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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리마인드 신혼여행으로 떠난 스위스 그린델발트

    박프리 박프리 2020.04.10

     누 구나 막연하게나마 마음속에 품은 여행지가 한두 개쯤 있기 마련이다. 알프스 소녀 하이디와 사운드 오브 뮤직을 보고 자란 세대로서 언제부턴가 마음속에 자리 잡은 여행지는 바로 스위스다. 그렇게 마음속 깊이 숨어있던 스위스는 TV 예능 <꽃보다 할배>로 인해 더욱 증폭되었고, 결국 신혼여행으로 다녀오게 된다.

    그런데 말입니다? 환상 하나 가지고 다녀오기에 스위스는 상대하기 어려운 여행지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결혼 5주년 기념 리마인드 신혼여행으로 다시 한번 스위스를 선택했다.

    스위스를 상대하기 어려운 여행지로 꼽은 이유는 간단하다. 상대적으로 높은 물가! 스위스를 다시 찾은 이유도 간단하다. 신록예찬(新綠禮讚)! 우리는 스위스가 보여주는 신록의 미덕을 지나칠 수 없었다.

    그래서 이름조차 싱그러운 그린델발트와 탁 트인 융프라우를 바라볼 수 있다는 뮈렌(뮤렌)을 다음 목적지로 택했다. 스위스는 구석구석 만족스럽지 않은 곳이 없으니 이번 역시 그렇지 않을까?


    뮈렌(뮤렌) 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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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느 곳으로 가든 스위스 여행은 기차로 시작하는 것을 권하고 싶다. 철도 시스템이 뛰어난 것도 있지만 더 이상 말하기도 입 아픈 환상적인 기차 밖 풍경만으로도 기차를 선택할 이유가 충분하기 때문이다.

    뮈렌(뮤렌)으로 가는 길은, 베른을 시작으로 툰 - 스피츠 - 인터라겐OST - 벵겐(벵엔) - 라우터브루넨까지 다섯 번의 환승을 거쳐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창밖의 눈부신 풍경들 덕분에 피곤함도 잊은 채 감동에 흠뻑 빠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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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실은 최종 목적지였던 호텔 이름이 헷갈린 나머지 옆 동네 벵겐(벵엔)에 잘못 내리고 말았다. 어쩐지 맵에는 곤돌라 표시가 되어있더라. 꼬불꼬불 산길을 타고 올라가니 기차로도 되는가 보다 했다. 하지만 이렇게 실수로 잘못 온 곳마저 '실수 잘했다!' 싶을 만큼 스위스의 풍경은 배신이 없다. 

    뮈렌(뮤렌)이 독보적인 설경을 보여준다면 벵겐(벵엔)은 들판과도 같은 산맥 위의 위풍당당한 풍광을 보여준다. 이 글에서 굳이 뮤렌가는길을 적고 싶었던 것도 벵겐(벵엔)의 풍광에 반해서이다. 게다가 벵겐(벵엔)의 기차역은 한 폭의 그림과도 같았기에 "스위스는 역시 기차여행을 해야한다!"라고 다시 한번 알리고 싶다.

     

    뮤렌 (뮈렌) Mürr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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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라켄에서 기차로 20분 정도 이동해 라우터브루넨에 도착한 뒤 다시 곤돌라를 타고 10분가량 올라야 비로소 만날 수 있는 곳. 뮈렌(뮤렌)이다. 이곳은 인구 450명의 작은 스위스 시골 마을이다. 그래서인지 풍경 그 하나만 오롯이 감상할 수 있도록 마을 전체가 아주 조용하고 고요하다.

    높은 지대에 위치해 공공도로 이동이 불가하고 오로지 곤돌라로만 이동해야 해서 접근이 다소 어려운 편이다. 아쉬운 것은 배낭이나 캐리어 등 여행 가방을 이고 지고 찾아오기 번거롭다는 점과 마을 주민들이 일찌감치 생활을 마무리하여 해가 지고 나면 으스스한 분위기가 된다는 점이다.

