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문 바로가기
  • 메뉴 바로가기
  • 하단 바로가기
  • 영하 28도, 설파산(Mt. Surphur) 정상에서 - 캐나다 항공일주

    데이지 데이지 2011.05.13

     

     

    영하 28도, 설파산 정상에 오르다 

     

    캐나다 항공일주!

     

     

    평생 살고 싶던 도시 벤쿠버와 작별인사를 하고 새벽녘에 캘거리로 출발!

    하나투어의 캐나다 항공일주 패키지는 모든 도시를 비행기로 이동하는데,

     

    아침 비행시간에 맞추기 위해 새벽에 일찍 일어나야 하는 것만 감수한다면

    도시마다 여행하는 시간이 늘어나기 때문에 무척 마음에 들었다.

    각 도시의 공항들과 조그만 국내선을 타보는 재미는 덤!

     

     

     

     

     

     

    아침인데도 꽤 많은 사람들이 비행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밴쿠버와 캘거리는 비행기로 1시간 반 정도 거리.

    시차가 1시간이라 '과거로 가는 비행기'를 타는 셈이 된다.

     

     

    캐나다나 미국 같이 땅덩이가 넓은 나라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재미있는 시차놀이는 언제나 신기할 따름!

     

    다른 나라로 새로운 여행을 떠나는 것처럼 잔뜩 들떠 있는데

    가이드 아저씨가 전달해 준 비보가 날아왔다.

     

     

    "지금 캘거리는 영하 30도래요. 두꺼운 옷 챙겨 오셨죠?"

     

     

    영하 30도는 대체 어떤 상태인지 짐작도 가지 않는

    생소한 온도계의 숫자가 비현실적으로 다가왔다.

     

     

    "그곳에 사람이 사나요?"

     

     

    짐 많아질까봐 두꺼운 옷은 많이 챙겨오지도 않았는데

    한시간반 거리만큼의 캘거리의 한기가 갑자기 두려워졌다.

    다행히 캐나다 오기 전에 급장만한 따땃한 어그부츠와 거위털 점퍼가 나를 살렸고,

    패션이고 뭐고 이 두가지는 캐나다 여행 내내 나의 유니폼이 되었다. 흑.

     

     

     

     

     

     

    에어캐나다의 조그만 국내선 비행기!

     

     

     

     

     

     

    어디에서든 설산이 멋지게 보이는 밴쿠버야, 안녕~

    세계에서 가장 살고 싶은 도시 1위로 꼽히는 밴쿠버에서 이틀간 머문 것이 그저 아쉬울 뿐.

     

     

     

     

     

     

    작아도 국제선과 마찬가지로 있을 건 다 있어 영화도 보고,

    배터리 걱정없이 아이폰 놀이도 할 수 있어 즐거운 비행시간. 

     

    좌석마다 있는 USB와 전원공급장치는 정말 고맙고 유용한 시설이라

    세상의 모든 비행기에 달아주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았다.

     

     

     


     

     

     

    주스와 담백한 과자를 먹으며 창밖을 보는 순간!

     

     

     

     

     

     

    "우와!"

     

    감탄사가 절로 나는 자연의 경이로운 풍경.

    이렇게나 아름다운 풍경이 창밖에 펼쳐지고 있었다.

    앞으로 캘거리에서 원없이 볼 로키산맥 위를 날고 있는 것이다.

     

    위에서 내려다 보면 그저 굽이굽이 조그만 산들이 모여 길고 긴 산맥을 이룬 것 같이 보이지만

    이 로키산맥이 미국 알래스카부터 캐나다를 지나 멕시코까지 무려 4,500km에 이르며,

    평균 봉우리의 높이가 3,000m 가까이 된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숨이 턱 막힌다.

     

    인간은 저 풍경 앞에서는 그저 먼지같은 존재.

     

     

     

     

     

     

    비행기에서 부터 로키산맥의 웅장함에 흠뻑 젖어 넋을 놓고 있다보니

    어느새 캘거리 공항에 도착했다.

     

    캘거리에서 우리를 처음 맞아 준 것은 캠핑객을 위협하는 공룡 무리들!

    캘거리에 있는 유명한 공룡박물관을 소개하는 테마 전시물인 듯 했다.

     

     

     

     

     

     

    도착한 캘거리의 온도는 다행히(!) 2도 낮은 영하 28도!

    이 추위를 어떻게 견딜까 걱정했는데

    대기가 건조하고 바람이 불지 않아 체감온도는 그리 춥지 않았다.

