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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니어처 기차를 좋아한다면, KATO 하비센터 도쿄

    테라노바 테라노바 2019.03.19

    카테고리

    일본, 도쿄, 예술/문화

     


    미니어처 기차를 좋아한다면,
     KATO 하비센터 도쿄 


    일본을 얘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것 하나, 바로 철도다.

    그 맛보기 정도로 들러볼 만한 곳이 가까이 도쿄에 있다.

     

    철덕’의 나라

    요즘 많이 쓰이는 말이지만 의외로 그 유래를 잘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 덕후란 일본의 오타쿠(御宅), 즉 '댁'을 재미있게 우리식 한자 발음으로 흉내 낸 것이다. 집에 틀어박혀 한 가지 분야에 ‘과’ 하게 빠져있는 사람들을 일컫는 말이다. 물론 부정적인 뉘앙스가 강한 단어다. 하지만 최근엔 한 분야에 전문성이 있다는 긍정적인 이미지가 덧칠해져 부정적인 느낌이 많이 희석되기도 했다. 어쨌든 그런 연유에서 철도 및 기차에 빠져든 사람들을‘철덕(철도 덕후)’이라 부르기도 한다.

     

    그런 철덕이 많기 때문일까 일본에는 정밀한 철도 모형을 만들어내는 업체들이 있다. 그 중 대표적인 메이커가 가토(KATO)와 토믹스(TOMIX)다. 그중에서도 가토가 가장 큰 업체인데, 일본의 주요 도시에 하비센터라는 이름으로 직영 판매점을 운영한다. 그중 하나인 도쿄 하비센터를 방문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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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처음 하비센터 매장의 문을 들어설 때 눈에 띈 것은 ‘매장 내 사진 촬영 OK’라는 메시지였다. 어찌보면 당연한 거지만 기분 좋게 들렸다. 자유롭게 촬영할 수 있게 함으로써 홍보도 되지만, 방문자들이 마음껏 이곳 분위기를 즐길 수 있게 환영한다는 뜻을 표현한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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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인적으로 철도 모형에 흥미가 있다. 하지만 꼭 기차에 대한 관심이라기보다는 디오라마 (종합적으로 꾸며놓은 미니어처 디스플레이)를 좋아한다. 마치 걸리버 여행기의 소인국처럼 만들어 놓은 것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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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런데, 전시장에 들어서자 도시와 시골 마을 등을 묘사한 거대한 디오라마가 좌측에 위치해 있고 기차들이 쉴 새 없이 달리고 있다. 마치 진짜 기차들 마냥.


