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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달려요 낭만택시, 비에이 아사히카와

    초이Choi 초이Choi 2015.11.19

    카테고리

    휴양, 풍경, 겨울, 홋카이도

     

     

    달려요 낭만택시, 비에이

     

     

    비에이는 소지섭의 SONY 카메라 CF 장소로 유명한 곳입니다. 새로 장만한 카메라를 들고 기대에 부풀어 달려갔던 곳이에요. 갖다 대는 곳마다 그림이겠지? 러브레터의 포스터처럼 길이 남길 아름다운 프로필 사진도 한 장 건져오자. 뭐 그런 생각도 있었던 게 사실입니다. 결과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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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에이 관광 택시 택시투어에서 첫번째로 내려주신 곳 

     

    INFORMATION 

    JR삿포로역에서 아사히카와역으로 이동한 뒤 비에이행 기차로 환승/ 약 2시간 소요/ 5410엔

     

     

    온천지가 눈밭인 곳에서는 노출을 어떻게 잡아도 안되더라고요. 카메라를 기술적으로 잘 다루는 법을 몰라요, 그저 두리번거리다 내 눈에 가장 멋있는 순간을 철컥 찍고 돌아와 열심히 편집을 하는데요. 아아,,, 이 아름다운 눈밭이 그저 시커멓기만 하네요. 저 멀리 멋진 피사체는 멀어도 너무 멀어 제 렌즈로는 가당치도 않고요. 심지어 눈이 계속 내리는데 새 카메라를 아끼느라 여간 신경 쓰이는 게 아니었어요. 그래서요? 사진은 포기하고 그냥 눈밭에서 신나게 구르며 놀았습니다. 저 위의 첫 사진은 비에이에서 찍은 첫 장이에요. 그 뒤론 모조리 망했어요. 돌아와서 열심히 보정해보았지만 그냥 망한 사진이 더 운치 있는 것 같아 그대로 올려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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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일드세븐 언덕, 그 마일드세븐 맞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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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크리스마스트리 나무, 트리와 나무가 중복 아니냐고요? 일본어로 크리스마스트리の木이래요.

     

    한국에서 비에이 택시투어를 같이 할 사람들을 모았는데 어찌하다 보니 총 9명이 모이게 되었어요. 택시 한 차에 4명까지밖에 못 타는데 어떡하나,,, 일단 아침 8시 삿포로역에서 만나기로 했지만 설마 다 나오겠냐 하는 마음이었어요. 그런데 9명 전원이 제깍 약속 장소에 나타난 거예요. 20~40대의 여인 아홉 명. 네, 이 로맨틱한 곳에 여자 아홉 명이 택시비를 아껴보겠다고 모여 점보택시에 몸을 구겨 넣고 투어를 함께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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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투어가 끝날 무렵 날이 조금 개었어요. 삿포로에서 아침 8시에 출발해 2시간 택시투어를 하고도 12시가 채 안되었어요.

      

    비에이 택시연합회에서는 역 앞에서 손님을 픽업해 코스당 정액을 받고 투어를 시켜줘요. 서로 호객하지 않고 순서대로 기사님이 오십니다. 택시기사님께 우리는 9명이라고 했더니 잠깐 기다려보라고 하시곤 사라지셨어요. 그리고 점보택시를 몰고 나타나셨지요. 우리는 한대에 모두 함께 타고 투어를 할 수 있었습니다. 물론 가격도 혼자 갔으면 1만엔 이상이었을 택시투어를 2시간/1600엔(1인)이라는 파격적인 가격에 할 수 있었어요. 얼핏 봐도 80세는 넘게 보이는 할아버지 기사님이라 운전을 잘 하실까 걱정했지만 기우였어요. 저 눈밭을 쌩쌩 어찌나 잘 달리시던지요.

     

    INFORMATION 

    패치워크 코스(1시간)와 파노라마 코스(1시간), 혹은 조합(1시간 반) 가능/일반택시 5400엔(4인), 점보택시 약7천엔(9인)/ 한겨울 렌트카는 권하지 않아요. 길인지 절벽인지도 구분 안 될 만큼 눈천지라 고립은 둘째치고 추락하는 수가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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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빨간 화살표 표시가 도로의 경계선입니다. 그 옆으로는 뚝 떨어져요. 그날도 길 잃은 렌트카를 구하러 두 번이나 출동 나갔다고 해요.

