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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행복하니? 캄보디아의 아이들

    Raycat Raycat 2013.0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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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달러로 시작해 1달러로 끝난 캄보디아 여행

    행복하니? 캄보디아의 아이들 

     

    캄보디아에 입국할 때, 내 귀에 처음 들려온 낮은 속삭임은 '1달러'였다. 무슨 뜻인지 알아듣지 못하고 고개를 갸웃거리는 내 눈을 묵묵히 쳐다보면서 공항 직원은 1달러를 계속 되풀이해 이야기하고 있었다. 캄보디아를 여행하는 사람들은 다들, 입국할 때 이런 경험이 있을 것이다. 공항 직원이 요구하는 1달러를 주면 빨리 들어갈 수 있지만, 1달러를 주지 않으면 다른 사람보다 순서가 점점 뒤로 밀리면서 수속 자체가 늦어지는 것. 이처럼 아시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 캄보디아의 현실은 입국장에서 바로 느낄 수 있다.

    대니 보일 감독의 '슬럼독 밀리어네어'라는 영화가 떠오르는 이 곳 캄보디아의 현실은, 웅장한 문화유산 앙코르와트를 등에 업었음에도 마냥 화려해보이진 않는다. 구걸하는 아이들의 남루한 차림새가 캄보디아의 현실을 대변하는 듯, 여행을 하면 할 수록 씁쓸한 풍경과 마주하게 된다. 어떻게 보면 '킬링필드'라는 내전을 겪으며 어른들의 전쟁에 희생된 아이들이 다시 그 땅 위에 아이를 낳으면서 희생을 대물림하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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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달러를 외치며 구걸하는 아이들을 만날 수 있는 곳은 비단 앙코르와트 유적지 뿐만이 아니다.

    식당이든 길거리든 가는 곳 마다 여행객들의 꽁무니를 쫓아다니며 1달러를 조르는 아이들을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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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수를 다 마시고 쓰레기통을 찾으며 두리번 거리고 있으니, 조심스럽게 다가와 물통을 받아가는 소녀. 혹은 쓰레기통을 뒤지고 있는 소년. 하루하루 생존경쟁에 내몰리고 있는 아이들의 모습이다. 캄보디아는 7세 이하 영유아 사망율이 무려 70%에 달하는 곳으로, 우리가 쓰레기라고 생각하는 것들이 그들에겐 한 끼 식사가 될 수 있는 것이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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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 여행처럼 캄보디아의 아이들을 많이 만나고 온 여행은 없는 듯 하다. 길에서 구걸하는 아이들 외에도, 다일공동체와 함께한 봉사활동을 통해 만난 아이들의 모습에서도 삶의 무게를 느낄 수 있었다. 한 끼 식사를 해결하기 위해 몇 시간이고 걸어오는 아이들. 그나마도 주어진 음식을 가족과 나눠 먹기 위해 가져가는 아이들... 그 밖에도 하루 1달러를 벌기 위해 늦은 밤, 여행객들이 많이 모인다는 펍 스트리트 거리에서 1달러를 부르짖거나, Pet병을 주워모으는 아이들의 모습. 마음이 안쓰러워 그깟 1달러 얼마든지 주고 싶다가도,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는 것이다. 정말 1달러면 되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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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제로 1달러는 아이들이 하루 식사를 모두 해결할 수 있는 큰 돈이다. 우리에게야 그 가치가 별 것 아닌 금액이지만, 이 아이들에게는 생존이 걸린 금액인 셈이다. 그러나 동정심에 선뜻 아이들에게 1달러를 내어줘선 안된다. 평생 구걸을 통해 살아가게 되기 때문이다. 스스로 자립하여 살아갈 힘을 길러주는 것, 그것이 '다일공동체'가 하고 있는 봉사활동이다. 그리고 이것이 진정한 1달러의 기적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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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낯선 카메라를 보며 신기하게 바라보고 웃는 아이들의 눈은 하늘을 닮아 맑기 그지 없다. 그 촉촉한 눈망울을 보고 있노라면 괜히 더 미안해진다.
    가느다란 손가락을 들어 브이까지 해보이는 순수한 아이들. 비록 삶은 가난할지라도, 눈빛만큼은 나보다, 우리보다 넉넉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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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죽기 전에 꼭 봐야 한다는 위대한 유산, 앙코르와트. 그러나 그 화려한 이면에 가슴 아픈 현실이 있다는 것을, 애써 외면하고 여행하고 있지는 않았는가? 그저 그 나라의 문제로, 나와는 상관없는 일로 치부하고 넘긴다면 아이들의 삶은 더욱 외로워지는 것 아닐까. 이미 국가의 경계가 흐릿한 지구 공동체 속에서 살아가고 있으니, 이 공동체의 미래 또한 우리 모두가 함께 만들어가는 것이다.

     

     

    씨엠립 국제 공항 출국장을 빠져 나오는데 여전히 공항 직원은 내게 1달러를 요구한다.

    1달러. 참 작은 돈이다. 그러나 이 작은 돈이 모인다면 아이들은 쓰레기장에서 학교로, 술집에서 가정으로 돌아갈 수 있는 것이다. 

    1달러로 시작해서 1달러로 끝난 캄보디아 씨엠립 여행. 하늘을 닮은 맑은 눈을 가진 아이들만 기억에 남는다.

     

     

    * 관련글 보기 *

     

    1) 1달러의 기적, 다일공동체와 함께한 착한 여행

    => http://getabout.hanatour.com/archives/135614

     

    2) 지구별 여행학교 in 캄보디아 - 너희는 어느 별에서 왔을까?

    => http://getabout.hanatour.com/archives/138238

     

    3) 캄보디아 톤레삽, 호반 위의 영혼들 

    => http://getabout.hanatour.com/archives/134103

     

     

     

    * 취재지원 : 하나투어 

     

     

     

     

    Raycat

    경험을 공유하며 기계와 놀다가 일상을 벗어나 여행을 가며 고양이를 좋아합니다. 사진을 찍고 글을 쓰고 가끔 그림을 그립니다. 우리가 인연이라면 다시 만나겠지요? 네이버포스트 여행 분야 스타에디터, JNTO 여행작가 블로거, 트래비 객원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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