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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태극권과 다도의 만남! 항주 허팡지에 태극차관

    스누피 스누피 2013.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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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타, 음식

     

    태극권과 다도의 만남, 항주 허팡지에 태극차관

    중국식 티 타임의 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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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극권은 명나라 말기에서 청나라 초기 정도에 시작된 것으로 알려진 중국의 오래된 전통 무예 중 하나다. 다양한 권법이 있는데 그 중에서도 우리에게 널리 알려진 것은, 아침에 공원과 같은 넓은 공간에 모여 마치 체조처럼 사람들이 천천히 움직이고 있는 풍경과 동작이다. 이것은 태극권이 무술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기를 다스리는 명상이기도 한 까닭인데, 그야말로 중국인의 건강을 책임지고 있는 문화라고도 볼 수 있을 듯 하다. 실제로 중국을 여행하다보면 이른 아침 어느 공원에서든 땅의 기운과 하늘의 기운을 음미하며 천천히 움직이는 사람들을 볼 수 있으니 말이다. 물론 호신술이자 무술이기에 격렬한 동작도 있다고 한다. 

    이렇게 유구한 역사와 다양성을 자랑하는 태극권. 전투기술이라기 보다는 생활 속 문화처럼 중국인들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데, 이러한 태극권이 중국의 다도(茶道)와 만났다고 한다. 바로 '태극다예'가 그 주인공. 그 진수를 만나보고자 서동파와 서호로 유명한 '항주'를 찾았다. 그 중에서도 항주를 여행하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찾는다는 거리, '허팡지에'로 일단 출발해보자. 

      

     

    허팡지에 河坊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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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의 몟 거리 모습을 간직한 허팡지에는 다양한 볼거리와 먹거리가 사람들의 발걸음을 느리게 하고 정신없이 시선을 흩트린다. 청나라 때 맛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는 오랜 역사의 군것질거리부터, 현대적인 맛을 접목시킨 퓨전요리까지 없는 것이 없는 허팡지에!

    서민들이 즐겨 찾는 로컬 식당부터 만만찮은 가격을 자랑하는 고급 레스토랑까지 모두 존재하는 곳이다. 옛사람 같은 의복을 입고 장사를 하는 사람, 곳곳에서 장인정신을 자랑하며 작품활동에 여념이 없는 사람 등 각양각색의 모습을 구경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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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념이 될 만한 소품을 하나하나 들여다보며 쇼핑을 하거나 미각과 후각을 자극하는 여러 먹거리를 조금씩 맛보는 것도 즐겁지만 좀 더 중국에서만 체험할 수 있는 문화를 만나보고 싶다면 허팡지에 거리 중간에 위치한 '태극차관'으로 향하자.

    이곳에서는 기나긴 역사를 자랑하는 태극권과 다예가 합쳐진 모습을 감상할 수 있다. 말 그대로 중국식 애프터눈티를 즐길 수 있는 셈인데, 사실 굳이 찾지 않더라도 이곳은 청나라 특유의 푸른색 전통 복장에 검은색 모자, 길게 늘어뜨린 변발까지 마치 '황비홍'과 같은 무협영화를 재현한 듯한 직원들의 모습이 눈에 확 띄는 곳이다. 

    태극차관은 2층으로 되어 있고, 1층에서는 간단하게 차나 시원한 음료를 마실 수 있다. 2층은 좀 더 고급스럽고 전통적인 방식으로 근사하게 셋팅된 티 타임을 즐길 수 있다. 태극차관 내부 또한 무협영화 셋트장 같은 모습이라, 들어가는 순간부터 마치 시간을 되돌린 듯한 기분이 들어 여행자를 들뜨게 한다. 게다가 차에 관련된 소품 하나하나, 그곳을 채우고 있는 가구 하나하나 모든 것이 옛스러워 아름답다. 

    좁은 계단을 타고 올라가 허팡지에가 시원하게 내려다보이는 창가에 자리를 잡고 앉으면 익살스러운 청년이 나무로 둘둘 말린 메뉴판을 가져다 준다. 그런데... 끄응, 이곳이 중국인 걸 생각했을 때 가격이 만만치 않다. 그래도 이건 타임머신을 타고 잠시 옛날도 돌아간 대가라고 생각하기로 하고 그나마 예산에 맞는 차를 주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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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테이블 위에 차려진 중국 전통 티푸드를 조심스럽게 집에 입 안에 밀어 넣고 우물거린다. 과일은 있는데 껍질을 벗길 칼은 보이지 않아 부탁하니 청나라 복장을 한 청년이 가져온 건 식칼. 일행과 깔깔거리며 웃다가 다시 본전은 먹고 가자는 심정으로 돌아와 열심히 깎아서 먹는다. 사진을 찍으며 웃고 떠들고 있으니 차가 나왔다. 독특하게 찻주전자를 이용해서 차를 우려 마시는 것이 아닌 개완 (중국식 뚜껑있는 찻잔) 그대로 들고 마시는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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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행 중 중국어를 잘하는 예쁜 처자가 반달 눈을 하고 태극다예를 볼 수 있느냐 묻자, 잠시 후 아까부터 한쪽 구석에서 묵묵히 연습하던 청년이 기다란 주전자와 손수레를 들고 나타났다. 우리는 신이 나서 각자의 찻잔을 내밀었고 잔들이 자리를 잡자, 즉시 우리를 위한 태극다예 공연이 시작되었다. 그 화려한 모습에 같은 층에 있던 모든 손님들의 시선이 이쪽으로 집중됐을 정도. 

     

     

    taichi

     

    주둥이가 팔보다 훨씬 기다란 주전자가 현란하게 돌아간다. 다예를 펼치는 청년은 어디 다른 세상에 있는 것만 같다. 태극권의 콘셉트를 받아들인 것일 텐데 아침에 공원에서 봤던 느릿한 태극권과 이렇게 다를 줄이야! 절도 있는 동작들이 어찌나 근사하고 멋지던지! 그야말로 눈이 호강했던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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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근사한 과정으로 우려진 차라서 더 맛있다며 개완 속의 차를 홀짝였다. 여자 다섯이 앉은 테이블로 귀여운 청년들이 끊임없이 먹거리를 놓아주고 갔다. 이래저래 즐거운 시간여행이었다며 흡족한 마음으로 차관을 나섰다.

     

     

    Information

    주소 : 184 Hefang St, Shangcheng, Hangzhou, Zhejiang

    전화 : +86 571 - 8780 - 1791

    영업시간 : 09:00-21:00

     예산 : 90-300위안

     

     

     

    스누피

    글 쓰기, 사진 찍기, 낯선 사람에게 말 걸기, 길 잃어버리기, 여행 다니기, 맛있는 음식, 와인, 달콤한 것들, 홀짝일 수 있는 세상의 모든 차, 책 읽기를 무지하게 좋아하는 아주 보통의 지구인. blog_ http://peanutsholic.blog.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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