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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 2015.01.09

    카테고리

    유럽, 서유럽, 예술/문화

     

    브레멘, 아기자기한 중세시대에서 길을 잃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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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세 시대가 아기자기하다? 그리 흔히 어울리는 조합은 아닐 거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브레멘을 다녀오고 나서, 아기자기한 중세 시대는 이곳을 표현할 수 있는 가장 적절한 단어가 아닐까 싶다. 귀여운 도시 브레멘을 소개한다.

     

     

     

    1. 브레멘은 어디?

     

    베를린에서 기차를 타고 약 두 시간 반 정도 가면 브레멘이라는 작은 도시를 만날 수 있다. 솔직히 그리 큰 도시도, 유명한 도시도 아니었기에 많은 기대를 하고 가지는 않았다. 그래서였을까? 난 브레멘만의 특별한 분위기와, 왠지 정감 가는 도시의 모습에 여행하는 내내 얼굴에 미소를 지었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도시가 되어서 인지 모르겠지만, 함부르크와 브레멘 중 어디를 갈까 고민하고 계시는 분이 있다면, 나는 단연 브레멘을 추천해 드리고 싶다. 

    브레멘은 위에도 말했듯이 소규모 도시이다. 하지만 소규모 도시임에도 불구하고 베를린, 함부르크의 뒤를 잇는 자치 행정 구이다. 즉, 특정한 주에 속하지 않는 도시 자체가 주의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어떻게 이런 소도시가 자치 행정구가 될 수 있었을까 의아해했지만, 조사를 해 보니 965년에 도시권을 얻고, 1646년에 자유 한자 도시가 된 오랜 역사를 지닌 도시였다. 또한 베저강을 중심으로 함부르크 다음으로 독일 제2의 무역항으로 이름을 떨쳤다고 하니, 작게만 보았던 브레멘이라는 도시가 새로이 보였다.

    브레멘을 잘 보기 위해서는 대략적으로 세 곳을 포인트로 그 주변을 무작정 걸어 다니시라고 말씀드리고 싶다. 왜냐하면 무작정 길을 걷더라도 곳곳에 숨어있는 브레멘의 보물을 발견하는 재미 때문에 길을 잃어도 잃지 않은 것 같은 곳이기 때문이다. 그럼, 아기자기하면서도 중후한 중세 시대의 조화가 매력적인 브레멘으로 가보자.

     

     

     

    2. 첫 번째 포인트, 마르크트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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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르크트 광장 모습

    브레멘은 오래된 도시인만큼 여느 유럽 도시들처럼 광장을 중심으로 도시가 형성된 모습을 볼 수 있다. 그 중심에 마르크트 광장이 있다. 브레멘 중앙역에서 앞으로 뻗어있는 Herdentorstein 길을 쭉 따라 직진하면 공원을 지나 바로 마주하는 구시가지의 중심에 위치하고 있다.

    * 참고: 중앙역에서 트램을 탈 수도 있지만, 충분히 걸어갈 수 있는 거리이며(중앙역에서 도보 10~15분 소요),  잠시 공원에서 쉬어갈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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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브레멘 옛 시청사 건물 모습

    마르크트 광장에는 한자도시로 번영했었던 당시의 모습을 찾아볼 수 있는데, 그중의 하나는 1405~9년에 건립된 옛 시청사 건물이다. 고딕 양식 건물이지만 17세기 초에 베저 르네상스 양식으로 개조되었다고 한다.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될 만큼 역사가 있는 곳으로, 지금까지 현 시장과 시의회장이 이곳에서 근무한다고 하니 그 의미가 더욱 빛나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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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옛 시청사 옆 롤란트 동상의 모습

    마르크트 광장의 또 하나의 볼거리는 바로 롤란트상이다. 백과사전의 말에 의하면 상업적 권리와 자유를 상징하기 위해 세워진 동상 중 가장 대표적이고 오래된 것이라고 한다. 1404년에 세워진 동상으로 그 높이가 5.5m나 된다. 이곳 또한 옛 시청 사와 함께 유네스코 유산으로 등록되었다고 한다. 롤란트 동상의 모델은 중세문학 롤란트의 노래에 등장하는 영웅 롤란트라고 하는데, 웅장하고 위엄 있는 그 모습이 브레멘 시내를 바라보며 수호하고 있는 기사같이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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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옛 시청사 성 페트리 성당의 모습

    옛 시청사 오른쪽에는 두 개의 높은 첨탑을 자랑하는 성 페트리 성당을 볼 수 있다. 이곳 또한 1042년에 지어진 건물로 브레멘과 그 역사를 함께 해온 곳이라고 할 수 있다. 원래 목조건물로 지어졌었는데 색슨족의 공격으로 불에 타 그 후에 바실리카 양식으로 재건되었다고 한다. 사진상으로 다 나타낼 수 없는 게 너무 아쉬울 정도로 웅장한 성 페트리 성당은 마르크트 광장의 모습을 한층 격조 있게 만들어 주고 있다. 그리고 이런 성당 앞에 자유롭게 모여 앉아 이야기를 나누는 사람들, 커피 한 잔과 휴식을 취하는 사람들의 모습에서 역사와 현재를 이어주는 다리 역할을 해주는 곳이 아닐까라는 생각도 해 보았다. 

