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큰 거울
우유니 소금사막
볼리비아 우유니 소금사막은 페루의 마추픽추, 브라질&아르헨티나 국경에 자리한 이구아수 폭포와 함께 남미 여행의 하이라이트로 불린다. 수많은 미디어에 노출된 뒤, 우리나라 여행자도 제법 이곳에 도전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우유니 소금사막은 두 차례 다녀왔다. 7년 사이 우유니 소금사막은 그야말로 국민여행지가 되어 있었다.
과거에는 한국인 여행자가 어쩌다 한 번씩 한두 명 보였을 뿐인데 지금은 이야기가 다르다. 아예 한국인 여행자를 상대로 하는 여행사가 무려 3개나 생겼다. 매일 아침 여행사 앞은 한국인 여행자로 북새통이다. 마치 강원도나 제주도를 방문한 느낌도 든다.
우유니 마을 자체는 매우 작다. 사막에 생긴 마을이다 보니 숙소의 등급 또한 낮은 편. 마을에 시장이 하나 있고, 기차역 주변에 여행자 광장이 조성되어 있다. 노란색 시계탑을 기준으로 여행사가 들어서 있는데, 우유니 소금사막으로 떠나는 투어는 보통 이곳에서 신청한다. 흥정은 필수. 여러 여행사를 둘러보고 가격을 비교한 뒤, 자신에게 맞는 프로그램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많은 여행자들이 우유니 데이투어를 신청한다. 여기서 데이투어란 아침 10시경에 출발해 우유니 소금사막 주변의 명소를 둘러보고 점심을 먹은 뒤 노을 질 무렵에 돌아오는 투어를 말한다.
일반적으로 우유니 소금사막에서 신청하는 투어는 세 가지로 나뉜다. 지금 이야기한 데이투어 외에 노을 질 무렵에 출발해 밤늦은 시각에 돌아오는 '선셋+스타라이트 투어' 그리고 새벽에 출발해 아침에 돌아오는 '스타라이트+선라이즈 투어'가 있다. 보통의 여행자는 데이투어와 함께 둘 중 하나를 선택한다.
보통 7명 정도의 여행자로 구성해 우유니 투어가 진행된다. 랜드크루저 차량에 오른 한국인 여행자들은 어색한 인사를 나눈다. 제일 먼저 도착한 곳은 마을 남쪽에 있는 우유니 기차 무덤.
이제는 달리지 않는 폐열차들이 대충 흩어져 있는데, 사진촬영 명소로 유명해졌다. 파상풍 예방을 위해 상처가 생기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따라서 남미 여행을 앞두고 있다면, 황열과 함께 파상풍 예방접종을 권장한다.
우유니 기차무덤에서 약 20분 정도의 시간을 가진 뒤, 한참을 달려 콜차니 마을에 닿는다. 우유니 소금사막으로 향하는 마지막 관문과도 같은 작은 마을이다. 소금으로 만든 건물이 많은데, 주변에는 여행자를 상대로 한 기념품 가게가 즐비하다.
콜차니 박물관을 둘러보는 것을 추천하는데, 이유는 마지막으로 화장실을 다녀올 수 있기 때문이다. 참고로 소금사막에는 화장실이 없다.
콜차니 마을에서 판매하는 기념품은 위 사진과 같다. 라마 인형, 조잡한 액세서리 등이 보이는데 이왕이면 소금 관련 아이템을 구입하는 것을 추천한다. 다른 것들은 페루나 볼리비아 일대의 모든 도시에서 살 수 있으니 말이다.
콜차니 마을을 뒤로하면 금세 소금사막에 닿는다. 개인적으로 소금사막은 두 차례 모두 우기에 방문했는데, 날씨 운이 모두 좋았다. 참고로 우유니 소금사막의 우기는 11~3월 사이.
우기이기 때문에 온종일 비가 내릴 확률이 높다. 지금과 같은 날씨와 만나는 것은 신의 뜻이다. 비가 온 뒤, 맑은 날이어야 한다는 것이 1차 조건이고, 적당한 양의 물이 고여야 하는 것이 2차 조건이다. 여기에 또 적정량의 구름이 지나가야 한다는 것이 3차 조건이다. 이 모든 조건이 맞아야 하늘과 땅이 하나가 되는 완벽한 데칼코마니를 만날 수 있다.
오래전 우유니 소금사막은 바다였다. 지각변동으로 지금의 고산지대로 솟아오른 것. 어마어마한 소금이 묻혀 있는데, 이는 볼리비아 국민이 수백 년을 먹고도 남을 양이다. 허리를 숙이고 땅을 만져보면, 굵은소금 결정이 금세 한 움큼 잡힌다.
우유니 소금사막에서의 점심은 보통 이렇다. 가이드 겸 기사가 싸온 음식을 사막 한가운데서 맛보는 것. 보통 닭고기에 약간의 과일, 샐러드 등이 준비되는데, 이색 메뉴로 라마 스테이크가 올라오기도 한다.
이쯤 되면 어색했던 멤버들도 친해지는 단계다. 오늘 아침만 해도 서로 몰랐던 멤버들은 '여행'이라는 공통분모로 어느새 하나가 되었다. 길 위에서 만나는 새로운 인연들, 여행이 즐거운 이유다.
점심을 먹은 뒤, 노을 무렵까지 다시 사진촬영 시간을 가진다. 우유니 소금사막에 왔다면, 질릴 때까지 사진을 찍으면 된다. 평소 인증 사진에 인색한 여행자라도 이곳이라면 이야기가 다르다. 우유니 소금사막은 세계인의 버킷리스트다. 평생 써먹을 기념사진을 모아야 한다. 멤버들은 다양한 포즈로 기념사진을 찍고 또 찍고 다시 찍는다.
