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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녀들, 세계 3대 미술관, 마드리드의 프라도 미술관

    나예 나예 2017.02.03

     

    스페인의 3대 화가는 엘그레코, 고야, 그리고 벨라스케스! 마지막으로 벨라스케스의 <시녀들>을 소개하며 마드리드의 프라도 미술관에 대한 이야기를 마무리하려 한다.

     

    미디어 속에서 만났던 <시녀들>은 아기자기한 구성 때문인지 그다지 크게 느껴지지 않았었는데 실제로 보니 일단 생각보다 그림이 엄청 크고.... 그림 속에 표현되어있는 공간(화실)은 더 큰 것 같은 느낌이다. 그리고 관람자인 우리가 뒤로 물러나면 물러날 수록 화실이 점점 더 크게 보인다. 마치 우리가 그림 속의 화실 안에 함께 들어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일종의 착시현상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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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림의 오른쪽을 보면 초상화를 그리고 있는 화가의 모습이 당돌할 정도로 크게 표현되어있는데, 이는 벨라스케스 본인을 나타내는 것이다. 그리고 화가의 옆쪽엔 거울인지 유리 창문인지 액자인지 모르겠지만 뭔가 네모난 물체가 있고 그 안에 펠리페 4세 국왕 부부의 모습이 어렴풋하게 보이고 있다. 

     

     

     668702bb-e92e-467c-bd03-ce2a3ddc6277 - 복사본

    이 그림 속의 상황은 어떤 상황일까? 

    1) 화가가 국왕 부부의 초상화를 그리는 중에 어린 공주가 시녀들을 대동하고 놀러옴

    2) 화가가 어린 공주의 초상화를 그리는 중에 국왕 부부가 창문으로 슬쩍 들여다보는 중

    이 외에도 여러 의견이 있지만 보통은 1로 본다.

     

     

    하지만 조금 의아한 부분이 있다. 국왕 부부의 초상화를 그린다면서 정작 그림 속엔 거울에 흐릿하게 비치는 것을 빼면 국왕 부부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만약 내가 왕인데, 나에게 바치겠다며 화가가 이런 그림을 가져왔다면? 이건 거의 농락의 수준이다. 하지만 다시 한번 전체적으로 그림을 들여다보자. 사실 이 그림은 "왕과 왕비를 그린 것"이 아니라 "왕과 왕비가 보는 장면"을 그린 것이다.

     

    직접적으로 그려져 있진 않지만 거울에 왕과 왕비가 비친다는 것은 왕과 왕비가 거울 앞, 화가의 이젤 앞쪽에 서 있다는 뜻이다. 하지만 지금 그 위치에 서있는 사람은 바로 관람자인 우리. 다시 말해, 이 그림은 우리를 잠시나마 그림 속 왕과 왕비로 만들어주는 그림이다. 평범한 그림인 듯 하지만 알고보면 관람자인 우리까지 끌여들여 현실과 그림 속을 넘나드는 중인 명작이다. 그 시절에 이런 고차원적인 생각을 하다니, 인셉션이 따로 없다. 

     

     

    화가가 그리고자 했던 것은 무엇인가? 라는 내용에 있어서는 분명 아리송한 부분이 많지만 그림 자체만 놓고 보면 흠잡을데 없는 완벽한 그림이다. 독특한 조명 효과(광원이 그림의 앵글 바깥에 있음)와 자연스러운 인물들의 모습은 물론이고 앞쪽의 개 또한 털 하나하나의 묘사가 엄청나서 진짜 털을 붙여놓은 것 같은 수준이니 꼭 한번 가까이에서 유심히 보시길 추천드린다.  

     

     

    덧붙이는 정보

    1. 이 작품은 후대의 많은 화가들에게 영향을 주었다. 바르셀로나의 피카소 미술관에 가면 피카소가 이 작품을 모티브로 해서 그린 <시녀들> 연작을 구경할 수 있다.

    2. 난쟁이를 포함하여 그림 속 인물들의 신분과 이름은 기록에 모두 남아있으며 실존 인물들이다. 

    3. 물론 <시녀들>뿐 아니라 벨라스케스가 그린 다른 초상화도 프라도 미술관에 많이 있다. 당시 왕가의 정통성을 유지하기 위해 택한 근친혼 때문에 다들 주걱턱을 갖고있으니 턱을 유심히 보자. 사실 <시녀들>의 어린 공주조차 벌써 주걱턱의 기미가 보인다. 초상화란 자고로  자고로 모델의 기분이 좋아야 하는 그림이니 이를 미화하려고 노력한 흔적이 드러나지만 그래도 다들 워낙 심한 주걱턱이어서 그런지 티가 나긴 한다. 보통 초상화라는 장르는 누굴 그린건지 알 수 없으면 유독 재미없게 느껴지는데 다른 밋밋한 초상화들에 비해 이쪽 초상화들은 주걱턱 때문인지 덜 지루한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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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초상화 위주의 작품 활동을 하던 벨라스케스가 어느날 루벤스를 만나고부터 무슨 자극을 받았는지 신화를 주제로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고 하는데 그 때 그려진 작품이 <취한 바쿠스>라고 한다. 그림 속의 Jar는 지금도 식당에서 샹그리아를 주문하면 가져다 주는 그런 Jar와 똑같이 생겼고(병이 두개인데 하나는 넘어져서 밑바닥만 보임) 주름이 자글자글하며 벌겋게 달아오른 농부들의 모습도 무척 사실적이어서, 환상적인 느낌이 강한 루벤스의 작품과는 조금 차이가 있어 보인다. <불카누스의 대장간> 또한 신화를 토대로 한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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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nfo]

    - 현지명 : Museo del Prado

    - 주소 : Calle Ruiz de Alarcón 23, 28014 Madrid

    - 홈페이지 : https://www.museodelprado.es

    - 오픈시간 : 월요일부터 토요일 10시~20시 / 일요일과공휴일 10시~19시 / 1월 6일과 12월 24일, 12월 31일 10시~14시

    - 휴무일 : 1/1, 5/1, 12/25 

    - 입장료 : 15유로

    - 참고 : 월요일부터 토요일의 18시~20시 /일요일과 공휴일의 17시~19시 / 무료 입장 가능

     

     

    나예

    미래에서 왔습니다. 아, 미술관에서 왔다고 해둡시다. http://blog.naver.com/egg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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