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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유정 역사] 신역사와 구역사의 간격 속에서

    용사탕 용사탕 2016.03.08

    카테고리

    강원, 예술/문화

     

    신역사와 구역사의 간격 속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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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 이름이 들어간 유일한 역사 김유정 역에 다녀왔다. 김유정 역사는 경춘선이 생기면서 새롭게 정비되어 현재는 전철역의 형태를 띄고 있다. 경춘선이 생긴 덕분에 서울을 가깝게 만들어 주어 편리하긴 하지만, 가끔은 과거에 청량리를 오가던 춘천가는 낭만의 기차가 그립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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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역사로 가는 길은 신역사에서 나와서 얼마 걸리지 않는다. "오늘도 기다립니다 어제도 그랬던 것처럼". 어떤 노래의 가삿말처럼 느껴지는 언어는 왠지 모르게 저 멀리 구역사에 있는 차장이 희끗거리는 머리카락을 흩날리며 말하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기다림이란 희망의 나무에 시간과 약속의 물을 주는 것이라고 한다. 좋은 말들을 지나치며 통로처럼 보이는 문을 걸어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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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역사에 오면 좋은 점은 철로 위를 걸어다닐 수 있다는 것이다. 철로 위를 거니는 장면이 참 이쁘게 그려진 영화가 있어서 그런가 철로는 낭만을 간직하고 있는 것 같다. 옛날 시골 할머니네 밭에 가면 철길을 꼭 지나야했다. 아주 가끔씩 철로로 기차가 지나가서 기다려야 했던 적이 있었는데 그건 무척 가끔이었고, 어렸을 때 철로를 걸어다니는 일은 스릴 넘치고 무척 재미있는 일로 기억된다. 나는 다시 이 날 걸으며 옛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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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재 운행 중인 철로로 내려가면 벌금이 있는 걸로 알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철로 위를 걸을 수 있는 김유정 역사가 조금 더 특별한 것은 아닐까. 오늘이 아니면 언제 다시 철로 위를 걸어볼 수 있을까 싶어 철로를 잠시 걸어보았다. 하지만 철로에서 걷다가 다치는 사람도 있는 듯 하니 조심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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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유정 역사에 들어서면 나신남 역장이 우리를 반긴다. 분무기 같은 것을 들고 있는데 왜 여기서 물을 주는 건지는 잘 모르겠다. 옆에 화단이 있는 걸로 봐서 나무들에 물을 주는 형상을 하고 있는 듯 하다. 무척 얼굴이 익살맞아서 신나보이기도 한다. 이러한 캐릭터들이 지난 시간을 조금 더 밝게 만들어주는 것 같아 덩달아 기분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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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춘천의 관광 캐치프라이즈 로맨틱 추천이다. 무척 친절하게도 해쉬태그를 기차에다가 걸어 놓앗다. 요즘 SNS를 통해서 이 곳을 찾는 사람들도 많아졌다고한다. 그 덕분에 #춘천시 #윶어이야기숲 #김유정역 #춘천명소여행 이렇게 SNS에 검색하면 장소와 관련된 사진들을 찾아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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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유정 역사 안에는 이렇게 센스 있는 알림판이 있다. 정지라는 표지판은 건널목에 있는 흔한 표지판이지만 밑에 적힌 "네 마음 다칠까봐..."라는 말은 가슴 속에 어떤 울림을 전해준다. 무슨 말을 하기 전에 상대방의 마음이 다치지 않기 위해 잠깐 멈춰보는 것도 좋듯 그런 상황을 두고 이야기하고 있는 듯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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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건너편에 보이는 김유정 구역사. 더이상 구역사에는 아무도 없다. 표를 파는 역무원도 없고, 손님들도 없다. 그저 김유정역사만이 옛 분위기를 간직하며 그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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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량리 <-> 춘천 을 달리던 기차가 눈앞에 보였다. 무척 반가운 열차였다. 생각해보면 스무살 첫 내일로 기차 여행을 청량리로 가는 열차 바닥에서 시작했던 나이다. 방학 때라 자리도 없었지만 기차 한 구석에 쭈그려 앉아 여행에 대한 설렘을 만끽했던 그 순간이 있었다. 그리고 그런 순간들을 추억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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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떼가 묻은 알림판. 우리나라에서 만든 게 아닌 건지 영어로 되어 있다. 저 작은 버튼으로 큰 기차의 엔진을 켤 수 있다는 사실이 무척 신기하다. 주의사항이 많이 적혀있다. 15초 정도는 가열을 해줘야 한다는 이야기인 듯 하다. 빨간색 버튼을 누르면 엔진이 멈춘다고 하는데 오락실 버튼 처럼 생겼다. 한 켠에는 한글로 적힌 사항도 있었다. 에어 브레이크, 히팅 등등 흔히 우리가 접하지 않는 생소한 단어들이 신기하기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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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열차 내부를 확인할 수 있는 공간이 있었다. 내가 갔을 때 객석칸은 자물쇠로 잠겨져 있었고 차장자리만 들어가볼 수 있었다. 열차는 수명을 다해서 그 자리를 지키고 있는 듯 했다. 무척 많고 세밀한 기계들이 차장 자리 곳곳에 있었다. 아이들이 칙칙 폭폭하며 무척 좋아할 모습이 눈에 보인다. 열차 내부는 꾸준히 관리되고 있는 듯 유치랑이 무척 깨끗햇다. 신역사와 구역사간의 간격, 그 곳에는 추억만이 자리하고 있었다.

     

    Information

     + 위치 : 강원도 춘천시 신동면 증리 859

     + 전화번호 : 033 261 7780

    용사탕

    도시여행자 도시의 순간을 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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