     

    그래서 여자 아홉의 투어는 어땠냐고요? 정말 신명이 났답니다. 눈밭에 구르고 빠지고 사진을 찍어주고 깔깔거리고 한국에 아무리 눈이 많이 와도 절대 보지 못할 풍경과 몸을 공중에 붕 띄워 눈밭에 힘껏 떨어져도 무게만큼 푸욱 꺼지는 눈놀이를 우리가 언제 또 해보겠어요. 나중에 이곳에 라벤다꽃이 만발하고 자전거투어가 가능해지는 계절에 꼭 다시 와야겠다 다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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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점보택시와 첨 만난 여인 아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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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로 찍어줄 수 있어 더욱 좋았어요.

     

     

     

    동네 어귀의 오코노미야키집, 아사히카와
     
     
     
    홋카이도로 들어가는 아시아나는 아사히카와에 섭니다. 삿포로까지는 JR을 타야 하기 때문에 따뜻한 계절 비에이- 후라노 지역을 다니기에 좋아요. 겨울의 후라노는 문을 연 곳이 하나도 없다고 하여 포기하고 아사히카와에서 하루를 묵었습니다. 한겨울의 아사히카와에서는 단연 아사히야마 생태동물원이었어요. 얼마나 유명한지 이 동물원을 테마로 한 기차, 도시락 등 상품들이 많았어요. 이 동물원에 관한 글은 따로 써둔 것이 있으니 링크할게요.
     
     
     
    정해진 시간에만 운행하는 동물원 테마 열차는 좌석들이 각종 동물이에요. 어린이 손님들이 서로 북극곰 의자에 앉겠다, 펭귄 의자에 앉겠다 하는 통에 어른인 저는 슬쩍 물러섰어요. 대신에 맛난 동물원 특선 도시락을 먹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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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물원 특선도시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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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물원 특선도시락2

     

    그런데 사실 아사히카와에서 가장 좋았던 건 어느 허름한 오코노미야키 집이었어요. 게스트하우스 주인장께 오코노미야키를 먹고 싶다고 했더니 한 군데를 콕 찍어주었습니다. 풍월 같은 거대체인이 아니라 동네 할배들이 모여계신 작은 집이었어요. 수줍은 소년이 한국말을 더듬더듬하며 만드는 것을 도와주었구요. 나중에 나와서 간판을 찬찬히 읽어보니 꽤 유명한 집인 것 같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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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자를 몰라 소년에게 베이컨, 콘, 치즈 등을 다 섞어 달랬더니 아주 훌륭한 조합이 나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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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네 할배들 옆 테이블에서 한 잔 하시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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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느 집인지 궁금하시다면 요 집입니다.

     

    INFORMATION 

    JR삿포로역에서 아사히카와역까지 1시간 40여분 소요/ 4680엔

    아사히야마동물원 아사히카와역에서 41, 42번 버스로 40분 / 9~17시(하절기) 15시(동절기)/ 성인 500엔

    오코노미야키집 아사히카와역에서 남쪽으로 약 500미터 후 오른쪽 골목(사실 이곳은 구글맵에도 나와 있지 않아 동네 주민분들께 여쭤봐야 해요. 매우 오래된 집이라 어르신들은 누구나 아신다고 합니다.)

     

    올 겨울 홋카이도 여행을 계획중이시라면 용기내어 택시투어인원을 모집해 보세요. 하나보다 둘이, 둘보다 셋이 더 재밌었습니다. 하얀 눈밭에서는 첨 만난 사람들끼리도 어색함이 없었어요. 투어가 끝난 뒤 비에이 역앞에서 함께 돈까스, 우동 등 뜨뜻하고 맛난 점심도 드셔 보셔 보세요. 날씨가 쌀쌀해지니 그 때 그 오코노미야키가 새삼 그립네요.

     

     

    초이Choi

    '여자 혼자 여행하기란 지독히도 외롭고 고단한 일이다. 삶이라고 다르겠는가.' 미스초이 혹은 초이상. 글 쓰고 라디오 듣고 커피 내리고 사진 찍어요. 두 냥이와 삽니다:-) 남미에서 아프리카까지 100개의 도시 이야기 '언니는 여행중', 혼자 사는 여자의 그림일기 '언니는 오늘' 운영중 http://susiediamond.blog.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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