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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본 '호르몬' 구이의 정체는?

    NekoKen NekoKen 2011.11.02

    카테고리

    일본, 도쿄, 음식

     

     

     

    체력이 떨어졌을 때, 제일 먼저 생각나는건 '고기'예요.

    전생에 육식동물이었던 저는 단백질을 잔뜩 섭취하면 호랑이 기운이 솟아나거든요.

    제가 고기를 좋아한다고 하면 일본 사람들은 고개를 크게 끄덕이면서, 이렇게 말해요.

     

     

    "야끼니꾸(焼肉)의 나라에서 온 한국 사람이니까"

     

     

    야끼니꾸는 일본어로 '굽다'란 뜻의 야끼(焼) + '고기'란 뜻의 니꾸(肉)를 합친 합성어예요.

    '구운 고기'라는 뜻으로, 고기를 구우면 그게 어떤 부위든 다 '야끼니꾸'가 되는거예요.

     

    우리나라에서는 고기 구워 먹으러 가자고 하면 보통 '삼겹살, 갈비'를 떠올리는데요.

    일본에서 야끼니꾸라고 하면 '갈비'가 제일 인기 많은것 같아요.

     

    '갈비'는 '갈' 받침의 발음이 안되어서 풀어서 '가르비'라고 말하고요.

    한류붐이 외식업계에도 불어서 요즘은 '삽겹살'이라는 단어도 그냥 통하는 경우가 많아요.

    갈비도 삼겹살도 아닌, 일본에만 있는 독특한 야끼니꾸가 있는데요.

     

     

    호르몬

    ホルモン

     

     

    일본 사람들은 호르몬이 한국음식이라고 굳게 믿고 있지만,

    한국의 고깃집 가서 '호르몬' 달라고 하면.... --;

    주문을 받은 점원은 한참 생각할거예요.

     

    아드레날린, 에스트로겐, 테스토스테론 등

     

    호르몬은 약국이나, 병원, 생물책에서나 보는 단어 잖아요.

     

     

     

     

    "아니 대체 호르몬을 어떻게 구워 먹어?"

     

    라며 궁금해 하실까봐, 오늘은 일본의 '호르몬'을 소개합니다.

    그것도 도쿄에서 가장 인기 많은 호르몬의 성지 '카메이도(亀戸)'에 다녀왔어요.

     

    대기시간 기본 1시간 이상, 금요일 저녁에는 2~3시간은 기본으로 기다려야하는 곳이에요.

    일본에서 사람들이 줄 서는 곳은, 기다리기 힘들지만 정말 맛있어요.

     

     

     

     

     

     

     

    사실 호르몬이라는 단어가 아름답지 못해서 그닥 땡기지 않았는데요.

    한편의 일본 영화가 호르몬에 대한 인식을 확~ 바꿔줬어요.

    재일교포인 구수연 감독이 만든 '불고기'라는 영화인데요.

    내용은 딱 '식객'의 고기판이에요.

     

     



    우리나라에서 불고기라고 하면 간장 양념에 끊여 먹는 불고기 뚝배기나

    고추장 양념에 재어서 볶아먹는 돼지 불고기를 생각하는데요.

    일본 사람들은 '불고기'가 '야끼니꾸'라고 생각하더라고요.

    즉, '숯불에 구워먹는 모든 고기가 몽땅 불고기'라고 잘못 전달 되었어요.

     

    아무튼 이 영화의 주인공은 '불고기'가 아닌 '호르몬'이라는거!

    이 영화를 보고 나서, 자꾸 툭하면 '호르몬'이 땡겨서 미치겠는거예요.

    그런데 이 영화에 나오는 맛있는 호르몬을 파는 곳이 없어서 한참을 찾고 또 찾았는데요.

    그 호르몬이 호르몬의 성지인 '카메이도(亀戸)'에 있더라고요.

     

     

    +++++

     

    참고로, 영화 '불고기'의 주인공은 왼쪽 사진의 '마츠다 류헤이'예요.

    마츠다 류헤이는 일본 드라마에 자주 나오는 '마츠다 쇼타'의 형이고요.

     

    일본 사람들은 마츠다 류헤이의 얼굴이 한국 사람의 얼굴 같다고 느낀다네요.

    둘 다 연기도 잘하고, 분위기도 독특한게 매력적이라 정말 옳은 형제예요.

    어머니, 아버지 모두 유명한 영화 배우라 유전자의 중요성을 느끼게 해주는 가족이에요.

     

     

     

    <이미지 출처 : 네이버 인물 정보의 이미지>

     

     

     

     

     

     

    영화 '불고기'에서 나왔던 호르몬을 먹으러 카메이도(亀戸)에 갔는데요.

