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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칸쿤에서 만나는 고대 문명, 치첸이트사

    발없는새 발없는새 2011.10.21

    카테고리

    미주, 멕시코, 역사/종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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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획기적인 서비스의 호텔과 에메랄드를 품은 바다가 칸쿤이 가진 매력의 전부라고 생각하면 오산입니다. 앞서 올렸던 포스트를 보셨으면 이미 알고 계시겠죠? ^^ 분명 칸쿤은 세계 최고의 휴양지로 꼽히고 있지만, 그 이면에는 사뭇 다른 모습마저 간직하고 있어 더욱 특별하게 보입니다.

     

    더욱이 그것이 '신 세계 7대 불가사의'의 하나라면? 제가 그랬듯이 칸쿤을 찾는 사람들은 또 하나의 이색적인 경험을 하게 될 것이 틀림없습니다. 그럼 지금부터 칸쿤이 가진 양면성의 나머지 하나인 고대 문명의 유적지 '치첸이트사(Chichen Itza)'를 찾아서 저와 함께 고고씽~~

     

    신 세계 7대 불가사의(New Seven Wonders of the World) - 고대 7대 불가사의와 별개로 스위스의 한 재단에서 전 세계를 대상으로 투표를 거쳐 선정한 것입니다. 최종 후보지를 21곳으로 추리는 데만도 수 년이 걸렸고 마지막 투표에는 1년 이상의 시간을 소비했습니다. 그렇게 해서 뽑힌 신 세계 7대 불가사의는 다음과 같습니다. 멕시코의 치첸이트사, 중국의 만리장성, 이탈리아의 콜로세움, 페루의 마추픽추, 인도의 타지마할, 요르단의 페트라, 브라질의 예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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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멕시코를 중심으로 번성했던 마야 문명의 유적지인 치첸이트사는 칸쿤에서 차로 약 3시간 가량 떨어져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움직이긴 힘든 편이라 대개는 '스칼렛'처럼 투어 버스를 이용합니다. 이 버스는 역시 스칼렛과 마찬가지로 각 호텔마다 순차적으로 들러서 관광객을 태우고 떠납니다. 보통 오전 9시 이전에 오니까 일찍 일어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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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치첸이트사로 가는 동안 열심히 설명하는 현지인 가이드.

    말했다시피 능수능란하게 스페인어와 영어를 번갈아가며 구사합니다.

    (듣고 있으면 멀미가 날 정도로...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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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까운 거리는 아닌 관계로

    중간에 화장실도 갈 겸해서 잠깐 휴식을 취합니다.

     

    그 앞에서 본 칸쿤의 경찰.

    멕시코에 가면 갱만큼이나 조심해야 할 것이 경찰이라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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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치첸이트사에 다다를 즈음이 되면

    먼저 점심식사를 합니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니까요! ^^

    호텔 수준을 기대하지 않는다면

    음식은 그럭저럭 먹을 만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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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점심식사를 하는 곳에서는 이렇게 고대 문명의 유산을 활용한 상품도 판매합니다.

    이런 걸 보면 역시 관광 시스템은 어느 나라나 다 마찬가지에요, 그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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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멕시코의 흔한 식탁보.

     

    멕시코 사람들도 인도 사람들만큼이나 원색을 참 좋아하는 모양입니다.

    다른 점이 있다면 멕시코는 원색을 섞어서 쓰는 경우도 많아서 좀 더 화려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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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장실 입구에서마저 엿볼 수 있는 멕시코 사람들의 예술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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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절전의 생활화가 필요한 멕시코.

    대낮에 열린 공간의 식당에 웬 전등이 이리도 많이 켜져 있던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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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식당 입구에서 각종 상품을 판매하던 아저씨들.

    하나라도 더 팔아야 할 텐데 뭘 그리 열심히 보시는지

    밥 먹고 나오는 관광객들을 외면했습니다.

    이런 것도 멕시코 사람들의 낙천적인 여유에서 나오는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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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식사시간을 포함하여 약 네 시간 만에 마침내 도착한 치첸이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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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치첸이트사의 입구에도 상인들이 즐비합니다.

    다른 건 모르겠는데 형형색색의 예쁜 모자는 눈길을 끌더군요.

    맘에 쏙 들던 중절모를 사고 싶었으나 한국까지 가져오는 게 문제라 포기했습니다.

     

    근데...이제 와서 생각해 보니...

    쓰고 오면 되는 거였잖아!

    이런 멍청한 놈!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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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치첸이트사의 첫 인상은 멕시코 시티의

    '테오티우아칸(teotihuacan)'과 많이 달랐습니다.