동양인 여행자나 서양인 여행자나 매한가지다. 풍선과 우산, 멋진 원피스 등 소품을 준비하면 더욱 멋진 기념사진을 찍을 수 있다. 최근에는 스냅 작가가 이곳까지 진출해 여행자를 상대로 기념사진을 찍어주기도 한다. 멋진 아이템과 약간의 아이디어만 있다면, 꽤 근사한 기념사진을 건질 수 있을 것이다.
우유니 소금사막은 이제 국민여행지가 된 만큼, 한국인 여행자가 미어터진다. 더구나 2월로 넘어가는 지금 이 시기는 완벽한 우기다. 다시 말해 사진 속 장면과 만날 확률이 가장 높은 시기다. 짐작건대 오늘 아침에도 수많은 한국인 여행자가 우유니 소금사막에서 멋진 기념사진을 남겼을 것이다.
페루 가이드북 제작을 위해 다시 찾았지만 옆 동네 볼리비아를 반드시 들러야 했다. 다행히 이번에도 날씨 운이 좋았다. 멀리 이곳까지 왔지만 비만 보다 돌아가는 여행자도 상당히 많다. 따라서 우유니 소금사막에 간다면 장기 여행을 추천한다. 만약 비를 만나면 우유니 마을에서 며칠 더 머물면 된다.
그렇게 사진 삼매경에 빠져있다 보니 금세 노을 질 무렵이다. 우유니의 노을 또한 일품이다. 여행자는 우유니가 선사하는 다양한 모습에 또다시 감탄사를 터트리고 만다.
지평선 너머로 넘어가는 해를 바라보며 멤버들은 다양한 포즈로 또다시 사진을 찍는다. 물이 고여 있어 수평선이라는 착각이 든다. 데이투어는 노을까지다. 온종일 함께한 여행자들은 서로의 SNS 주소를 교환하며 서로의 여행운을 빌어주고 헤어진다.
그렇게 마을로 돌아와 잠시 개인정비를 한 뒤, 다음날 새벽 다시 여행사 앞에 모인다. 이번에는 '스타라이트+일출 투어'에 참여하기 위해서다. 개인적으로 우유니의 밤은 이번이 처음이다. 우유니의 밤을 만끽하고 싶다면, 튼튼한 삼각대를 반드시 준비하는 것을 추천한다. 삼각대가 있어야 이러한 사진들을 건질 수 있다.
삼각대를 설치한 뒤 장노출로 은하수를 담고, 또 휴대폰의 불빛을 이용해 이러한 사진을 찍을 수 있다. 당연히 멤버들의 반응도 좋다. 무거운 삼각대를 들고 간 덕분에 멤버들 역시 역대급 우유니 인증 사진을 건질 수 있었다. 우유니의 밤, 은하수는 물론 실시간으로 떨어지는 별똥별도 감상한다. 우유니의 밤을 수놓은 수많은 별은 하늘은 물론 바닥에도 떴다.
그렇게 별 사진을 찍다 보면 어느새 아침이 밝아올 것이다. '스타라이트+일출 투어'는 보통 3시간 정도 이루어진다. 데이투어에 비하면 짧기 때문에 가격 또한 저렴한 편. 다시 이야기하지만, 삼각대가 없다면 그저 멍하니 별만 구경하다가 돌아온다. 스마트폰으로도 멋진 별 사진을 찍을 수 없다.
우유니의 일출 또한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감동을 준다. 일출을 끝으로 다시 마을로 돌아간다. 여행자는 모두 말을 잃은 채 저마다의 생각에 잠겨있다. 나뿐 아니라 함께한 멤버들 모두 평생의 추억을 선물 받았을 것이다.
TRAVEL INFO
우유니 투어 여행사 선정하기
우유니 소금사막은 다양한 투어가 존재한다. 소금사막과 주변 명소를 둘러보고 오는 당일치기 투어와 소금사막을 시작으로 라구나 국립공원과 주요 호수를 두루 둘러보는 2박 3일 투어로 나뉜다.
당일치기는 스타라이트+선라이즈 투어, 데이 투어, 선셋+스타라이트 투어로 구분된다. 투어 비용은 150~200볼리비아노 수준. 우유니 시계탑 주변의 여행사에서 이들 투어를 신청할 수 있다. 당일치기 여행사는 오아시스, 브리사, 호다카가 한국인 여행자에게 유명하다. 보통 5~6명으로 멤버가 구성되어 작은 차를 타고 움직이는 것이 보통. 한국인 여행자와 함께 어울려 투어에 참여하는데, 가이드가 다양한 콘셉트 사진을 찍어주기 때문에 매우 인기 있다.
2박 3일 투어의 경우 이들 외의 여행사에서 신청할 수 있다. 주요 포인트는 콜차니 마을, 소금사막, 아르볼 데 피에드라, 라구나 콜로라다, 간헐천 등이다. 볼리비아 최남단에 자리한 라구나 베르데까지 갔다가 다시 우유니로 돌아오거나, 칠레로 넘어가는 여행자로 나뉜다.
14년차 여행전문 기자.
온라인에서 ‘기곰천사’라는 닉네임으로 활동 중인 여행작가.
계획 없는 여행을 선호한다. 어떤 일이 펼쳐질지 모르는 길 위에서의 불확실성을 즐긴다
- 국내여행잡지 KTX매거진 기자
- 해외여행잡지 <에이비로드> 기자
- 대한항공 VIP매거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