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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음 권이 나올 줄은 몰랐지?

    낟나 낟나 2010.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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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서울




    어느 책이 선전했다는 사실은 어떻게 알 수 있을까요?


    영화처럼 입소문을 통해서 알기는 조금 힘든 것 같습니다. 책은 수요도 엄청나고, 그 발간 시기가 유행 시기와 맞물리기도 하고 그렇지 않기도 하기 때문이죠. 한 가지 예를 들어보자면, 9.11 사건을 배경으로 한 조너선 사프란 포어의 '엄청나게 시끄럽고 믿을 수 없게 가까운'이란 책은 2006년에 발간되었으나 드라마 '아이리스'에서 이병헌이 마음을 치료하는 책으로 소개하여 뒤늦게 폭발적인 반응을 보였죠.


    판매부수도 언론 매체를 통해 알 수 있을 따름인데 그것도 영화처럼 쉬이 알 수는 없고요. 그러고 보니 영화화하는 것도 책의 선전을 알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네요. 스크린 속 작품은 영화라는 매체에 맞게 조금씩 그 모양새를 바꾸기 때문에, 책을 사랑했던 독자들은 아쉬운 맛에 입맛을 쩝쩝 다시게 되지만요. 그리고 다른 하나, 정말 또렷하게, 아주 정확하게 책의 명성을 알 수 있는 건 바로 다름 아닌, 독자의 요청으로 만들어진 후속의 존재일 겁니다.

     

     

     

     1. 1Q84 3권

     

     

     



    무라카미 하루키의 신간 1Q84는 우리를 세 번 놀라게 합니다. 그 첫 번째는 바로 판권계약료입니다. 국내 유수의 출판사인 ‘문학동네’가 무라카미 하루키의 이번 신간을 출판한다는 계약을 맺어, 판권계약료료 8,000만 엔을 지불했다는 소식이 알려져 사람들의 입을 떡 벌리게 만들었습니다.


    두 번째는 바로 판매부수입니다. 1,2권은 주요 온오프라인 서점에서 19주 연속 종합 1위에 올랐고, 8개월 만에 백만 부 이상이 팔리면서 한국 출판사상 최단기간에 밀리언셀러를 기록했습니다.


    세 번째는 바로 3권 발매입니다. 원래 이번 신간은 2권에서 끝이 나는 줄로만 알았습니다. 그래서 어떤 언론 매체는 1,2권이라 표기하지 않고 상,하로 표기하기도 했지요. 그러던 어느 날, 갑자기 3권의 존재가 알려지기 시작합니다. 3권의 발매 예약을 받는다는 소식이 들려옵니다. 네, 무라카미 하루키는 독자의 사랑에 힘입어 계획에 없던 3권을 저술한 겁니다.


    사람들은 이제 그에게 4권 또한 낼 생각이 없냐고 물어봅니다. 그에 대한 무라카미 하루키의 답변은 이렇습니다.


     “다음 권이 나올지 질문을 많이 받는데, 지금 단계에서는 나도 모릅니다. 장편을 쓸 때, 저는 거의 매일 쉬지 않고 씁니다. 다른 건 전혀 쓰지 않습니다. 머릿속이 이미 완전히 ‘장편소설 뇌’ 상태가 되니까요. 그렇게 하기를 3년 가까이 지나다보니, 내 안에서 무언가를 꺼내 만들어내려면, 또다시 여러 가지를 끌어 모으기 위한 나름의 시간이 필요합니다. 다음에 내 안에 무언가가 쌓였을 때, 무엇을 어떻게 쓰고 싶은지는 스스로도 전혀 예측이 되지 않아요. 그저 겨울잠을 자는 곰처럼 자면서 기다릴 뿐입니다. 그래서 『1Q84』‘BOOK4’나 ‘BOOK0’가 있을지 없을지는, 지금으로서는 아무것도 말할 수 없어요. 지금 단계에서 말할 수 있는 건, ‘그전에도 이야기는 있고, 그 후에도 이야기가 있다’라는 겁니다. 그 이야기는 내 머릿속에 막연하게나마 수태되어 있습니다. 다시 말해 다음 권을 쓸 가능성이 전혀 없다고는 말할 수 없다는 뜻이죠.”





    2. 일곱번째 파도

     

     




    다니엘 글라타우어.

    앞서 소개한 무라카미 하루키보다 낯선 이름일 겁니다.

    독일 현대문학의 대표적인 소설가로, 독자들의 사랑을 듬뿍 받는 작가입니다.

     

     

     




    다니엘 글라타우어는 2006년에 로맨스 소설 '새벽 세시, 바람이 부나요?'를 펴냅니다. 이 책은 좀 특이합니다. 내용이 ‘이메일’로만 이루어져 있습니다. 이 연애인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한 그들의 로맨스가 잘못 보낸 이메일에서 시작되기 때문이죠. 줄곧 이런 형식으로만 이루어진 소설은 조금 따분할지도 모를 일인데, 이 책은 정말 재미있습니다. 남의 연애편지를 몰래 훔쳐보는 것처럼 간질간질합니다.


    그 뒤 그의 후속작 '일곱번째 파도'가 나오게 됩니다. 이 책은, 독일에서 이례적으로 초판 10만 부를 인쇄했고, 출간과 동시에 「슈피겔」 소설 부문 베스트에 올랐습니다. 국내 인기 작가의 평균 초판 부수는 약 2만권인데 비하면 엄청난 숫자죠. 앞서 말한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 1Q84 1권의 국내 초판 부수가 10만부인 것과 비교해보면 그 인기를 가늠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원래 작가는 후속 이야기를 쓸 생각이 없었습니다. 그러나 독자들로부터 후속작 문의를 받자, 그 생각을 바꾸어 '일곱번째 파도'를 발매하게 됩니다. 이번에는 그들의 이야기가 더욱 섬세하며 현실적이라고 하는군요.


    어떤 내용이 그렇게나 독자들의 흥미를 끌었는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 이미지는 yes24에서 데려왔어요.
    낟나

    어느 출판사에서 고전문학을 편집하고 있는, 아직 걸음마 배우고 있는 새내기 편집자입니다. :-) http://blog.naver.com/aswism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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