     

    테오티우아칸은 거의 황무지에 가까운 채여서 의아했던 데 반해

    관리가 잘 된 치첸이트사는 과연 신 세계 7대 불가사이에 오른 유명 유적지다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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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치첸이트사의 입장료는 115페소입니다.

    뒤에 있는 51페소의 티켓은 아마 가이드 투어 요금일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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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치첸이트사로 들어선 이후에도 가판대가 쭉 이어집니다.

    유적지 내에서 물건을 판매하고 있다는 건 좀 신기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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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도에서 그랬던 것처럼 멕시코 특유의 무늬와

    디자인을 가진 상의가 꽤 맘에 들었습니다.

    여자 옷 말고 남자 옷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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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시무시하지만 익살스러운 해골.

    치첸이트사에 해골이 있는 이유는 곧 아시게 됩니다.

    눈치 빠르신 분들은 이미 고개를 끄덕이고 계시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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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쪽에서는 목각제품을 만들고 있는 광경도 볼 수 있습니다.

    입구에서부터 상인들이 맞이하는 길을 따라 걷다 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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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치첸이트사의 상징이자

    일명 '엘 카스티요(El Castillo, The Castle)'로 불리는

    '쿠쿨칸의 신전'이 나타납니다.

     

    푸른 대지에 우뚝 솟아있는 쿠쿨칸의 신전은

    멀찌감치 떨어져서 보는 것만으로도 신비한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전 영화에서만 보던 걸 눈앞에서 맞닥뜨리니 그리도 신기할 수가 없더군요.

    마치 제가 직접 영화 속으로 빨려들어간 듯한 기분마저 느낄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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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할리우드에서는 치첸이트사를 건립한 마야를 비롯하여

    고대 문명을 신비주의로 다루는 경우가 흔합니다.

     

    특히 쉬이 납득할 수도, 증명할 수도 없는 역사를 가졌다면

    종종 외계인과 결부시키곤 합니다.

     

    물론 신빙성이 떨어지는 가설에 불과하지만

    영화의 소재로서는 흥미진진한 것이 사실입니다.

    아마 여러분도 이런 영화를 한 편쯤은 보신 적이 있으실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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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근래에 나온 영화를 예로 들자면 <트랜스포머 2>에서는 이집트 문명,

    <인디아나 존스 4>에서는 마야 문명이 외계인의 영향을 받은 것처럼 묘사했습니다.

     

    두 영화보다 앞선 <에일리언 대 프레데터 1>은

    마야 문명의 미스터리를 변주한 설정으로 볼 수도 있는데

    이건 뒤에서 자세하게 말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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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에서 고대 문명을 외계인과 연계시키는 이유가

    단지 흥미를 돋우기 위해서만은 아닙니다.

     

    앞에서 말했듯이 현재의 관점에서는

    마냥 미개했을 것만 같은 인류의 조상이 도무지 믿기 힘든 수준의

    육체적, 지적 능력을 가지고 있었다는 흔적이 곳곳에 보이고 있습니다.

     

    이걸 달리 설명할 재간이 없어 무궁무진한 상상력을 동원한 결과가

    결국 외계인인 셈이죠. 이를테면 "이게 다 외계인 때문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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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몇몇 유적의 건축술 - 예를 들어 피라미드 - 은

    수백 년간 이어진 연구에 의해 밝혀냈다고는 하나

    이는 사실상 역사적 자료가 거의 전무한 상황에서

    유력한 가설로 인정받는 것에 가깝습니다.

     

    그만큼 고대 문명은 지금도 설명할 수 없는

    복잡하고 난해한 역사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런 이유에서 할리우드는 계속 외계인의 손을 빌리는 것일 테고

    세계 7대 불가사의 또한 동일한 배경을 가지고 탄생한 것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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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 세계 7대 불가사의에 선정된 것을 보면 알 수 있듯이

    치첸이트사 또한 그런 유적 중 하나입니다.

     

    정확히 말하면 치첸이트사에 있는 쿠쿨칸의 신전이 그렇습니다.

    흔히 피라미드라고 불리는 형태를 한 쿠쿨칸의 신전은

    건축술과 더불어 마야 문명이 보유했던 고도로 발달한 천문학의 집합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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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표적인 것이 피라미드를 이루고 있는 4면의 계단입니다.

    이 계단은 각각 91개로 구성되어 있어 합이 364개입니다.

     

    여기에 중앙에 있는 제단까지 더하면 총 365개,

    즉 현재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태양력의 1년인 365일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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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쪽의 계단에는 번호를 적어서

    관광객들이 쉽게 알아볼 수 있도록 해놓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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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야 문명이 사용한 태양력은 1년이 18개월, 1개월은 20일이며

    별도로 5일을 더하여 365일을 사용했습니다.

