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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명한 도자기 천국, 아리타 도자기마을

    홍대고양이 홍대고양이 2019.04.29

    유명한 도자기 천국, 아리타 도자기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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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 남쪽 섬 규슈에 자리한 사가 현은 도자기로 이름 높다. 꼭꼭 숨어있는 이마리 시 오카와치야마 도자기 마을과 달리 널리 알려져 듬뿍 사랑받고 있는 아리타 도자기 마을도 있다. 전통 건물이 잘 남아있어 시대를 거슬러 시간여행하는 기분으로 발걸음 하기 좋은 곳이 바로 아리타 도자기 마을이다.


    아리타 도자기마을, 중요전통적 건조물군 보존지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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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리타 도자기 마을은 천천히 걸으며 돌아 볼수록 좋다. 오래된 건물들이 자아내는 느긋한 기운이 골목에 감돈다. 이 골목은 예사 골목이 아니다. 역사 유적지다. 이곳은 과거 모습이 잘 남아 있어 1991년 가미아리타지구의 거리를 중요 전통적 건조물 군 보존지구(Groups of Traditional Buildings ; 伝統的建造物群)로 선정했다. 산책하듯 거리를 걷기만 해도 100여 년으로 시간 여행을 떠나온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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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리타 도자기 마을의 골목길은 여느 골목길과 다르다. 골목 사이로 근대의 가옥들이 여전하게 남아있으면서 그 가옥들은 공방의 도자기를 전시하고 판매하는 곳이 많기 때문이다. 미니 도자기 미술관을 쭉 지나는 듯 싶다.

    도자기 숍들은 대부분 도자기 공방을 겸하여, 작업하는 때에는 문을 열지 않기도 하다. 그래서 아리타 도자기 마을 유명세에 비해 평소 사람으로 북적이는 골목은 아니다. 그래서 고즈넉함이 있다.


    아리타 도자기마을, 아리타야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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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먼 길 시간 들여왔으니 천천히 한적함 사이로 걷는다. 이곳과의 인연을 되짚어본다. 아리타는 우리나라 조선과 접점이 있다. 조선의 도공 이삼 평이 일본 규슈 사가 현, 아리타 초에 자리 잡고 자기를 빚는 기술을 알렸다.

    자기를 빚기 좋은 흙이 있던 아리타는 이후 아리타 도자기의 원류로 지금까지 도자기 산업의 중심지임을 굳건히 하고 있다. 일본 도자기 하면 아리타 도자기를 말할 만큼 인지도가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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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리타의 도자기는 아리타야키라고 부른다. 사가 현 아리타 초 지역에서 구운 도자기를 일컫는다. 17세기 조선 도공 이삼평이 이즈미야마에서 자기 굽기 좋은 도석을 발견하여 이 지역에 자기의 역사가 시작되었다. 당시 구워진 도자기는 이마리 지역의 이마리 항에서 선적하여 유통했기에 당시 이마리(伊万里)로 불렸고, 지금은 아리타야키로 불린다.

    아리타야키의 의미라면 무엇보다 긴 역사를 꼽을 수 있다. 아리타 지역에서 시작하여 현재까지도 도자기 굽는 일은 이 지방의 대표 업으로 꼽힌다. 아리타의 도자기는 이미 1650년대에 네덜란드 동인도 회사 등에 의해 유럽으로 수출되어 열광적인 인기를 얻었다. 일본 민화 그림 등 다채로운 그림이 더해진 독특한 아리타 도자기에 빠진 열성적 수집가가 많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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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삼평 이후 1870년 즈음에는 독일 화학자를 초청해 서양 요업 기술과 안료에 대한 지식을 얻어 아리타 도자기에 적용했다. 메이지 시대에 1867년 세계만국박람회에서 아리타야키에 대한 호평을 얻는 등 그 명성을 널리 알리게 된다. 현재도 유럽 등지의 유수 업체들과 협업하는 등 새로운 디자인과 양질의 도자기를 생산하고 있다.

    아리타야키는 시대별로 문양, 형태에 따라 나뉜다. 양식에 따라 초기 이마리양식, 긴란데 양식, 가키에몬 양식 등으로 나뉜다. 그리고 납품 처에 따라 나누기도 한다. 극상품을 구워 나베시마 번에 납품한 나베시마 양식, 황실에 납품한 긴리 양식 등이 있다. 그런 아리타의 도자기를 볼 수 있는 마을이다.


