으려는 사람들의 편견.


    그 속에서 진짜 하고 싶은 일을 포기하지 않는 '꿈꾸는 자의 용기'를 

    뮤지컬 <빌리 엘리어트>는 섬세하게 보듬습니다.

    당시 졸업 후 취업을 앞둔 제게도 많은 힘이 되었다는ㅋㅋ



    어쨌든.. 뮤지컬을 보며 참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정신 없던 일상 속에 잠시 앉아 생각에 잠길 수 있어 좋았던 것 같네요.


    게다가 이 뮤지컬의 강렬한 메시지는 필수였고,

    흠잡을 데 없는 무대 장치와 음향 효과는 옵션이었습니다.



    조연들의 호연도 볼거리인데요,,,

    영화 <프리실라 사막의 여왕>에서 열연했던 Genevieve Lemon이

    빌리의 꿈을 일깨우는 Mrs Wilkinson역을,

    영국과 호주를 오가며 인정 받아 온 Richard Piper가

    억센 영국식 발음으로 빌리의 아빠를 연기합니다.



    현재 한국에서도 뮤지컬 <빌리 엘리어트>공연을 준비 중이라고 하니,

    조만간 여러분들도 꼭 한번 보셨음 합니다.



     

    - 플러스 정보!


    뮤지컬 <빌리 엘리어트>가 더 특별한 이유!

    바로 기존의 뮤지컬 제작 관행을 따르지 않는, 체계적이고 오랜 트레이닝 과정에 있습니다.


    제작진은 완벽한 빌리를 만들어내기 위해 

    오디션을 통해 선발된 평범한 소년들을 1년 여 간 트레이닝시키며

    화술, 노래, 발레, 탭댄스, 아크로바틱에 능한 배우들을 키워냈다고 하네요.


    평범한 소년이 멋진 배우로 성장하는 과정,,,

    이 뮤지컬의 성공 스토리에 또 다른 감동을 더해주는 요소가 아닐런지.. 생각해봅니다.


    아래는 호주 공연 당시 다섯 명의  '빌리'들!

    나이에 걸맞게 재기발랄해 보입니다.

     

    photo by SydneyMorningHerald


    Michael Dameski (Sydney), Joshua Denyer (Sydney), Rhys Kosakowski (Newcastle),

    Dayton Tavares (Sydney), Joshua Waiss Gates (Hobart).

    * (   ) 안은 출신지



    각기 다른 개성을 가진 빌리 다섯명이 다채로운 장기와 매력을 선보이는 만큼

    비교하며 보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이 날 제가 본 빌리는 Rhys Kosakowski와 Joshua Denyer이었네요..

    개인적으론 Rhys군의 호소력 짙은 목소리와 힘 있는 댄스가 마음에 들었다는.. ^^


    다가올 8월,

    한국에서 초연될 '빌리 엘리어트' 를 위해서도 많은 소년들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고 하네요,,

    그 중엔 세계 최고의 발레리노를 꿈꾸는 유망주들도 있고,

    SBS 스타킹에 출연했던 탭댄스 신동도 있다고 합니다.



    photos by http://www.musicalbillyelliot.co.kr/  


    한국의 빌리는 또 어떤 세상을 그릴지...

    더욱 기대가 됩니다.



    ji young

    호주 멜번대에서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을 전공하며, 현지 국영 언론사인 SBS의 문화부 리포터로 활동했다. 2009년엔 호주 빅토리아주 관광청 가이드북(Melbourne Holic) 제작에 참여했고, 국내 신문사에서 인턴기자로 활동했다. 취미인 여행을 업(業)으로 삼고, 여행 전문 컨텐츠를 기획하고픈 욕심에 2010년 여행사에 입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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