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양사 입구의 큰 연못은 또 어찌나 절경이던지요.

사방으로 수풀이 우거진 넓은 연못 위로 단풍 나무가 그늘져 있고 

노란 은행잎이 가을 바람에 살랑이며 연못에 하나 둘 떨어집니다. 

 과연 조선팔경 중의 하나요, 가을과 겨울에 수많은 사진가와 여행객이 방문하는 절로서 손색이 없어 보입니다.

연못 위에 놓인 다리에서는 할아버지와 손녀가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는데요, 

과연 무슨 이야기를 저리도 정답게 나누는지, 손녀의 재롱을 받아주는 할아버지의 모습이 인자하기만 하네요.

연못을 지나 20여 분 또 걸어봅니다. 

수십 수백년도 더 될듯한 고목들이 우거져 있어 걷는 내내 제 시선을 잡아 끕니다. 

완연한 가을의 낭만적인 백양사 가로수를 거니는 연인의 모습에선 살짝 질투심이 느껴지기도 합니다(ㅎㅎ).

 그리고 드디어 저 멀리 단풍나무 사이로 백양사의 모습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우리들은 얼른 백양사 앞 속세와 절의 경계를 가르는 냇가의 돌다리 위에 서서,

아름다운 백양사의 모습을 사진에 하나 둘 담아가기 시작합니다.

저 멀리 백학봉을 뒤로 하고 단풍의 옷을 입고 있는 백양사 누각의 모습은 정말 멋지더라고요! 

냇가에 은은하게 떨어진 아기 단풍들 사이로 빼꼼이 고개를 내민 백양사의 물그림자도 멋진 그림을 만들어 냅니다.

금요일 오후였던 이 날도 백양사의 아름다운 단풍에 감탄하며

많은 사람들이 냇가에 앉아 도란도란 담소를 나누고 있더라고요.

절 안으로 들어가니 바위산에 둘러싸인 백양사의 모습이 더욱 그림 같이 보입니다.

(이렇게 아름다운 경치 안에서 공부를 하는 스님들이 그저 부럽기만 하네요~^^) 

구석구석 백양사의 이곳저곳을 돌아보다가 잠깐 물을 마시며 다리를 쉬기도 하고,

대웅전 안 부처님의 모습을 바라보기도 합니다.

백양사를 돌아 나오는 길에도 좀 더 단풍이 많이 들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지만,

오늘만 날이 아니기에, 그리고 이제 겨울이면 더 멋진 설경이 펼쳐질 걸 알기에,

머지 않은 날의 더 즐거운 여행을 기약하며 못내 섭섭한 발걸음을 돌려봅니다.

- 백양사 찾아가는 길 -

http://www.baekyangsa.kr/introduce.html?section=loca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