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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 향기 따라 연간 100만여 명이 찾는 다케오 시립도서관

    홍대고양이 홍대고양이 2019.04.08

    카테고리

    예술/문화, , 큐슈

    책 향기 따라 연간 100만여 명이 찾는
          다케오 시립도서관      

    향기 속에 스민 책 향기를 따라 짐을 꾸렸다. 인구 5만 명 사는 작은 소도시에 책 향기 따라 연간 100만여 명이 찾는다는 도서관이 있단다. 우리나라 강남 한복판 코엑스의 별마당 도서관은 이 도서관을 벤치마킹해 지었다고 한다. 대체 어떤 도서관일까? 궁금증이 뭉게뭉게 일어나 여행길에 나섰다. 일본 규슈, 사가 현 다케오 시에 자리한 다케오 시립도서관을 향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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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케오 시 - 다케오 시립 도서관, 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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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 규슈의 현 중에서 가장 작은 현인 사가 현(佐賀県)은 소박한 농촌 풍경을 가진 시골이다. 현 내에 있는 다케오 시(武雄市)를 3년 만에 다시 찾은 건 도서관을 보기 위해서였다. 무엇보다 봄날 산책길이라 발걸음이 경쾌하다.

    여행길에 좋아하는 도서관을 찾는 것도 기쁨을 더한다. 한적한 시골마을 길을 걷는다. 가닿는 곳마다 연두색 봄빛이 간지럽게 내려앉아 있다. 작은 시골 마을 소도시를 찾게 한 건물이 다가온다. 다케오 시립 도서관 (Takeo City Library / Historical Archive ; 武雄市図書館・歴史資料館)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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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비스러운 다케오 녹나무가 있는, 녹음 짙은 산이 뒤에 호위하듯 서 있다. 붉은 벽돌 건물에 이어지는 건물, 비스듬하고 긴 지붕 선이 시원하다. 인구 5만 명이라는 다케오 시에 자리한 이 도서관은 연간 100만 명이 찾는다.

    조용한 인기 폭풍을 끌어모으고 있다. 인기는 그냥 생기지 않았다. 2012년 당시 시장은 CCC 최고 경영자 마스타 무네야키에게 도서관 이용률을 높일 방법을 묻는다. 그는 답했다. 2013년 복합문화공간으로 단장하여 다시 문 열었다. 도서관이자 서점, 멀티미디어 이용관이자 미술관, 커피숍으로 탈바꿈 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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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제 다케오 시립도서관은 아침 9시부터 밤 9시까지 길게 문 열어 많은 이를 환영하고 있다. 오래 머물기 편한 분위기를 만들었다. 24만 권 도서를 22종 분류법에 따라 꽂아 두고 이용자가 누비며 직접 찾아보는 즐거움을 맛보게 설계했다.

    고객의 독서 취향을 스스로 깨닫고 계발할 수 있도록 여러 가지 신경 쓴 도서관이라고 하였다. 책장 속에 매일이고 발걸음 하여 종이 위문장들 사이에 깊이 들어가고 싶어지도록 만들었다는 도서관, 생활 속 도서관으로 기획했다. 덕분에 세계에서 벤치마킹하는 인기 도서관의 모태가 되었다.​

     

    #다케오 시립 도서관 - 아름다운 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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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로 이 모습이다. 다케오 시립도서관의 가장 아름다운 면면이다. 1층과 2층은 열린 공간으로, 2층은 쭉 뻗어 흐르는 곡선을 따라 책꽂이가 이어진다. 유선형의 난간을 따라 시선이 길게 이어진다.

    2층에서 내려다보이는 1층이다. 밝은 원목 갈색과 차분한 아이보리색 조명이 온화한 분위기를 낸다. 그 사이로 나란하게 늘어선 책꽂이, 그 뒤로 멀티미디어실, 음반 이용실 등이 자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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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장으로 시선을 옮기면 밝음이 눈망울에 맺힌다. 편안한 나무 색깔 위로 자연 그대로의 빛이 내리게 하였다. 하루의 시작과 끝을 알리는 태양의 움직임이 스미듯 도서관 내부에 이어지도록 건축설계했다.