    호르몬 먹으로 찾는 사람들이 워낙 많아서 저녁 이른 시간인데도 줄서 있더라고요.

    원조인 '카메이도 호르몬'은 고기냄새를 맡으면 2시간이나 기다려야해서 중간에 포기하고요.

     

    카메이도에서 수행한 제자가 만든 아오키(青木)로 갔어요.

    아오키 2호점에서만 판매하는 갈비가 맛있다고 해서 그것도 덤으로 먹으려고요.

     

     

    호르몬 아오키 2호점

    ホルモン青木2号店

    東京都江東区亀戸5丁目13−15

     

     

     

     

     

     

     

    저희가 도착했을 때 마침 딱 한자리가 남아 있었어요.

    이 집도 보통 1~2시간 기다려야 들어가는데, 완전 럭키~!

    기다리는거 싫으신 분들은 미리 전화로 예약하고 가시는게 좋을거예요.

     

     

    호르몬 아오키 홈페이지

    http://horumonnaoki.com

     

     

     

     

     

    카메이도는 호르몬 전문점이 정말 많은데요.

    아무데나 들어가면 맛이 없다고 하니, 반드시 인기 많은 집으로 가세요.

    오래 기다리더라도 기다린 보람을 느낄 수 있으니까요.

     

     

     

     

     

     

     

    도대체 호르몬이 뭐야?

     

    라며 궁금해 하시는 분들도 계실텐데요.

    힌트를 하나 드릴게요!

     

    호르몬은 소고기의 일부분이에요.

    아오키에서는 야마가타의 '마에사와규(前沢牛)'라는 브랜드를 사용해요.

    와규 중에서도 고기맛 좋기로 유명한 명품 소고기예요.

     

     

     

     

     

     

    메뉴판을 봤는데, 하도 종류가 많아서 그냥 랭킹 순으로 땡기는걸 시켰어요.

    아무래도 인기 많은게 맛있겠지 싶어서요.

     

     

    1위 호르몬

    3위 아오키 갈비 (2호점 한정 메뉴)

    6위 턱고기

    7위 간구이

     

     

    등을 대충 골라서 달라고 했어요.

    저희가 고른건 다 맛있어서 전부 강추예요!

     

     

     

     

     

     

     

    고기와 함께 마실 음료도 주문했어요.

    지방을 조금이라도 덜 섭취하자는 마음으로

    우롱차와 우롱하이(우롱차에 소주를 섞은 칵테일)!

    뱃살 없으신 축복받은 분들은 무조건 생맥으로 가세요. ㅋㅋ

     

     

     

     

     

      

    테이블 위에는 빨간 벽돌이 2장 깔려 있는데요.

    이게 바로 숯불 화로를 놓을 받침대예요.

     

     

     

     

     

    벽돌 위에 이글이글 타오르는 숯불을 올려 놔요.

    몸에 안좋다고는 하지만 ㅠㅠ

    고기는 숯불에 구워 먹는게 제일 맛있어요.

     

     

     

     

     

     

    우리나라는 고깃집 가면 상에 가득 반찬을 깔아주지만,

    일본은 아무것도 안줘요.

    젓가락이랑 타래(고기용 소스)를 담는 그릇만 달랑 놔줘요.

     

     

     

     

     

     

    타래도 간장을 베이스로 한 소스 1종류네요.

    그 옆에는 시치미(7가지 가루)가 놓여져 있고요.

     

     

     

     

     

     

    소스가 별로 맛 없어 보인다고 생각했는데.....

    50엔에 따로 주문하는 특제 소스가 있더라고요.

     

     

     

     

     

     

    특제 소스도 2개나 시켰는데요.

    고기 부위에 따라 찍어 먹는 소스는 따로 가져다 줘서 별로 필요가 없더라고요.

    여럿이 가더라도 특제 소스는 그냥 하나만 시켜도 될것 같아요.

     

     

     

     

     

     

    반찬은 아무것도 안주는 일본이니, 반찬거리는 알아서 시켜 먹어요.

    고깃집 가면 꼭 시켜 먹는게 양배추예요.

     

    생 양배추를 마요네즈나 소스에 찍어 먹는데 달달하니 맛있어요.

    고깃집에서 먹으면 맛있는데, 집에서 먹으면 왜 이 맛이 안날까요? --;

     

     

     

     

     

     

    제일 먼저 주문한건 '오늘의 추천 메뉴'였던 '하라미'예요.

    하라미는 횡경막이라고 하는데, 다른 부위에 비해 질긴 편이라 씹히는 맛으로 먹어요.

