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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천 년이 넘은 붉은 도시, 모로코 마라케시에 가다

    이수호 작가 이수호 작가 2019.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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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외, 아프리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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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코 마라케시는 천 년을 버틴 베르베르인의 도시답게 거리 곳곳에서 시간이 멈춘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미로를 방불케 하는 마라케시 수크, 다양한 볼거리로 가득한 제마 알프나 광장은 핵심 포인트. 또 사하라 사막으로 가는 관문 도시로 세계 각국의 여행자들이 모여든다.

     


    아라베스크의 신비로운 향연 바히아 궁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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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히아 궁전은 현지어로 '아름다운 궁전'이라는 뜻의 건축물이다. 제마알프나 광장 서남쪽, 마라케시 시장 초입에 자리하고 있다. 입구를 통과해 약 100m 정도 걸으면, 우측에 좁은 문이 나오는데, 그곳이 바이하 궁전 입구다. 좁은 문을 통과하면, 아라베스크 문양의 신비로운 내부 장식과 작은 정원이 연이어 나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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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히아 궁전 곳곳의 벽면을 가득 채운 화려한 타일의 기하학적 무늬는 이곳의 하이라이트다. 바히아 궁전 역시 안뜰에 넓은 정원과 중정이 있는 이슬람 주택 양식을 잘 따르고 있다. 탐스러운 오렌지가 열린 오렌지 나무와 북아프리카의 희귀한 꽃이 심어진 정원은 멋진 출사 포인트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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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히아 궁전은 흑인 노예 출신이던 시무사(Si Musa)가 권력을 잡고 술탄의 지위에 오른 장소다. 그의 아내 이름을 땄으며, 4명의 부인과 24명의 첩을 동시에 두고 있었다. 그들이 기거하던 장소를 그대로 보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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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히아 궁전은 마라케시를 대표하는 주요 유적이라 오전부터 세계 각지의 단체 여행자로 가득하다. 주로 프랑스와 스페인 단체 여행객이 많은데, 한국과 중국 단체 여행객도 점점 늘어나는 추세다. 아직 모로코 단체 한국인 여행객은 많지 않다.

     


    비견 할 데 없는 웅장함, 엘 바디 궁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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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히아 궁전 바로 근처에 또 하나의 멋진 궁전이 하나 더 있다. 바로 엘 바디 궁전이다. 아랍어로 '비견할 데 없는'이라는 뜻을 지녔으며 14세기 후반, 건축가 아흐메드 엘 만수르에 의해 지어졌다. 붉은 흙빛 도시 마라케시에 잘 녹아든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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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제로 엘바디 궁전에 입장하면 특유의 웅장함에 압도되는데, 왜 '비견할 데 없는'이라는 별칭이 붙었는지 절로 깨닫게 된다. 폭 150m에 달하는 정원을 가운데 두고 사방으로 흙빛 성벽이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는 형국이다. 중앙 정원에는 대형 인공 연못과 작은 숲이 조성되어 있고, 오렌지 나무가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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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앙아프리카 수단에서 공수해온 바닥재가 깔린 내부 구조도 일품. 박물관으로 꾸며진 지하의 방들은 로마의 카타콤을 연상케 한다. 먼저 지하에 자리한 박물관을 둘러본 다음, 중앙 인공 연못 주변을 탐방하는 것이 일반적인 루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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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층 전망대에 오르면, 마라케시 전경을 한눈에 감상할 수 있다. 황색 아랍 가옥의 지붕이 물결치고, 멀리 제마알프나 광장과 쿠투비아 모스크의 모습도 눈에 들어온다. 성벽 꼭대기에는 대형 황새가 둥지를 틀고 있는데, 사람을 크게 두려워하지 않는 눈치다.

     