     

    오히려 칼바람 서울 추위보다 따뜻하게 느껴질 만큼.

    그것은 차창 밖으로 스쳐 지나가는 하얀 눈천지,

    캘거리의 포근한 풍경들 때문이기도 했다.

     

     

     

     

    캘거리 여행 중 가장 기대되는 것은

    로키의 관문 밴프(Banff) 국립공원에서의 하룻밤.

     

    로키산맥에 둘러싸여 그 정기를 받으며 하루를 보낼 생각하니

    생각만으로도 온몸이 건강해 지는 느낌이다.

     

    호흡할 때 마다 느껴지는 공기는 또 얼마나 상쾌하고 좋은지.

    밴프타운에서도 제일 먼저 간 곳은 아름다운 밴프 사진에 빠지지 않고 나오는

    밴프 스프링스 호텔이 보이는 언덕.

     

    아름다운 성 모습으로 100년 넘게 밴프의 중요한 스팟으로 자리잡고 있는 이 호텔은

    지금까지도 유명한 명성을 유지하고 있어 적어도 3개월 전에는 예약을 해야 묵을 수 있다고 한다.

     

    특히 명사들이 즐겨 찾는 곳으로도 유명한데

    마를린 몬로가 근처 보우강에서 영화촬영을 할 때

    촬영기간 내내 이 호텔에서 머물렀다는 것은 빠지지 않는 얘깃거리다.

    호텔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을 수 있어 좋았지만, 직접 가 보진 못해 좀 아쉬웠다.

     

     

     

     

     

     

     

     

    겨울엔 얼어 있는데다 눈까지 쌓여 있어

    강줄기의 흔적만 볼 수 있지만, 이 곳이 보 강(Bow river).

     

    사우스 서스캐처원 강(South Saskatchewan River)의 지류이며,

    세계적인 송어 낚시터로 알려져 있지만,

    역시 가장 유명한 것은 마를린 몬로의 영화 '돌아오지 않는 강'의 촬영지라는 것.

     

     

     

     

     

    그리고 설파산(Surphur Mt)을 올라

    밴프시내를 한 눈에 내려다 볼 수 있는 곤돌라를 타기로 했다.

     

     

     

     

     


     


     


     

      

    네 명이 정원인 조그만 곤돌라를 타고 그리 느리지 않은 속도로

    해발 2,000미터가 넘는 아찔한 높이의 설파산을 올라가는 짜릿한 순간!

     

    하늘에서 내려다 본 로키산맥의 산들을 좀더 가까이에서 볼 수 있을 뿐 아니라

    힘들이지 않고 정상을 밟아 볼 수 있다니 그저 신기하고 놀랍고 감사할 따름이다.

     

     

     

     

     

    땅에서 봤으면 그 끝이 보이지 않았을 만큼

    높고 곧게 뻗은 나무 숲 사이에 서 있는 사람이 위험해 보인다.

     

    지금은 겨울이라 볼 수 없지만,

    겨울이 아닌 계절엔 산에 곰이나 사슴 등

    다양한 동물들이 다니는 모습을 볼 수 있다고 한다.

     

     

     

     

     

    밴프타운과 그 뒤로 웅장하게 서 있는 캐스케이드 산!

     

     

     

     

     

    드디어 설파산 정상에 도착!

    가슴에 뻥 뚫리는 기분이었다.

     

     

     

     

     

     

    멀리 다음 날 갈 미네완카 호수와 투잭호수도 보인다.

    산들이 낮아 보이는 것은 공기가 워낙 맑아

    가시거리가 좋아서 생기는 착시현상 때문이라고.

     

     

     

     

     

     

    설파산 정상에는 등산로같이 데크가 설치돼 있는데

    이 길을 따라가면 1903년에 세워졌다는 작은 기상관측소에 갈 수 있다.

    지금은 눈이 많이 쌓여 표시도 없고 위험하지만, 이 길을 따라 8km 가 넘는 하이킹 코스도 있다고 한다.

     

     

     

     

     

     

    경이로운 자연 앞에서 할말을 잃게 된다.

    게다가 너무 추.웠.다. ㅠ..ㅠ

     

    아마 세상에서 가장 높은 곳에 있는 스타벅스가 아닐까 생각되는

    설파산 전망대 스타벅스에서 차를 마시며 밖으로 나올 엄두를 못내고 있을 때,

    언제 한번 로키산맥을 걸어 볼 수 있을까 생각이 들어 용기를 내 보기로 했다.