    * 참고 : 1유로를 내고 성당에 들어가면 첨탑 위 전망대에서 구시가지를 내려다 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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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브레멘 음악대 동상 모습

    그림형제의 고전 동화인 브레멘 음악대! 브레멘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단어가 아닐까 싶다. 그리고 시청 뒤편으로 그 유명함을 알리는 브레멘 음악대 동상이 서 있다. 동상 앞에는 역시 많은 관광객들이 몰려있었고, 오랜 시간 동안 당나귀의 다리를 잡고 사진을 찍은 관광객들 덕분에 당나귀의 다리는 금빛을 하고 있다. 나 또한 사람들이 잠시 사라진 틈을 타 당나귀 다리를 잡은 한 컷을 찍을 수 있었다. 브레멘 음악대 이야기가 실제로 일어난 일은 아니지만 전 세계적으로 알려지며 유명해졌을 뿐만 아니라 동화 한편이 브레멘이라는 도시를 대표하고 있다는 것이 대단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3. 두 번째 포인트, 뵈트허 거리 (Böttcher stras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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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뵈트허 거리의 입구 모습

    마르크트 광장에서 베저강 쪽으로 가는 방향으로 좁은 골목들이 많이 들어서 있는 데, 그중에서 가장 유명한 골목이 바로 뵈트허거리다. 중세 시대에는 광장과 베저강을 연결하는 주요 장소로 사용되었지만 19세기에 항구의 이전으로 이곳의 기능 또한 상실하였다고 한다. 하지만 1922년 독일커피 상인인 '루드빅 로젤리우스'에 의해 새로운 랜드마크로 거듭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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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거리에는 거의 모든 건물이 빨간 벽돌로 지어졌다. 이는 조각가 베른하르트 훼트거와 함께 만들어낸 이곳의 독특한 양식으로, 독일 표현주의 건축과 벽돌 표현주의 양식으로 지어졌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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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뵈트허 거리 외에도 뵈트허 거리에서 이어지는 좁은 골목골목 안을 돌아다니다 보면 정말 과거 속에 들어와 있는 듯한 느낌이 들 정도이다. 거리에는 주로 레스토랑 및 카페, 박물관, 바, 상점들이 들어서 있는데, 미로 같은 좁은 골목 안 다양한 상점들을 구경하거나, 커피 한 잔을 하는 여유를 가져 볼 수도 있다.

     

     

     

    4. 세 번째 포인트, 슈노어 지구 (Schno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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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브레멘의 아기자기한 모습을 가장 잘 나타내 주는 곳은 바로 이곳 슈노어 지구가 아닐까 싶다. 성 페트리 성당 끝 맞은 편쪽에 위치한 맥도날드를 끼고 우회전을 하면 Balgebrueck st.이 나오는데 이 길을 따라 중간쯤 가다 보면 왼편으로 아이스크림 가게가 보인다. 그 아이스크림 가게 옆 계단으로 내려가면 슈노어 지구로 갈 수 있다. 슈노어는 1600년대에 지어진 지구로, 아직도 그 모습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어 브레멘의 유명한 골목 중에 하나이기도 하다. 300년 전에 지어진 작은 집이 아직까지 게스트하우스로 사용되고 있을 만큼 옛 건물들이 잘 보존된 곳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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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슈노어 지구가 어디부터 어디까지라고 정확하게 정해져 있는 것 같지는 않지만, 나는 그 아이스크림 가게 옆 계단으로 내려가는 순간부터라고 하고 싶다. 왜냐하면 그 순간부터 마르크트 광장과 뵈트허거리 와는 사뭇 다른 브레멘의 모습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작은 집들이 옹기종기 모여있는 모습은 정말 동화 속에 나오는 것 같은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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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좁디좁은 골목 사이로 늘어선 상점과 카페들의 모습이 너무 귀엽게 느껴졌다. 그렇게 한참을 지도도 보지 않고 눈에 띄는 골목을 따라 구경을 한 것 같다. 특히 작은 골목골목마다 수공예품을 파는 상점들이 자리 잡고 있는데, 그 모습 또한 어찌나 예쁘고 귀여운지, 구석구석 잘 둘러봐야 놓치지 않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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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슈노어 지구 한 인형가게 모습

    이곳은 눈에 띄는 인형가게였는데, 가게 안에 들어가 보니 많은 종류의 귀여운 인형들이 있었고, 인형을 직접 만들고 계신 할머니 한 분 또한 만날 수 있었는데, 묵묵히 인형을 만들고 계신 할머니를 보며 수공예로 명성을 쌓아온 이곳의 전통을 느낄 수 있었다. 2층은 할머니께서 살고 계신 집이니 올라가지 않도록 주의하자.

     

     

     

    베를린, 함부르크, 뮌헨처럼 유명한 도시는 아니지만 그만의 역사와 매력을 가지고 있는 도시, 브레멘!

    독일 여행시 꼭 한번 들려보면 좋겠다.^^

     

     

     

    INFORMATION

    - 브레멘 관광청 홈페이지 : http://www.bremen-tourism.de/

    - 대한항공 : 인천 ~ 브레멘, 파리 경유 약 30시간 소요 

     

     

     

     

     

     

     

     

    홍

    현재 베를린에서 어학연수생으로 머물고 있지만 여행카페와 블로그 그리고 한국 모 잡지 의 베를린 해외통신원으로 활동하며 현지인만 아는 특별한 장소를 소개 해 오고 있다. 디자인을 전공하였지만 디자이너로 일은 안하고 다른 문화, 언어, 사람들을 새롭게 알아가는 것에 푹 빠져, 대학시절부터 유럽을 시작으로 일본, 미국, 터키, 그리스, 아프리카를 누비며 세계 곳곳을 여행하며 배우고, 성장한 1인 이다. 그리고 지금도 그녀의 문화예찬 꿈은 계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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