    건물 전체가 동선과 시선이 부드럽게 이어진다. 도서관 그 자체가 자연스러운 편안함으로 일렁인다. 손 닿게 꽂힌 24만여 권 장서. 반듯하고 차분하게 놓인 책들이 안정감을 안긴다. 참으로 탐나는 도서관이다.

     

    # 다케오 시립 도서관 - 즐겨찾는 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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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케오 시립도서관은 단순한 책 저장고가 아니라 편안히 머물며 적극적으로 찾고 싶게 하는 매력을 강조한 도서관이다. 입구에는 휠체어가 있어 장애인과 노인 등이 이용하기 좋도록 신경 쓰고 있다. 사진도 별도 공간에서만 촬영 가능하여 이용자에게 방해되지 않도록 했다.

    다케오 시립도서관 입구 바로 앞에는 자료를 찾고 이용할 수 있는 검색대와 도우미 분이 있어 도서관 이용을 돕는다. 좌측으로 미술 전시 공간이 있어 자연스럽게 문화예술을 즐길 수 있도록 하였다. 뒤편으로는 여러 목적의 공간이 구획되어 있어 모임 등을 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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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엇보다 다케오 시립도서관은 각 도서 주제별로 분류법을 따라 누비면서 보물찾기 하듯 서가를 찾아보게 한다. 발걸음은 1층에서 2층으로 흐르듯 이어져 책 너머 책을 찾는 기쁨을 만끽하게 한다. 중간중간 도서 찾기 스크린이 있어 이용자 편의를 높이는 건 물론이다.

    또한 서점 츠타야 담당자 솜씨가 돋보이는 코너가 있다. 베스트셀러 코너 외에, 봄빛 기획이랄까- 핑크에 대한 주제로 책을 모아 놓는 등 시절에 따라 이곳을 찾아 새 책을 만날 수 있는 기획을 다채롭게 진행해 도서를 진열, 판매하고 있다. 지역 특산품, 문구류도 판매해 쇼핑 재미도 있다.

     

    # 다케오 시립 도서관 - 꼬마들을 반기는 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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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케오 시립도서관은 어린이 도서관이 별도로 자리한다. 2017년 10월 문 열었다. 투명한 유리로 한가득 자연 빛을 끌어들이는 고운 건물이 바로 다케오 어린이 도서관이다. 마을에 이런 도서관이 있어 아이들을 품어주는, 쉬고 놀 수 있는 무료 공간을 제공한다니. 정말 칭찬할 일이다.

    어릴 때부터 도서관이 곧 놀이터인 아이들이 유리창 너머 보인다. 부모님과 친구들 손을 잡고 조그맣고 알록달록한 의자에 앉아 형형색색 그림책을 펼치고 있다. 종알종알 떠들기도 하고 귀여운 눈망울로 호기심 어린 질문을 던지기도 한다. 여기서 올망졸망 모여 꿈을 키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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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루 둘러보면서 어느 나라 어느 도시이든 이런 좋은 도서관이 있으면 좋겠다고 진심으로 바라는 마음이 든다. 아이들부터 도서관을 즐겨 찾도록 이끌고, 이어 청소년, 성인 그리고 장애인과 노인까지 두루 이용할 수 있는 아름다운 지식의 천국으로 도서관을 존재하게 해야 한다고 믿는다. 차별 없는 지식의 향유를 위해서다.

    다시 말해 도서관은 민주적인 공간이기에 소중하다. 보다 나은 내일을 위해 지식과 지식을 학습하는 능력을 키우는 곳이 도서관이다. 부자이든 빈자이든 지식과 문화예술에 대한 접근성은 제한 받아서는 안된다. 삶의 즐거움을 스스로 찾는 능력을 키우는 곳은 늘 열려있어야 한다.