     

     

     

     

     

    바로 이 데크를 따라 걸어 기상관측소까지 갔다 오는 것.

    눈길이라 미끄럽기도 하고 생각보다 가까운 거리는 아니어서 왕복 3,40분이 걸렸다.

     

     

     

     

     

     

    사람 손이 닿지 않은 곳, 바사삭 마른 눈을 오롯이 맞고

    이불처럼 덮고 있는 나무 밑에 서 있으면 바람이 불 때마다 눈꽃을 맞을 수 있는데

    그 때는 햇빛에 반사된 눈꽃이 크리스탈처럼 빛나 요정이라도 된 듯한 기분이다.

     

     

     

     

     

     

     

    조각 같기도 하고 그림 같기도 한 자연이 빚은 아름다운 예술작품,

    로키산맥을 양쪽에 끼고 걸어 본 사람이라고 자랑할만 하지 않은가?

     

     

     

     

     

    어느 새 뒤를 돌아보니 떠나 온 전망대가 아득해 보인다.

    비록 콧물은 얼어 붙어 콧 속이 서걱서걱 거릴 지라도!

     

     

     

     

     

     

    그때 혼자 걸으며 한 말이라곤

     

    "아..."

     

    "와..."

     

    "참..."

     

     

     

     

     

     

     

    얼어붙어 눈 쌓인 강줄기가 한 여름엔 에메랄드빛으로 빛났겠지.

     

     

     

     

     

     

    기상관측소까지는 다시 산을 조금 올라 정상 위로 올라가야 하지만,

    전망대 앞에서 모여야 하는 시간이 다 된다가 조금 더 걸었다간

    엄살 조금 보태 온몸에 동상이 걸릴 기세여서

     

    데크의 끝 쪽에서 웅장하게 서 있는 로키산맥들과

    잠시 눈 맞춤을 하는 것으로 짧지만 감동스럽던 설파산 산행을 끝냈다.

     

     

     

     

     

     

    이제 나에게 세상 사람은

    로키산맥의 꼭대기에 올라서 본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으로 나뉜다.

     

    당신은 어느 쪽? ^^

     

     

     

     

     

     

    모두들 꽁꽁 언 몸을 녹이기 위해 찾은 곳은 어퍼핫스프링(Upper Hot Spring)!

    1932년에 개발된 자연유황 노천온천으로 평균 수온 3,40도를 유지하며,

    류머티즘에 효과가 있다고 해 인기가 많은 곳이다.

     

    들어가는 입구는 우리나라 찜질방 카운터와 비슷하게 생겼고,

    그 내부도 탈의실 풍경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하지만 이렇게 풀장처럼 생긴 모습의 온천이

    로키산맥 자락에 자리잡고 뜨거운 김을 폴폴 쏟아내는 풍경이 신기할 따름.

     

    물은 따뜻하지만 바깥온도는 앞에서 말했듯이 영하 28도!

    하지만 김 때문에 주변 기온이 상승해서인지 노출된 몸은 시원하고

    따뜻한 물 속의 몸은 노곤노곤해 참 좋았다.

     

     

     

     

     

     

     

    설파산에서 꽁꽁 언 몸과 며칠간 쌓였던 여독이 한꺼번에 풀리면서

    도무지 바깥으로 나가고 싶지 않게 만드는 마약 같은 온천!

    유황물에 매끈매끈해진 피부를 선물받는 것으로 캘거리에서의 첫날 공식 일정이 끝이 났다.

     

     

     

     

     

     

     

    하나투어 캐나다 항공투어의 자랑 '밴프 국립공원에서의 하룻밤'과

    동화 같은 마을 밴프타운의 풍경이 다음 편에 계속!

     

     

     


     

    데이지의 캐나다 항공일주

     

    1편 : 겟어바웃 본부의 심장 뛰는 지령, 캐나다의 겨울을 만끽하라!

    2편: 캐나다, 마법 같은 겨울 이야기

    3편: 세계에서 가장 살기 좋은 도시, 밴쿠버

    4편: 세계 모든 스키어의 천국, 휘슬러 리조트

    데이지

    세계 곳곳에 흔적을 남기고 싶은 불완전 노마드 blog.naver.com/undercliff

    같이 보기 좋은 글

    캐나다의 인기글

    데이지 작가의 다른글

    전체보기

    SNS 로그인

    복잡한 절차 없이 SNS 계정으로
    간편하게 댓글을 남겨보세요!

    겟어바웃 에디터라면 로그인을 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