    전 이 부위가 질겨서 별로인데, 일본 남자들이 제일 좋아하는 부위예요.

     

     

     

     

     

     

    별 기대도 안하고 구워서 먹었는데......

    부드럽고 전혀 질기지 않아서 완전 맛있었어요.

    지금까지 먹어본 하라미 중 최고예요~!

     

     

     

     

     

     

    드디어 호르몬 등장!

    희여멀건한 부위, 사진을 보니 뭔지 아시겠죠?

     

     

     

     

     

    호르몬 = 곱창

     

    곱창을 일본 사람들은 '호르몬'이라고 불러요.

    이건 영어로 해석하면 안되고, 그냥 일본어라고 생각하면 될것 같네요.

    이렇게 일본에서만 사용하는 정체불명의 영단어들이 많거든요.

     

     

     

     

     

     

    호르몬은 속까지 잘 익히려면 한참을 구워야 하는데요.

    그윽한 고기 냄새가 식욕을 자극해서 기다리는 동안 너무 힘들었어요. ㅠㅠ

     

    기름이 쏙 빠지도록 노릇노릇하게 구워진 호르몬은

    폰즈(간장과 식초를 섞은 소스)에 찍어 먹어요.

     

     

     

     

     

     

    너무 맛있어서 매운 양념을 한 호르몬도 시켜봤어요.

    이것도 강추! 진짜 진짜 맛있어요.

     

     

     

     

     

     

    제가 예전에 곱창으로 유명한 교대 근처에 살았는데요.

    사람들은 저만 보면 곱창을 떠올렸지만..... (슬픈 과거 ㅠㅠ)

    사실 그 동네 곱창 비싸기만 하고 그다지 맛 없거든요.

     

    그래서 곱창을 별로 싫어하지도 그렇다고 좋아하지도 않았는데요.

    일본에 와서는 호르몬을 사랑하게 되었어요.

     

     

     

     

     

     

     

    기름이 많은 호르몬은 금방 불이 붙어버리는데요.

    점원한테 얘기하면 얼음을 가져다가 위에 붙은 불을 꺼줘요.

    불 타는거 넋 놓고 구경하지 말고, 점원을 부르세요.

     

     

     

     

     

     

    아오키 2호점에서 반드시 먹어야 할 메뉴인 갈비예요.

    이 곳의 갈비는 샤브샤브용 처럼 얇고 길게 썰어서 주는게 특징인데요.

    맛있는 고기에 맛있는 양념이 베어있어서 진짜 환상적이에요.

     

    호르몬도 고작 5개, 갈비도 겨우 3조각..... --;

    "소꿉놀이야? 장난해?" 싶겠지만, 일본은 원래 이래요.

     

     

     

     

     

    갈비는 고기가 너무 길어서 한조각씩 밖에 못 굽겠더라고요.

    그래도 고기가 얇아서 순식간에 구워지니 괜찮아요.

     

    아참! 일본은 고기 구워 먹을 때 가위를 안 써요.

    그냥 저 긴거 그대로 이빨로 뜯으셔야해요. ㅋㅋ

     

     

     

     

     

     

    왠지 맛있어 보여서 시킨 소의 간이에요.

    두툼하게 썰어져 나오는데, 파와 마늘이 함께 나와서 비린내를 잡아줘요.

    간도 정말 부드럽고 맛있더라고요.

     

     

     

     

     

     

    마지막으로 먹은건 턱 고기예요.

    신기해서 시켜봤는데, 이게 대박이었어요.

    쫄깃쫄깃한게 맛있는데, 어디서 먹어본것 같은거예요.

    곰곰히 생각해보니 결혼식장에서 자주 나오는 머릿고기네요.

     

     

     

     

     

    불판도 갈아달라고 하면 맨손으로 갈아줘요.

    고기가 너무 타지 않게 불판도 갈아가면서 드세요.

     

     

     

     

     

    친구는 중간에 밥도 시켜 먹고, 저는 고기로만 배를 채웠는데요.

    이렇게 잔뜩 먹고, 다 해서 5800엔 나왔어요.

     

    한 사람당 3000엔 정도로 예산을 잡으면 되니 일본에서 비싼편은 아니예요.

    기다려야 하는게 좀 힘들긴 하지만, 맛잇는 호르몬이 땡긴다면 카메이도에 가보세요.

    한번 맛보면 곱창을 싫어하는 사람도 곱창을 사랑하게 될거예요.

     

     

     

     

    NekoKen

    도쿄에서 생활하며 일본의 생생한 소식을 전하고 있는 파워 블로거 piri07.blog.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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