    미로를 방불케하는 재래시장 마라케시 수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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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라케시 수크는 모로코에서 가장 큰 규모의 재래시장이다. 제마알프나 광장을 중심으로 사방으로 크게 뻗어있는 형국. 조붓한 골목에 거미줄처럼 얽힌 마라케시 시장은 걸어도 걸어도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의 미로를 방불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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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무 생각 없이 마라케시 수크를 걷다 보면, 금세 길을 잃고 만다. 온갖 향신료를 파는 가게부터 휘황찬란한 무늬의 아라비안 그릇 가게, 구수한 냄새를 풍기는 아르간 오일 전문점, 질레바와 바부슈가 잔뜩 걸린 모로코 전통 의류점, 고급 장신구가 늘어선 액세서리점 등이 지나는 여행자의 발길을 붙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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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좁은 시장길을 걷다 보면 상인들이 큰 소리로 호객해 귀가 먹먹해지기도 한다. 아랍 특유의 신비스러운 분위기 때문인지 세계의 유명 여행자들은 이곳을 가리켜 '가장 모로코 다운 장소'라며 극찬한다. 사진 촬영에 민감한 상인이 많기 때문에 인물 사진은 요령껏 찍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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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라케시 수크는 규모가 매우 크기 때문에 시장 초입 주변만 돌아도 상관없다. 만약 길을 잃었다고 해도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다. 계속 걷다 보면, 제마알프나 광장으로 향하는 큰 길을 발견하기 때문이다. 그래도 모르겠다면, 주변 상인에게 물어보면 된다. 그들은 흔쾌히 길을 알려준다.

     


    분주함 속에 활력이 느껴지는 제마알프나 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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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마알프나 광장은 마라케시의 진정한 중심이 되는 장소다. 광장 중앙에는 천막을 친 노점이 끝없이 펼쳐져 있고, 그 사이를 여행자들이 구름 떼처럼 몰려다닌다. 광장 주변으로는 수준 높은 레스토랑과 카페가 모여 있고, 사방으로 대형 시장이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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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즉석에서 헤나를 해주는 젊은 여인들, 코브라를 바닥에 늘어놓고 볼거리를 선사하는 치들, 기저귀를 채운 원숭이를 데리고 다니며 기념사진을 유도하는 이들, 구경꾼 가운데 아무나 2명을 불러내 글러브를 주며 싸움을 붙이는 이들, 형형색색의 탄산음료를 바닥에 깔고 커다란 낚싯대로 이것을 낚는 퍼포먼스, 모로코 전통 댄슬르 선보이는 무용수 등을 볼 수 있다. 또 그들 사이를 분주히 오가는 마차와 수레들로 제마알프나 광장은 발 디딜 틈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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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마알프나 광장에는 먹거리가 즐비하다. 그중 오렌지주스는 마라케시의 명물로 통한다. 1잔에 4디르함. 우리 돈으로 약 500원 정도 하는데, 당도는 매우 높다. 마라케시를 찾은 여행자는 매일 오렌지주스를 마실 정도로 인기 있다. 석류주스를 비롯한 다른 주스도 있지만, 오렌지주스가 가장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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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마알프나 광장에 해가 지면 더욱 활력이 넘친다. 무더위를 피해 나온 여행자가 가득해지고 광장의 노점엔 형형색색의 전등이 들어온다. 제마알프나 광장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카페에 올라 민트티 혹은 모로코 커피 누스누스 한 잔을 마시며 시간을 보내는 것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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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마알프나 광장 초입에서 마라케시 메디나 일부와 신시가지 일대를 도는 마차 투어에 참여할 수 있다. 보통 두 마리의 말이 이끄는데, 편하게 앉아 마라케시 도심을 엿볼 좋은 기회가 된다. 메디나와 신시가지를 한 번에 볼 수 있기 때문에 여행자 사이에서도 반응이 좋은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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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차 투어는 마부 옆이나 뒷좌석에 앉는 것이 보통이다. 관광서나 왕궁을 지날 때는 군인과 건물 사진을 찍을 수 없으니 주의해야 한다. 한낮에는 햇볕이 강하기 때문에 선글라스와 선크림, 챙이 넓은 모자를 준비하는 것이 좋다. 흥정과 시간에 따라 가격이 천차만별.

     


    마라케시의 상징 쿠투비아 모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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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마알프나 광장 초입에 자리한 쿠투비아 모스크는 77m 높이에 달하는 뾰족한 첨탑이 일품이다. 마라케시에서 가장 높은 건물이라 그런지 도시 어디서나 쉽게 볼 수 있다. 쿠투비아 모스크는 10세기에 건립됐으며, 아랍 건축의 진수를 보여준다. 자연스레 마라케시의 상징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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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첨탑의 외벽은 석회암을 베이스로 벽돌과 슬레이트가 추가되어 만들어졌고, 모스크 내부의 전반적인 구조는 스페인 그라나다의 알람브라 궁전을 모델로 삼아 지어졌다. 본래 이 자리에는 다른 모스크가 있었는데, 메카(현재 사우디아라비아)를 향해 지어지지 않아 철거되고 말았다. 지금의 모습은 12세기에 지어진 건물이다.

