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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천 개의 탑과 천 개의 마음, 미얀마 양곤 바간

    초이Choi 초이Choi 2016.01.26

     

    조용한 변화의 바람, 양곤

     

     6-8월의 동남아는 우기이다. 하루 종일 분무기로 뿌리는 듯 비가 내린다. 그 시기 마주한 양곤의 첫인상은 생각보다 크고 번듯했다. 친구의 여행 동영상에서 흙탕물이 도로 가득 흐르는 광경을 본 터라 각오했는데 한국의 지방 소도시만큼 번화했다. 양장으로 잔뜩 꾸민 여자들이 예뻐 카메라를 들이대면 누구랄것도 없이 웃어준다. 포토 원달러도 없고, 모두가 여유로우며 친절하다.

     

     시장 구경을 한 뒤 곧장 택시를 타고 공항으로 간다. 쌈닭모드로 흥정을 붙이려다 망신만 당했다. 딱한 눈빛으로 3000원이야. 내가 니네같이 없는 애들 벗겨먹을만큼 어렵진 않아. 요런 느낌이랄까. 열흘동안 만난 미얀마 사람들 중에 바가지를 씌우려 시도한 사람은 단 한명도 없었다. (이 부분은 여행기마다 얘기가 다르다. 여튼) 인도같은 유니크한 풍경에 싼 물가와 착한 사람들이라니. 첫날부터 느낌이 좋다.

     

     시골 간이역 같은 공항에서 손글씨로 쓴 보딩패스를 들고 노선도도 안뗀 일본의 옛날 시내버스를 타고 비행기로 갔다. 날개 양쪽에 프로펠러가 달린 오래된 쌍발 비행기이다. 스튜어디스 언니의 유니폼은 낡았지만 유창한 영어와 눈빛은 살아서 빛이 났다. 어설픈 기내식도 감동스러웠다. 우리가 잃어버린 순수함 같은 게 도처에서 느껴져 순간순간 울컥했다. 미얀마는 살짝 사회주의였다가 자유민주주의 급물살을 타고 있는 중이다. 우리나라 새마을운동 때처럼 우리도 이제 잘 살아보자! 하고 한껏 기합이 들어가 있는 상태랄까. 외국인 관광객과 기업에 호의적이며 열심히 일하고 공부해 잘 살아보겠다는 의지로 온 도시가 꿈틀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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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쿠라호텔 고층 레스토랑에서 내려다 본 도시 전경, 저 멀리 쉐다곤파고다가 보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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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보족 시장, 우리나라 남대문 시장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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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간의 시장, 망고 같은 과일은 즉석에서 깔끔하게 썰어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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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간의 공식 무료와이파이존,  민중의 피가 아닌 정성으로 쌓아올린 사원이라 그런지 평화로워요.

     

    INFORMATION

     + 직항 인천-양곤 대한항공 18:30-22:30(6시간 30분)

    + 경유 에어아시아/타이항공/싱가폴항공 상시 운항

     + 양곤공항~시내 택시(5-7불)

     + 시내 여행사에서 바간행 국내선 항공 구입가능 (버스는 14시간으로 항공을 추천함)

     + 쉐다곤파고다 /입장료 6불/ 맨발만 허용하므로 주의바람

     + 보족시장/ 시내 택시요금 3불/ 영업 10:30~17

     

     

    천 개의 탑, 천 개의 마음, 바간

     

     "왜 이제야 와요?" 1시간 넘게 지각한 우리에게 차분하지만 감정이 상한 목소리로 마부 소년이 말했다. 눈을 내리깔고 말없이 등을 돌려 말을 몰았다. 빨리 내려가자, 괜찮다 돈 좀 더 주면 된다 옥신각신했던 우리는 서로 그것 보라며 눈을 흘길 뿐이었다. 소년은 몇 푼 더 얹어주는 마차삯에 다시 웃으며 고맙다, 일출도 볼거면 새벽에 오겠다 한다. 이게 다 선셋 때문이다. 아름다운 영화를 반만 보고 내려갈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비도 싫고 황혼도 귀찮다던 사람들은 감격에 겨워 말했다. "선셋시간에 맞춰 비가 멎은 건 신의 한수네요."

     

     하루 종일 비가 내린 덕에 땅은 더욱 붉고 나무는 더욱 푸르렀다. 싸고 좋은 방갈로에서 편하게 자고 싸고 맛있는 음식을 실컷 사먹고 동네 길가에 앉아 지나가는 것들을 구경했다. '와, 뭐 이런 데가 다 있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라오스 루앙프라방이 그랬고, 태국 치앙마이가 그랬고, 인도 바라나시가 그랬고, 페루 쿠스코가 지금과 같이 그러했다. 시간이 느리게 흘러가는 동네, 천년은 우습다는 듯 닳은 돌길과 돌담이 지금도 닳고 있는 곳. 여행이 끝나는 날짜까지 그냥 여기 있어도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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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이들 하교 시간, 자전거 빌려 동네 한 바퀴도 재미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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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얀마 전통 인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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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월이 묻어 나는 물항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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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와~ 아름답죠? 쉐산도 퍼야, 유명한 일몰 감상 포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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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을 사람들 거기 모여 뭐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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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님도 셀카 찍어요.

     

    INFORMATION

     + 양곤- 냥우(바간) 국내선 항공 상시 운항/ 100불선/ 상시 운항

     + 바간 내 이동은 마차 1일 전세 (10-15불)를 이용함(사원군 투어는 선셋까지 하루를 꼬박 잡는 것이 좋음)

     + 쉐산도 파고다 선셋 전망대/ 지역 입장료(15불) 영수증이 있어야 올라갈 수 있어요.

     + 게스트하우스 싱글룸 5불/에어컨 더블룸 10불선

     

     

    초이Choi

    '여자 혼자 여행하기란 지독히도 외롭고 고단한 일이다. 삶이라고 다르겠는가.' 미스초이 혹은 초이상. 글 쓰고 라디오 듣고 커피 내리고 사진 찍어요. 두 냥이와 삽니다:-) 남미에서 아프리카까지 100개의 도시 이야기 '언니는 여행중', 혼자 사는 여자의 그림일기 '언니는 오늘' 운영중 http://susiediamond.blog.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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