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평의 오가닉 빵집, 긴즈버그
스물 다섯 살 무렵엔가 직접 손반죽으로
발효빵을 만들어봤던 기억이 난다.
반죽을 동글동글하게 빚어놓곤
하얀 무명천으로 덮어두고 한참을 기다리며,
늦은 오후에 여유로이 커피 한 잔 하던 그때의 그 여유가 참 좋았다.
그래서인지 얼마 전 우연히 신문기사에서
'긴즈버그(ginsberg)'란 맛집을 발견했을 때,
내가 처음 만들었던 그날의 발효빵이 떠올라 반가운 마음이 들었다.
g i n s b e r g
긴즈버그의 빵을 맛보기 위해 양평으로 가는 길엔
어느새 봄이 넘실거리고 있었다.
꽁꽁 얼었던 두물머리가 어느새 녹아, 은빛으로 반짝이는 풍경!
북한강 지류를 따라 가다보면 양평군 서종면 문호리 표지판이 나온다.
어디선가 참기름 짜는 냄새가 날 것만 같은 이 투박한 시골 마을과
긴즈버그의 오렌지색 어닝이 이렇게도 잘 어울릴 줄이야!!!
내부로 들어서니 고소한 빵의 내음이 식욕을 자극한다.
이 집의 빵 종류는 그리 다양하진 않지만,
웰빙 바람을 타고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나무 선반 위에 있는 너댓가지 종류의 빵이
이 가게에서 살 수 있는 빵의 전부!
나는 흑미와 잡곡을 섞어 만든 식빵과
하트모양의 천연효모 캐슈넛빵을 주문해봤다.
빵맛은 굉장히 담백하다!
달달한 크림이 들어있는 빵을 좋아하는 분들에겐
조금 심심한 맛이 될수도 있겠다 싶을만큼.
하지만 'no butter, no sugar, no milk가 이 가게의 철칙이니까.
혀를 자극하는 맛 없이 빵 본연의 질감과 아낌없이 넣은듯한
캐슈넛 알갱이의 식감을 한껏 느낄 수 있어 좋았다!
조리 과정을 살펴보니, 건포도와 호밀을 주원료로 천연 효모를 만든다.
두 가지를 혼합한 효모를 넣어 반죽한 빵으로는 식사용 빵을 굽고,
간식용 빵을 만들는 데엔 건포도 효모만 사용한다.
밀가루는 본래 생명이 없지만,
천연 효모종을 만난 순간부터 살아있는 생물이 된다고 이야기하는
빵집 주인 조진용 씨! (그의 인터뷰 중에서)
차의 종류도 핸드드립 커피를 포함해,
두유 코코아, 홍차, 녹차 이렇게 너댓종류 뿐이지만
그가 만든 담백한 천연효모빵들과 어울리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따스한 봄 햇살을 은은히 머금은 고재나무 테이블에 앉아
달콤하고도 고소한 두유 코코아를 한 모금 마셔본다.
내 앞에 놓인 타샤튜터 책의 첫장에 쓰인 글귀가
지금 이 순간을 대변하기에 참으로 적절하다.
"애프터눈 티를 즐기려고 떼어둔 시간보다 즐거운 시간은 없지요."
"요즘 사람들은 너무 정신 없이 살아요. 카모마일 차를 마시고,
고운 노래를 듣는다면 한결 인생을 즐기게 될텐데."
사실 설탕과 우유, 그리고 버터없이 빵을 만든다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닐것이다.
반죽을 하고, 2차 발효과정을 거쳐야만 몇 가지 빵을 만들 수 있기에.
게다가 이집에선 영업시간이 끝나기 전에
빵이 다 팔리고 떨어졌을 경우에도
더이상 빵을 만들지 않는다고.
이제는 따뜻한 위로가 담긴 빵이 먹고 싶을 때,
누군가와 함께 이집을 찾아야겠다.