    아리타 도자기마을, 고란샤 고도자기 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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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리타 도자기 마을, 도자기 숍 거리에서 꼭 들러볼 만한 곳을 고르라면 여기를 꼽고 싶다. 전통 건물들이 모여 있는 골목 사이 유독 밝은 한 건물. 1877년, 메이지 시기에 지어진 이 건물은 그 자체로도 역사적 가치가 있으며 작고 우아한 고란샤(香蘭社)고도자기 미술관이다. 고풍스러움을 한가득 품고 있는 미술관이자 쇼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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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들어서자마자 우아한 노부인이 부드럽게 웃어주는 모습이 떠올랐다. 건물 표정이 그렇다. 묵지근하고 위엄 있는 고동색. 나무들이 곱게 길이 들어있다. 흰 커튼이 단정하게 묶여 있고 불빛은 따뜻하다. 생활에 편리하게 내부를 고치면서도 이렇게 기존 건물을 살려두면 그것이 바로 산 역사의 장소이며 객이 들를 명소가 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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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층 고란샤의 쇼룸으로, 선명하고 화사한 전통공예품 및 가정용 도자기가 있다. 구매도 가능하다. 2층 고도자기 미술관에는 각국 만국 박람회에서 수상한 고란샤의 도자기들이 한 자리에 모여 있다. 아리타 도자기란 이런 것이구나, 하고 느끼게 만드는 3백여 년의 시간을 응축하여 곱게 갈무리해 둔 멋진 공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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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자기를 구매하지 않더라도 관심 있게 들여다본다면 이들의 미감에 대해 감탄하게 된다. 도자기 뿐만 아니라 도자기가 놓인 공간 전체가 어우러져 만드는 아우라- 자연의 빛을 담은 접시를 가만히 한참 보았다. 회색 골목길이 보이는 창가 옆에 무심한 듯 세심히 전시하여 도자기. 건물이 한 몸처럼 잘 어울린다.


    아리타 도자기마을 - 후카가와 세이지 도자기숍 본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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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른 골목길에 접어들면 역시, 오래됨이 뚝뚝 흐르는 건물이 보인다. 타일로 외장을 마감하고 창에는 흰 커튼을 드리웠다. 고급 도자기 숍이다. 붉은색으로 후카가와 세이지(深川製磁 Fukagawa Seiji) 숍의 이름을 알리고 있다.

    후카가와 가계는 1650년부터 도자기업을 가업으로 이어왔다. 이들은 1894년, 메이지 시대에 후카가와 세이지(Fukagawa Seiji)라는 수공예 도자기 회사를 세웠다. 이 도자기 회사의 기술은 세계적으로 일찍이 인정받았다. 1900년 파리 만국박람회에서 큰 도자기로 수상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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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후카가와 세이지는 일본 황족의 공식적 도자기사로 지정되기도 했다. 솜씨 좋은 아리타의 도공들의 손끝에서 조용한 아름다움(silent beaty)이라는 우아하고 질 좋은 도자기를 생산하고 있다. 무엇보다 반투명하게 비치는 도자기를 빚는 기술이 뛰어나며 Fukagawa Blue라고 부르는 푸른 안료 도안 기술이 탁월하다.

    도자기 숍은 전시를 겸하며 판매도 하고 있다. 우아하고 조용한 분위기에서 친절하게 접객한다. 선명한 색상의 화려한 도자기들은, 조선의 백자나 고려의 청자에 비해 확연히 다르게 느껴진다. 감히 접시 하나 집기 어려운 가격들을 힐끗 보면서 이들의 아름다움을 잠시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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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시 이 골목길을 걸으며 여러 숍을 보았다. 아리타의 도자기 마을, 골목마다 참 헙수룩해 보이는 오래된 숍들이 어깨를 나란히 하고 문 열고 있다. 그냥 무심히 지나칠만한 숍 들이지만 알고 보면 국제 대회에서 수상하고 해외 기업들과 협업으로 디자인, 생산하는 실력자들이 많다고.

    자기를 빚는 기술을 우리네에게 전수를 받아서 이렇게 곱고 화려하게 만개시키다니- 이들의 장인 정신은 참 높이 평가할만하다고 고개를 끄덕이며 걸었다.