    DSC03614_27620285.jpg:: 호텔뷰가 이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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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럼에도 봄,여름,가을에도 만년설을 접할 수 있고, 호텔에서 바라보는 풍경조차 시리도록 아름답고, 구글맵에 아예 한글로 표시될 정도로 한국인이 찾아낸 명소 뮈렌(뮤렌) 통나무에서의 프사각 인생샷이 있어 뮈렌(뮤렌)까지 찾아가는 고생을 이길 수 있다.

     Tip. 뮈렌 여행 꿀팁! 
    1. 작은 마을이기 때문에 서두른다면 당일치기 여행이 가능하다.
    2. 마을로 가는 첫 곤돌라 시간은 06:13, 마지막 곤돌라 시간은 20:35
    3. 라우터브루넨에서 벵겐(벵엔) / 뮈렌(뮤렌) 까지 가는 기차와 곤돌라에서는 왼쪽에 앉아야 더 멋진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4. 오전의 뮈렌(뮤렌) 통나무는 따로 줄을 안서도 되지만 햇빛이 부족해 사진이 안예쁘다. 줄을 서도 된다면 오후3시에서 4시 사이, 빛이 좋을 때 사진찍는걸 추천한다. 만년설과 숲비탈길이 함께 담기기 위해서는 위에서부터 아래로 찍는 것이 좋으며 통나무가 생각보다 높고 미끄럽기 때문에 안전에 유의해야 한다. 
    * 2019년 10월 기준 정보

     

    쉴트 호른 Schilthor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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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에야 통나무가 포토 스폿으로 인기지만, 원래 뮈렌(뮤렌)의 명소는 쉴트 호른이다. 해발 2,970m에 위치한 쉴트 호른은 뮈렌(뮤렌)에서 한 번 더 곤돌라를 타고 이동한다. 007시리즈 <여왕 폐하 대작전> 촬영지로 알려졌으며 봄까지도 눈으로 뒤덮여 있을 때가 많아 현지인들 사이에서는 하이킹이나 스키 여행지로 인기다.

    스위스 패스를 소지했다면 무료로 입장이 가능하다. 007 시리즈 촬영지답게 곳곳에서 영화 속 장면들을 감상할 수 있고, 지하에 있는 시네마 실에서는 제임스 본드처럼 헬리콥터나 봅슬레이 썰매를 타며 총을 쏘는 등 영화와 같은 상황을 즐겨볼 수 있다. 화장실에서조차 그 유명한 007시리즈 오프닝 곡이 흘러나와 재미나다.

    360도로 돌아가는 파노라마 레스토랑이 유명하고, 관광청 쿠폰을 활용한다면 컵라면을 무료로 즐길 수 있다. 눈을 바라보며 먹는 뜨끈한 컵라면이라니!! 평범한 컵라면 하나지만 스위스에서 느끼는 감정은 새롭기만 하다.

     Tip  특정기간마다 스위스패스 무료입장 또는 할인이 변경된다. 방문 전 따로 확인은 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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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쉴트 호른에서 내려오며 맞이하는 풍경은 더욱 벅차기만 하다. 알프스산맥 빙하 지형인 호른(혼 horn)을 뚜렷히 볼 수 있고, 스위스 3대 봉우리라 불리는 융프라우(융프라호우), 묀히, 아이거를 한 번에 감상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스위스 산들의 으리으리함은 아름다우면서도 깨끗한 모습에 가슴속 어딘가에 쾌청함을 안겨준다.

    한눈에 담기 어려운 풍경에 벅찬 가슴은 쉽사리 진정되지 않는다. 특히 전망대가 있는 비르그의 스릴 워크(유리바닥 또는 구멍이 뚫린 철제다리)를 이용한다면 더욱더 아찔하면서도 인상 깊게 아름다운 봉우리들을 감상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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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쉴트 호른 - 비르그를 거쳐 뮈렌(뮤렌)에 도착해도 좋지만 시간 여유가 된다면 김멜발트에 방문해 보는 것도 좋다. 아이가 있는 가족이라면 미세먼지 없는 자연 속 놀이터를 즐기기 좋고, 뮈렌(뮤렌) 과 이어져 있기 때문에 하이킹 코스로 훌륭하다. 몇 시간 동안 사람이 오고 가지 않을 정도라 은행나무 아래 벤치에서 누리는 풍경과 시간이 느긋함을 즐기기에 딱 좋다.
     