    # 다케오 시립 도서관 - 스타벅스 & 모두의 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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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시 다케오 시립도서관으로 들어간다. 스타벅스가 있다. 츠타야 서점과의 콜라보는 익숙하다. 다케오 시립도서관에도 스타벅스가 자리하고 있다.

    나긋하고 고소한 커피향이 은근하게 밀려든다. 소곤소곤 낮은 목소리로 오늘의 드립 커피 그란데를 주문한다. 한손 가득 온기를 잡는다. 일본 스타벅스 영수증의 One more coffee 도 반갑다. 당일 어느 스타벅스에 가도 150엔과 영수증을 내밀면 같은 커피를 한잔 더 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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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 패션 잡지며 일러스트레이트 책 등 보는 것만으로도 눈이 즐거운 책을 잡는다. 커피 온기가 가득한 컵을 쥐고 서가에 나란하게 이어지는 자리 중 하나에 앉는다. 독서실처럼 조용한 분위기- 따뜻한 커피를 넘기며 가까운 선반 책을 살핀다. 그림책 보듯 이국 언어가 적힌 책장을 몇 장 넘긴다. 스타벅스 커피 차양 아래 봄빛이 눈부시다. 도서관도, 눈부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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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활짝 열린 쾌적한 공간- 도서관은 개인적이면서도 사회적인 공간이기도 하다. 개별로 지식을 쌓으며 삶의 기반을 단단하게 다지고, 사람들을 만나며 사람들과의 가교를 단단하게 잇는다. 한마디로 지역사회 문화예술 활동의 거점이다.

    이런 도서관이 책벌레들이나 찾는 곳이 아니라 모임, 미술 전시는 물론 팬시용품 쇼핑, 커피 마시는 카페 등 복합공간으로 늘 즐겨 찾는 곳으로 재탄생한 모습이 참 보기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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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봄날 나붓한 고요가 도서관 앞뜰에 가득하다. 나를 키운 도서관- 유치원 때부터 지금까지 즐겨 다니는 곳이자 낯선 곳에 가면 부러 찾는 곳이 도서관이다. 제각각 형태로 지역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도서관과 책들을 보면 나도 모르게 마음 가득 즐거워진다.

    책이 멸종하는 시기라지만- 책은, 여전히 사랑스럽고 사랑받고 있구나- 라는 안도감과 함께 책벌레들을 보며 은근한 연대감을 느낀다. 행복한 도서관 여행이다.


    Info. 다케오 시 다케오 시립도서관     
    Takeoshi City Library ; 武雄市図書館

    주      소

    5304-1 Takeochō Ōaza Takeo, Takeo-shi, Saga-ken 843-0022
    武雄市武雄町大字5304-1; 사가 시 사가 역에서 차량 1시간 거리


    운영시간  
    9:00-21:00- 도서관 이용 / 주차장 이용 : 190대 무료 주차 가능

    주의사항  
    1층 입구 & 2층 서가 끝 2개 위치에서만 사진 촬영 가능

    여행정보  
    다케오 시립도서관 + 스타벅스 + 다케오 신사 + 규슈 올레 다케오 코스 녹나무를
    한 번에 4시간 가량, 반나절 여행 코스로 둘러보면 좋음

    홈페이지  

    http://saga-travelsupport.com/kr/spot/detail.html?id=542 
    http://www.epochal.city.takeo.lg.jp/winj/opac/top.do


     

    홍대고양이

    동아사이언스 과학기자, 웹진과학전문기자, 아트센터 객원기자, 경기여행지식인단으로 활동. 지금 하나투어 겟어바웃의 글짓는 여행자이자 소믈리에로 막걸리 빚는 술사랑 여행자. 손그림, 사진, 글로 여행지의 낭만 정보를 전하는 감성 여행자. http://mahastha.blog.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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