아니 뭐, 혼자여도 괜찮을 것 같다.
오렌지빛 아담한 빵집엔 항상 햇살이 있고, 꽃이 있고, 음악이 있으니까.
쪽빛 두건을 쓰고, 멋스러운 앞치마를 입은 빵집 주인이 웃으며 인사해주겠지.
어서 오세요, 어떤 빵을 드릴까요? 천천히 골라보세요.
주소 : 양평군 서종면 문호리 398-3 번지
오픈 : 수~토 (오전 11시 ~ 오후 6시) / 일 (오전 11시 ~ 오후 3시)
* 월요일과 화요일은 휴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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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평에 이런 곳이 있었다니! 너무 좋은 정보네요!
아니 닉네임부터가 '빵덕후' 이탁구님이시니!
양평빵집 한번 꼭 들러보세요
담담하고 소박한 마음이 담긴 빵을 맛보실 수 있으실거에요-
빵집이 아니라 예술가의 집 같아요^^
빵집 주인장님이 직접 해외를 여행다니며 모으신 포스터들이
아주 멋진 오브제가 되어주는 빵집이었답니다.
그곳에 걸려있었던 포스터들이 아직도 기억에 남네요.
날이 조금 더 풀리면 양평 드라이브 어떠세요, 소연님 ^_^
제목만 보고 누구 글인가 궁금했는데.. 어보브언니랑 잘 어울리는 공간인데요~
햇살이 낮고 깊게 들어오는 이 공간과 잘 어울린다니 영광인데요!
조만간 저는 또 빵 맛보러 양평 갈 생각이여요
최근에 이웃님 포스팅 보며 호오 했는데 또 마주치네요. 아이고, 가고 싶어라…이런 땐 마이카족 하고 싶습니다요. ㅠ_ㅠ
최근엔 잡지에도 이 곳이 소개되었다고 하지요
아무래도 오가닉 빵집이 서울 도심이 아니라, 양평 작은 시골마을에 생겨서
더욱 주목을 받는거 같습니다.
스누피님, 따뜻한 날 꼭 다녀오셔요-!
담백하고 고소한 빵 넘 좋아라 하는데… 울 동네로 데려오고픈 빵집이네요!^^
좋은정보 감사해요~ 바람쐬러 갈때 꼬옥 들러보고 싶네요~ 노란 어닝이 넘 감각적인곳이네요!
어보브블루님~ 예전 블로그하실때 글도 사진도 넘 좋아서 몰래몰래 훔쳐보곤 했는데…
갑자기 문을 닫으셔서 아쉬웠었지요~
그런데 우연히 들른곳에서 낯익은 사진을 보고 괜시리 반가와서 글 남기네요..ㅎㅎ
다시 이렇게 예쁜 사진과 예쁜 글 볼수 있어서 참 반갑습니다! ^^*
웃어요:) 님
길가다가 우연히 초등학교 동창을 만난듯한 기분이 듭니다.
얼굴 보고 이야기 나눈적은 실제로 없지만
이렇게 정성스레 반가운 덧글을 남겨주신걸 보면
인터넷에서도 분명 '표정'이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저도 다시 만나 반가워요!
이름만 봐서는 정말 유럽의 골목길 구석에 있는 빵집 같은 느낌이네요.
오가닉이라 맛도 한층 있을 것 같고 먹는 것만으로도 건강해 질 것 같은데요?? ^^
포스팅 잘봤습니다 ㅎㅎ
I've said that least 877588 times. SCK was here
의 골목길 구석에 있는 빵집 같은 느낌이네요.
오가닉이라 맛도 한층 있을 것 같고 먹는 것만으로도 건강해 질 것 같은데요?? ^^
포스팅 잘봤습니다 ㅎㅎ
ㅎㅎ 양평에 이런데가 있었다니…
군대를 양평으로 갔다와서…. 그저 후진곳인줄알았는데..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