     


    남국의 정취를 느끼는 마조렐 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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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조렐 정원은 이국적인 푸른 건물과 한적한 정원이 조화를 이룬 장소다. 제마알프나 광장 기준 북동쪽에 자리하고 있으며 붉은 도시 마라케시에서 유일하게 푸른 감성을 엿볼 수 있다. 다양한 수종의 나무와 선인장으로 가득한 남국의 열대 정원을 천천히 걷고 있으면 마라케시 시장과 제마알프나 광장에서 어질어질해진 정신이 비로소 되돌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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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랑스의 영향을 받은 모로코는 '자댕'이라고 불리는 정원이 도시마다 있다. 오래전 이곳을 만든 프랑스 화가의 이름을 따러 지었고 지금은 디자이너 이브 생로랑이 소유하고 있다. 이브 생로랑과 마조렐은 생전 매우 친한 친구였다. 마조렐이 사고로 죽은 뒤, 이브 생로랑은 이곳을 사들여 지금의 정원으로 꾸민 것. 생전 그는 이곳에서 왕성한 작품 활동을 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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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건물 곳곳에 아름다운 분수가 있고, 통로마다 놓인 다양한 색깔의 화분도 멋진 피사체가 된다. 정원 한쪽에는 이브 생로랑을 추모할 수 있는 공간이 있다. 이브 생 로랑에 대해 더 궁금하다면, 마조렐 정원 바깥에 있는 그의 박물관을 방문하는 것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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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라케시 여행자를 위한 TIP   

    마라케시 여행은 주요 명소가 몰려 있는 제마알프나 광장을 중심으로 동선을 짜면 된다. 광장과 마라케시 수크 일대를 느긋느긋 걸으며 쇼핑을 즐겨도 좋고, 메디나의 골목을 따라 걸으며 사진을 찍어도 좋다. 고대 도시 마라케시에서는 뭘 해도 특별한 시간이 된다.

    이수호 작가

    14년차 여행전문 기자. 온라인에서 ‘기곰천사’라는 닉네임으로 활동 중인 여행작가. 계획 없는 여행을 선호한다. 어떤 일이 펼쳐질지 모르는 길 위에서의 불확실성을 즐긴다 - 국내여행잡지 KTX매거진 기자 - 해외여행잡지 <에이비로드> 기자 - 대한항공 VIP매거진 기자 - 제주항공 기내지 <조인앤조이> 기자 - 아시아태평양도시관광진흥기구(TPO) 매거진 기자 - 홍콩관광청 공식 가이드북 <홍콩요술램프> 저자 - 홍콩관광청 공식 미식가이드북 <美식홍콩> 저자 - 가이드북, <모로코 홀리데이>, <페루 홀리데이> 저자 -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 주 관광청 가이드북 공저, 감수 - 스위스 융프라우 철도 여행 가이드북 공저, 감수 - 여행에세이 <남미로 맨땅에 헤딩>, <남미가 준 선물>, <남미 찍고 미지의 중미로>, <중남미에서 꿈을 찾다>, <지중해, 뜨거워서 좋다!>, <일탈, 스페인 열정>, <진짜 모로코와 만나는 시간> 저자 - 85개국, 750 여 도시 여행, 취재 - 2016년 1월, 대한민국 대표 여행작가로 핀란드에 초청 - 2016년 10월 SKT 대표 여행작가 내정 - 2017년 1월, 2년 연속 핀란드 초청 - 여행가이드북 어플, 트리플(Triple) 파리, 바르셀로나, 런던, 프랑크푸르트, 뉴욕 저자 - 2017년~ 이수호 여행작가와 함께 떠나는 여행상품(모로코, 페루&볼리비아) 출시 및 인솔 - 2018년 경인방송 <매일 그대와> 코너 여행작가로 3회 출연 - 2019년 KBS2 <생방송 아침이 좋다> 여행작가 코너 4회 출연 - 2019년 JTBC <뭉쳐야뜬다2> 모로코편 4부작 영상 검수 - 2019년 이수호 여행작가와 함께 떠나는 아프리카 여행상품 론칭 - 2020년 올리브티비 <지혜로운 쇼핑생활> 여행작가로 출연 - 2020년 사회평론 <용선생이 간다> 멕시코편 감수 - 2020년 MBC FM4U <푸른밤, 옥상달빛입니다> 여행작가로 2회 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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