     

    (덧붙이는 5일은 불길한 날로 간주하여

    외출하거나 머리를 빗는 등의 행위를 금기시했습니다)

    

    비록 윤일은 두지 않았으나 이것은 당시로는 굉장히 정확한 역법이었다고 합니다.

    영화 <2012>에서는 마야의 역법을 사용해 세상에 종말이 오는 날을 계산하기도 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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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쿠쿨칸의 신전이 지어진 것은

    짧게는 수백 년, 길게는 1천 년도 더 전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지금처럼 컴퓨터는커녕 계산기조차 없던 시대에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했을까요?

     

    역시 할리우드의 주장대로 외계인의 영향을 받은 것이 사실인 걸까요? ^^;

    의도적인 건축인지 우연의 일치인지를 증명할 수 있는 자료가 존재하는진 모르겠습니다만

    설사 후자라 하더라도 꽤 특이한 일이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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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쿠쿨칸의 신전의 계단에는 또 한 가지 중요한 사실이 숨겨져 있습니다.

    위 사진에 보이는 계단에 얽힌 것으로 제게는 가장 신기했던 부분입니다.

     

    바로 매년 밤과 낮의 길이가 같아진다는 춘분과 추분의 오후 3시 경에

    저 계단의 측면에 그림자가 드리우면서

    구불구불 내려오는 뱀의 형상을 그린다는 것입니다.

    아래 영상을 보시면 눈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쿠쿨칸의 신전에서 바라보는 사람들의 박수와 환호가 저의 부러움을 사는군요.

    눈앞에서 이 광경을 보다니 억세게 운 좋은 사람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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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쿠쿨칸(Kukulcan)'은 마야어로 '깃털이 달린 뱀'을 의미하며

    마야 문명에게는 신으로 떠받들여지던 존재입니다.

     

    이 쿠쿨칸이 농사에 적기라는 춘분과 추분에 땅으로 내려오는 것을

    건축물로 표현했다는 건 쉽게 우연의 일치로 치부할 수 없게 만듭니다.

    그건 그렇고 어떻게 저리도 정확하게 계산하여 건축한 건지 신기할 따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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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사적 근거는 없지만 저런 현상이

    우연의 산물은 아닐 것이라는 증거가 될 수 있는 것.

    다른 면에 놓인 계단의 끝에는 뱀의 머리가 없습니다.

    

    참고로 마야의 쿠쿨칸은 아즈텍의 '케찰코아틀(Quetzalcoatl)'과

    거의 동일한 신입니다. 그리스 신화와 로마 신화의 차이와 같다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기회가 되면 케찰코아틀과 아즈텍 문명의 멸망에 연관된

    비극적인 사연을 소개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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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밖에도 계단의 정면에 서서

    박수를 치면 메아리가 되어 돌아오는 등,

    쿠쿨칸의 신전에는 신기한 구석이 많습니다.

     

    결정적으로 우리가 밖에서 보는 신전의 안에는

    또 다른 신전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이집트의 피라미드가 주로 왕의 무덤으로 쓰인 데 반해

    치첸이사와 여타 중미의 그것은 신을 모시는 용도였다는

    차이점을 알 수 있는 대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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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가지 안타까운 사실은 더 이상 신전의 내부를 볼 수는 없다는 것입니다.

    예전에는 피라미드를 걸어 올라가거나 내부에 있는 또 하나의 신전을 볼 수 있었으나

    워낙 많은 사람이 찾는지라 문화재 보호 차원에서 2006년에 금지했다고 합니다.

     

     

    칸쿤에서 듣기로는 경사가 가파르기 때문에

    한 백인 아주머니가 굴러떨어져 죽었다는 루머도 있었습니다.

    치첸이트사에서 현지인 가이드가 그 얘길 하는지

    유심히 들었지만 아무런 얘기도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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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쿠쿨칸의 신전은 지금도 복원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이 계단은 돌로 하나하나 다시 쌓아 올리는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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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사진에 보이는 것은 고대에 있었던 일종의 축구시합이 열렸던 경기장입니다.

    현재 보수 중인지 접근을 차단해서 내부 사진을 찍을 수 없었습니다.

     

    멕시코 시티의 인류학 박물관에 가면 자세히 볼 수 있는데

    정확히 말하면 발이 아닌 허리와 엉덩이 등을 사용하는 구기종목입니다.

     

     경기장의 벽에 있는 돌로 만든 원형의 림에 공을 넣으면 점수를 획득하는 방식입니다.