    사가현 스타벅스에서 아리타 도자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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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가현에서 아리타 도자기 마을까지 가기가 쉽지 않다면 사가 시내의 아리타 도자기를 만나보자. 사가 현은 품질이 좋으며 수백 년 역사를 가진 아리타 도자기, 이마리 도자기로 유명한 곳. 과거 조선 도공의 자기 빚는 기술을 이어 받아 독자적인 도자기 문화를 꽃피운 곳이다.

    그런 사가 현인 만큼 사가 시내에는 아리타 도자기 갤러리가 있는 스타벅스가 있다.  일본 전역에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츠타야 서점에 함께 자리한 사가 시 스타벅스(Starbucks ;スターバックスコーヒー佐賀大学通り店)는 도자기 명산지 사가 현 특색을 잡아 2층에 아리타 갤러리를 꾸몄다.

    홍콩 빙셧 스타벅스처럼 각 나라 지역에서 문화적 특색을 잡아 만든 스타벅스는 여행의 즐거움을 더한다. 사가현 스타벅스 1층은 일반 매장, 스타벅스 아리타 갤러리는 2층으로, 2층 공간은 도자기 전시 & 판매 공간이자 때때로 다양한 문화활동에 자리도 제공하고 있다.

    자세히 보면 곳곳이 도자기다. 이곳 화장실 등의 갓까지 도자기다. 갤러리 규모는 작다. 선반 3-4층에 걸쳐 전시된 아리타 도자기를 가볍게 보는데 10분이면 족할 규모다. 하지만 제품은 인기 있는 유명 아리타 도자기다. '1616 아리타 재팬(1616 Arita Japan)' 제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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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자기 브랜드 1616 아리타 재팬은 수년 전 사가 현 아리타 시의 도자기 공방 마을을 여행할 때 알게 되었다. 1616년 아리타에서 조선 도공 이삼평이 처음 도자기를 구웠다. 1616 아리타 재팬의 1616은 당시 도자기 탄생을 기념하는 '1616'이다. 1616 아리타 재팬은 유서 깊은 아리타의 도자기술을 바탕으로 디자이너 야나기하라(Teruhiro Yanagihara)가 론칭한 브랜드다. 아리타 도자기 빚는 기술의 전통을 이으면서도 현대적인 디자인과 실용성 높은 도자기를 내놓아 세계 각지에서 큰 인기다. 아리타 도자기의 현재를 살짝 엿본 기분이다.

    재밌다. 여행에서 낯선 곳을 찾을 때는 그곳이 '그곳다움'을 가지고 있을 때다. 그 규모가 작거나 하여도 굳이 시간과 비용을 들여 찾게 된다. 사가 현은 도자기의 현이다. 아리타, 이마리 도자기 마을 여행도 즐겁다. 게다가 이렇게 아리타 도자기를 갤러리로 꾸민 스타벅스까지 있다니. 거대하고 웅장하여 입이 떡 벌어지는 볼거리가 아니더라도 의미깊고 유구한 역사가 스며 있으며, 개인 지사 흥미로움과 맞닿아 있는 무엇이 있는 곳을 찾는 발걸음은 늘 즐겁다.


    사가현 아리타 초, 아리타 도자기마을 고란샤(香蘭社) 고도자기 미술관
    - 주소 : 〒844-8601 佐賀県 西松浦郡 有田町 幸平 1丁目3番8号
    - 전화 : 0955-43-2132
    -
    http://www.koransha.co.jp/

    사가현 아리타 초, 후카가와 세이지 도자기숍 본점(深川製磁  本店 ARITA)
    - 주소 : FUKAGAWA-SEIJI  本店 ARITA,  佐賀県 西松浦郡 有田町 幸平 1-1-8
    - 전화 : 0955-42-5215
    -
    http://www.fukagawa-seiji.co.jp/

    사가현 사가시 츠타야 서점 내 스타벅스 & 스타벅스 아리타 갤러리
    - 주소 : 70-1 Yokamachi, Saga, 840-0047 =  〒840-0047 佐賀県佐賀市与賀町70-1   
    - 전화 : +81 952-27-8077
    - 영업시간 : 9:00-22:00, 주차무료
    - starbucks.co.jp


     

    홍대고양이

    동아사이언스 과학기자, 웹진과학전문기자, 아트센터 객원기자, 경기여행지식인단으로 활동. 지금 하나투어 겟어바웃의 글짓는 여행자이자 소믈리에로 막걸리 빚는 술사랑 여행자. 손그림, 사진, 글로 여행지의 낭만 정보를 전하는 감성 여행자. http://mahastha.blog.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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