    의외로 긴 역사

    생각보다 철도 모형 취미의 역사는 깊다. 1800년대 말부터 유럽(특히 독일)에서 시작된 철도 모형은 업체들이 자연스럽게 난립(?)하는 바람에 특별히 정해진 규격이 없다. 나중에 어느 정도 정리되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규격(스케일)의 종류가 많다. 1900년대 초반 철도 모형은 매우 비싼 사치품의 하나로 유럽과 북미의 일부 부자들만 갖고 노는 ‘장난감’이었다. 2차 세계대전으로 인해 한동안 정체되었던 철도 모형 산업은 전쟁이 끝난 후 다시 본격적으로 살아났다. 유럽과 비슷하게 북미에서도 철도 모형이 인기를 얻었고 아시아에서는 일본이 가토 사에 의해 1965년 N 스케일 철도 모형을 생산/판매하면서 본격화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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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철도 모형은 모양만 정밀한 게 아니다. 작동하는 시스템도 실제처럼 느껴질 정도다. 일반 가정용 전기를 끌어다 어댑터로 전압을 맞춘 후 모터를 작동시켜 기차를 움직인다. 조금 더 관심 있는 사람들은 조명 키트까지 추가하여 기차나 역 건물 등에 불이 들어오게 함으로써 실감 나는 디오라마를 꾸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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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침 이곳을 방문한 날은 평일이라 그리 붐비지는 않았다. 제품 및 부품을 사러 온 사람들 옆에서 덩달아 구경을 했다. 1층은 매장과 전시물 중심, 2층은 제품 수리나 자신의 기차 모형을 작동해볼 수 있는 디오라마 등을 중심으로 꾸며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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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열대에는 수많은 열차가 진열되어 있었다. 이제까지 가토 사에서 생산한 기차들이 간단한 설명과 가격이 표시된 채 있다. 보는 것만으로도 즐거웠다. 마치 기차 박물관에 온 듯한 느낌이랄까. 보는 중 일부 관심이 가는 기차도 있었으나 물어본 결과 판매가 종료된 모델이었다. 아쉬웠다. 하나 정도는 구입해볼까 생각도 들었는데... 생산되는 모든 기차는 나름의 가치가 있었다. 마냥 생산되는 것이 아니라 한정된 수량만 판매하기 때문이다. 어느 정도 생산 후에는 단종이 되는데, 물론 마케팅 전략상의 목적도 있겠지만, 수요가 한정된 제품을 위해 생산라인을 마냥 유지할 수 없는 게 또 하나의 이유가 아닐까 생각을 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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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분명 '철덕'이 아니건만 잠깐 둘러보고 나오려던 이곳에서 의외로 많은 시간을 보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하비센터를 나오면서 문득 이런 의문이 들었다. 철덕이 많아 이런 멋진 업체들이 생겨난 걸까? 이런 멋진 업체가 많아 철덕이 많아진 것일까? 그야말로 닭이 먼저인지 계란이 먼저인지? 이유는 중요하지 않다. 어찌 되었든 분야별로 마니아들이 자신이 관심 분야를 마음껏 즐길 수 있는 환경이 부럽다는 생각도 들었다. 덕분에 일본에서 세계적으로 경쟁력 있는 제품들이 많이 등장하는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도 해봤다. 동시에‘왜 우리는?' 이라는 생각도 지울 수가 없었다.


    Information

    철도 모형 (Model Railways)

    흔히 ‘부자들의 취미’라고도 불리는 모형 철도는 철도 차량과 역과 건물 등의 관련 시설물들을 정밀하게 축소하고 작동하게 하는 미니어처다. 오래전부터 미국과 유럽 등지에서 발달해온 모형 철도는 여러 가지 축척(Scale)이 존재하는데, 현재 가장 대중적인 스케일은 N-스케일(1/148~160)과 HO-스케일(1/87)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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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토 모형 철도(KATO Model Railways) 


    • 홈페이지 : http://www.katomodels.com/shop
    • 주소: 1-24-10 Nishi-Ochiai, Shinjuku-Ku, Tokyo, Japan 161-0031
    • 전화번호: +81-3-3954-2171
    • 도쿄 오치아이 미나미 나가사키 역(Ochiai Minami Nagasaki Station)
    • 개장 시간
    • 평일: 11:00 ~ 20:00
    • 토요일,일요일, 휴일: 10:00 ~19:00
    • 휴무(연말연시 연휴기간)
    • 입장료: 무료

     

    [TIP]

    도쿄 신주쿠역에서 지하철(오에도 라인)로 멀지 않은 곳이다. 특별히 모형 철도에 관심이 없는 사람도 한 번쯤 방문해 볼만한 곳이다. 이곳에서는 판매도 하지만 사실 가격은 시내 주요 양판점의 하비 매장이 더 저렴하다. 이곳은 부품 구매나 제품 라인업 구경에 좋은 곳이다.

     

    테라노바

    낯선 환경과 문화에 던져지는 것을 즐기는 어드벤처 여행가. 육/해/공 아웃도어 액티비티를 골고루 즐기며 이를 통한 에피소드와 여행 정보를 다양한 매체에 기고 중이다. 여행 매거진 트래비의 객원 기자, 월간항공의 에디터, 일본 출판사 쇼가쿠칸(小學館)의 웹진 @DIME 에디터 등으로 활동 중이다. instagram.com/oxenhol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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