    '림(Rim)'이라고는 했지만 농구처럼 눕혀져 있지 않고 세워져 있습니다.

    어찌 보면 농구와 축구의 골이 합쳐진 형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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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런데 이 경기는 단순한 스포츠가 아니라

    종교의식을 겸하고 있었다고 합니다.

     

    이 대목에서 치첸이사에 가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관점의 충돌을 겪게 하는 사실을 들었습니다.

     

    왜냐하면 경기의 승패에 따라서

    한쪽은 산 채로 신에게 제물로 바쳐졌습니다.

     이른바 '인신공양'이라고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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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 사진과 같은 제단에서 인신공양이 이뤄졌는데

    특이하게도 패자가 아니라 승자가 죽음을 맞이했습니다.

     

     

    다시 말해 멕시코 고대 문명의 구기종목은

    아무나 신의 제물이 될 수 없다는 것에서

    더 용맹한 자를 선별하는 과정이었던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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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곳은 전사의 신전입니다.

    이름만 보면 언뜻 용감히 싸우다 전사한 자의

    넋을 기리는 신전으로 느껴지지만

     

    앙에 있는 건물에 '차크물(Chac Mool)'이 있어

    역시 인신공양에 쓰인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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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 www.maya-aztec.com

     

      

    복근운동을 하는 듯한 자세의 차크물은

    태양이 뜨는 방향으로 고개를 돌리고 있습니다.

     

     

    배로 받치고 있는 쟁반에는

    인신공양에 바쳐진 자의 피나 심장이 놓여졌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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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신공양은 글로만 읽어도 끔찍한 행위이나

    현재의 기준만으로 재단할 수는 없는 일입니다.

     

    현지인 가이드가 이것을 강조하면서 마야의 역사를 얘기했는데

    한 백인 남성은 받아들이지 못해 결국 그 자리에서

    가벼운 설전이 오가는 일이 발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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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백인남성을 옆에서 가만 지켜보니

    은근히 우월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는 것 같더군요.

     

    치첸이트사 내에서 물건을 파는 사람들에 대해서도

    꼬치꼬치 캐물으면서 비난했습니다.

     

    왜 저들이 여기에 있냐, 돈은 내고 들어오냐,

    문화재도 있는데 정부가 이래도 되냐 등등

    

    그럴 수 밖에 없을지도 모르는 멕시코 사람들의 현실을

    이해하려는 자세는 보이질 않고

     

    전적으로 본인의 관점에서 판단하고

    몰아세우는 태도가 썩 보기 좋지 않았습니다.

    (묻는 태도가 적잖이 공격적이었습니다)

    

    이건 자신이 어쩔 수 없는 관광객일 뿐이라는 걸 드러내는 것에 불과합니다.

    흔히 인도와 같은 나라를 다녀온 후에 사람들을 앞세우면서 신비한 나라라며 미화하고

    무슨 대단한 철학자라도 된 양 자부하는 것과 하등 바를 바가 없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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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인 남성의 인신공양에 대한 발언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마야를 비롯한 고대 문명의 인신공양에 대한 시각차는 어디에나 있기 마련입니다.

     

    현재에서 볼 때는 무지에 근거한 야만적인 도살일 테지만

    과거에는 또 필수불가결한 의식이었을 수도 있다는 점을 간과할 수는 없습니다.

    실제로 제물로 바쳐진 자들은 자신의 영광으로 생각했을 수도 있고요.

    

    물론 저 역시도 감히 상상조차 하기 싫은 끔찍한 일이라는 데는 동의하지만

    과연 지금 우리가 종교에 눈이 멀어 숱하게 범하는 누와는 무엇이 얼마나 다를까요?

    저로서는 어느 쪽이 더 미개하다고 판단하는 것조차 무의미해 보일 지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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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엇보다도 고대 문명을 말살한 장본인들이

    그들을 미개한 야만인으로 취급하는 건 넌센스입니다.

     

    아즈텍 문명을 정복한 에르난 코르테스는 정녕 정복자이고 구세주였을까요?

    순진한 아즈텍 사람들을 속여 금을 바치라고 지시한 자가 위대한 인물일까요?

     

    스스로를 우월하다고 판단한 서구 사회에서는 그럴 수 있겠지만

    고대 문명의 시각에서는 어쩌면 침략자요 학살자에 지나지 않을지도 모를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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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대 문명을 바라보는 백인들의 우월주의는

    영화에서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습니다.

     

    단적인 예가 멜 깁슨이 마야 문명을 배경으로 연출하여

    몇 년 전에 개봉했던 <아포칼립토>입니다.

     

    이 영화는 철학자이자 역사학자였던 윌 듀런트의 다음과 같은 말로 시작합니다. 