    그린델발트 Grindelwa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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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뮈렌(뮤렌)에서 기차로 2시간 정도 이동하면 그린델발트에 도착한다. 유명한 인터라켄 OST와는 40분 거리로 동선이나 시간분배를 중요시 생각하는 여행자라면 선호하기 어려운 여행지이다. 그럼에도 장엄한 아이거 북벽과 목가적인 풍경을 함께 감상할 수 있어 날이 갈수록 여행자들 사이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인기가 높아진 만큼 상점이나 레스토랑 운영도 활발하여 뮈렌(뮤렌)과 비교한다면 도시요, 높은 물가와 짐들의 번거로움으로 숙소 이동이 부담스러울 수 있다면 굳이 뮈렌(뮤렌) 숙박 없이 그린델발트에서만 시간을 보내도 좋은 환경을 지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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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웅장한 아이거 북벽 아래 목장인가 착각이 드는 듯한 들판을 보고 있노라면 정지용 시인의 '향수'가 절로 떠오른다. 그린델발트에 머무는 사람들은 입 모아 이야기한다. 그린델발트에서는 굳이 무언가를 하지 않아도 평안하다고, 바라만 봐도 좋다고.

    뮈렌(뮤렌)에서는 편의 시설과 레스토랑에서 부랴부랴 끼니를 때우고자 노력했다면 그린델발트에서는 풍경이 반찬이다. 차 한 잔을 마시더라도, 초콜릿 한 입을 베어 물더라도, 굳이 레스토랑이 아닌 마트에서 마련한 간단한 식사일지라도 초라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DSC03762_(2)_48621832.jpg:: 그린델발트 호텔뷰는 이 정도.

    FD2A0358_25447856.jpg:: 그린델발트에서는 꼭 밤 하늘을 감상해주세요.

    여전히 산악지대라 날씨가 험악하지만 뮈렌(뮤렌) 보다 낮은 지대로 내려와서인지 눈에 보이는 풍경이 확연히 다르다. 게다가 대부분 숙박시설이 스위스 전통가옥 샬레 형식이기 때문에 유럽여행에서 꿈꾸는 낭만도 그린델발트에서는 이룰 수 있다.

    날씨가 심각하게 흐리지 않다면 샬레 위로 흐르는 은하수나 아이거 북벽 사이에서 반짝이는 별들도 감상할 수 있어 로맨틱함은 절정에 다다르고 물가로 고통받는 스위스 여행의 유일한 단점이 까만 밤처럼 잊히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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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린델발트의 인기가 나날이 높아지는 이유는 피르스트와 함께하는 액티비티가 발달돼 있기 때문이다. 플라이어, 글라이더, 트로티 바이크, 마운틴 카트 등 그림 같기만 한 풍경 속으로 직접 뛰어든다는 것은 더할 나위 없는 즐거움이 될 것이다.

     Tip. 그린델발트 여행 꿀팁! 
    1.  산악지대가 많아 날씨가 변화무쌍하다. '날씨날씨', 'MeteoSwiss' 앱으로 미리 날씨를 확인하면 좋다.
    2.  한국인에게 인기가 높은 여행지 중 하나이기 때문에 한국어 안내가 잘 되어 있다.
     - 인스타그램 https://www.instagram.com/odinterlaken/
     - 홈페이지 https://www.outdoor-interlaken.ch/ko

     

    박프리

    집 아니면 여행, 신랑과 틈틈히 떠나는 주부여행자. 투어팁스 나트랑 가이드북 에디터 / 하나투어 달랏 패키지 컨텐츠 제작 / 한국관광공사 SNS 기자단 / SWALO 여행작가 / 두산백과 두피디아 여행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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