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문 바로가기
  • 메뉴 바로가기
  • 하단 바로가기
  • 르코르뷔지에의 건축, 도쿄의 국립 서양 미술관

    나예 나예 2017.03.14

    카테고리

    일본, 도쿄, 예술/문화

     

    복작거리는 아메요코 시장을 지나고 한적한 우에노 공원을 지나면 나타나는 우에노의 국립 서양 미술관. 이 미술관은 마츠카타 개인이 수집한 인상주의 작품들에서 시작되었다고 한다. 하지만 전범국의 책임을 물어 수집품들이 한때 프랑스 정부에 압수되었다가 '국가 재산이 아닌 개인의 재산이므로 돌려달라'는 의견이 받아들여져 후에 되돌려 받았다고 한다. 대신 반 고흐의 작품인 <아를의 침실>은 빼앗기고 나머지는 '공공을 위한 미술관을 만들어 공개한다'는 조건 하에 되돌려받은거라 울며 겨자먹기로 이 미술관이 생긴 것이다.

     SAM_3983

     

     

    그 당시에 한 개인이 이만큼 높은 예술적 안목을 가진 것도, 이것들을 다 사모을 만큼 엄청난 자금력이 있었다는 것도 놀랍고(아무리 그때가 전쟁통이라 조선 사업이 잘되었다고해도) 직접 찾아다니고 협상하며 그림들을 사들인 것도, 추후 프랑스 정부에서 합의를 해 되돌려준 것도 모두모두 놀라운 일 인듯 싶다. 그리고 그 덕분에 '한 개인의 소유물'이 될 뻔했던 대단한 작품들을 우리가 볼 수 있게 된 것은 참으로 다행스러운 일이기도 하다. 물론 프랑스에 가서 볼 수 도 있지만, 아무래도 일본이 가까우니까 우리에겐 훨씬 편한 셈이다.

     SAM_3987
     
     
    정문으로 들어서면 서양식 회화와 조각들의 향연이 펼쳐진다. 미술관 건물 자체도 거장인 "르코르뷔지에"의 작품이니 말 다했다. 로댕의 대표작인 <생각하는 사람>, <지옥의 문>, <칼레의 시민> 등을 만날 수 있다.  
    2016.0125 SAM_3986

     

     

    물론 초기에는 마츠카타 개인이 수집한 인상주의 작품들(약 370여점)이 주였지만 그 이후에 미술관을 열게 되면서 르네상스, 바로크 시대의 작품들도 많이 끌어왔다. 그 결과 지금 이곳의 콜렉션은 중세시대 종교화부터 시작해 20세기 후반의 현대미술을 망라하는 수준이 되었다. 소장 작품의 수는 대략 5,500개 쯤 된다고. 그러면서도 다들 대표작들이라 전시품들은 대개 미술 교과서에 나와있는 것들만 골라서 전시한게 아닌가 하는 착각이 들 정도다. 아주 유명하고 정석적인 작가와 그들의 작품. 미술에 관심이 없는 사람이어도 어디서 들어본것 같은데? 하는 작가들과 어디서 본 것 같은데? 하는 작품들이라고 알아볼 법한 콜렉션이다. 이 미술관을 쭉 돌아보면 20세기까지 서양 미술사의 전반적인 흐름을 이해할 수 있을 정도다. 이런 작품들이 상설 전시되어있어 내가 원하면 언제든 볼 수 있다는 점은 대단하고 또 대단하고 부럽다. (물론 소장 작품의 수가 어마어마하다보니 늘 한꺼번에 작품을 다 꺼내놓지는 못하고, 주제에 따라 조금씩 교체하고 있기는 하다)

    IMG_6461

    △ 할렘의 풍경을 상상해서 그린 르누아르의 <알제리풍의 파리여인들>도 교섭 당시 프랑스 정부에서 돌려주지 않으려 했다.

     

     

    IMG_6463 IMG_6475

    △ 반 고흐의 <장미>

     

     

     IMG_6468

    △ 모네의 <수련>

     

     

    일본에서 미술관에 다니다보면 '대체 이 작품이 왜 여기에..?' 싶은 경우가 꽤 많다. 그만큼 저변이 넓고 티켓 파워도 상당하다는 증거일터. 상설 전시의 수준이 그 정도이니 특별 전시들은 더더 대단하고 유명한 것들이 오곤 한다. 대단한 것들을 좀더 편하게 자주 접할 수 있는 환경에서 사는 사람들과 그렇지 못한 사람들은 확실히 차이가 있다. 미술에만 국한되는 이야기가 아니라 그게 뭐든간에 말이다. 요즘 들어 한국에도 수준 높은 전시들이 점점 더 찾아오고 있어 그 변화가 무척이나 반갑다.

     IMG_6474 IMG_6459
    △ 커플 옆의 작품은 마네의 <Monsieur Brun의 초상> 
     
     
    이 미술관의 소장품들은 대개 프랑스 작품들로 이루어져있는데다가 건물 자체도 거장인 르코르뷔지에가 지은거라 프랑스와 일본이 합작하여 '르코르뷔지에의 건축'이라는 이름으로 세계 문화 유산 등재를 진행중이기도 하다. 잘 알다시피 일본은 세계 문화 유산 등재에 목숨을 거는 나라이고, 프랑스 또한 이 쪽에서 나름 영향력이 있는 나라이니 조만간이든 더 나중이든, 아무튼 언젠가는 국립 서양 미술관이 세계 문화 유산으로 지정될 것이라 예상해본다. 그 날이 오면 분명 관람객들이 더 많아질 듯하니 그 전에 후딱 방문해보는게 어떨까.
     
     

    [info]

    - 현지명 : 国立西洋美術館

    - 주소 : 東京都台東区上野公園7番7号

    - 홈페이지 : http://www.nmwa.go.jp

    - 오픈시간 : 9시 30분 ~ 17시 30분 / 금요일과 토요일은 9시 30분 ~ 20시 

    - 휴무일 : 매주 월요일 / 부정기는 홈페이지 참조 

    - 입장료 : 상설 전시의 경우 430엔

     

    나예

    미래에서 왔습니다. 아, 미술관에서 왔다고 해둡시다. http://blog.naver.com/egg0001

    같이 보기 좋은 글

    도쿄의 인기글

    나예 작가의 다른글

    전체보기

    SNS 로그인

    복잡한 절차 없이 SNS 계정으로
    간편하게 댓글을 남겨보세요!

    겟어바웃 에디터라면 로그인을 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