    "위대한 문명은 내부적으로 자멸하기 전에는 결코 정복 당하지 않는다."

    (A great civilization is not conquered from without until it has destroyed itself from within)

    

    이 글귀는 마지막 장면까지 이어지면서 흡사 마야 문명은

    너무나도 미개하고 끔찍한 종족이라 역사에서 사라질 수 밖에 없었다는 주장처럼 보입니다.

    또한 반대로 생각하면 정복자들에게 정당성이라도 안겨주는 듯하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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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후에 멜 깁슨은 자신의 의도가 그런 것은 아니었다는 식으로 해명했고

    문명이 또 다른 문명과 만난다는 등의 설정도 있어

    <아포칼립토>를 쉽게 정의하긴 어렵습니다.

     

    그러나 영화의 시점을 희생자에게 두고

    백인의 관점에서 마야 문명의 일방적인 면만을

    묘사한 것은 부정할 수 없을 것입니다.

    

    행여라도 <아포칼립토>를 보면서 제가 만났던 백인 남성이 그랬던 것처럼

    마야 문명을 야만족쯤으로 생각하는 오류를 범하지는 않으셨으면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칸쿤을 찾는 분들은

    치첸이트사를 방문하는 것이 조금은 도움이 되리라고 생각합니다.

    멕시코의 어제와 오늘이 이룬 극단적인 대비도 감상하면서 말이죠. 

    

     

     

     

    BONUS - Alien VS. Preda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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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일리언 대 프레데터>는 일단 기본 캐릭터 구도부터가 흥미진진합니다. SF 호러의 대표적인 두 크리쳐인 에일리언과 프레데터를 한 무대로 불러들여 싸움을 붙이고 있으니 그럴 수 밖에요. 이건 마치 어렸을 적에 로봇 태권 브이와 마징가 제트가 싸우면 누가 이기냐 따위의 유치한 발상을 영화에서나마 현실화시킨 것과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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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는 남극의 빙하 아래에서 피라미드를 발견하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즉각 해당 지점으로 가고자 각 분야의 전문가가 모이는데, 이 피라미드는 고대 아즈텍과 이집트 그리고 캄보디아의 건축양식을 두루 갖추고 있습니다. 탐사대는 이것이 어쩌면 인류 최초의 문명일지도 모른다는 흥분에 들뜬 채로 떠납니다. 여기서부터 재미있는 설정이 그려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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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들이 발견한 피라미드는 사실 수천 년 전에 지구로 찾아와 신으로 추앙받던 프레데터의 가르침에 의해 지어진 것입니다. 프레데터는 이 피라미드를 일종의 성인식을 치르는 장소로 이용했습니다. 그 성인식이란 다름 아닌 에일리언을 사냥하여 자신의 용맹함을 증명하는 것입니다. 이 부분에서 실제 고대 문명의 인신공양이 등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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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에일리언> 시리즈에서 익히 보았듯이 에일리언이 번식하려면 반드시 숙주가 필요합니다. 그래서 <에일리언 대 프레데터>에서는 매 백 년마다 지구를 찾아오는 프레데터가 인간에게 인신공양을 지시합니다. 에일리언을 번식시켜 자신들의 성인식에 이용하기 위해서였죠. <에일리언 대 프레데터>의 재미있는 차용과 응용은 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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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레데터는 에일리언과의 싸움에서 불리해지자 자폭장치를 가동해 모든 것을 섬멸한 것으로 나옵니다. 주변에 있던 인간의 문명도 이에 덩달아 휩쓸려서 사라졌다고 합니다. 실제로 마야 문명은 8~9세기 경에 홀연히 자취를 감춘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치첸이트사의 경우에도 마야 문명이 건립했으나 알 수 없는 이유에서 떠났고, 후에 톨텍 문명이 들어와서 현재는 마야와 톨텍의 문화가 혼합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마야 문명이 사라진 원인에 대해서는 추측만 난무할 뿐 정확히 밝혀진 바가 전혀 없어 현재까지 미스터리로 남겨져 있습니다. 이것을 외계인과 연결시켜 영화에 도입하다니 참으로 기발한 발상 아닌가요? 게다가 저 장면에 보이는 건축물의 형태와 배치 등은 제가 멕시코 시티 인근의 테오티우아칸에서 봤던 그것과 흡사합니다. 역시 할리우드란... ^^

     

     

     

    협찬 : 하나투어, 아메리카 에어라인 

     


    발없는새

    영화와 음악을 사랑하고 여행을 꿈꾸는 어느 블로거의 세계입니다. http://blog.naver.com/nofeetbir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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