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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피렌체, 미켈란젤로 언덕 위에서

    레이디 L 레이디 L 2012.01.09

     

     

    15세기 메디치 가문의 열성적인 후원에 힘 입어

    화려한 르네상스 문화를 꽃 피운 이탈리아 피렌체는,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예술의 도시'로 손꼽히는 곳입니다.

     

     

     

     

    그렇기에 피렌체에 오면 누구나 두오모에 오르고,

    우피치 미술관과 시뇨리아 광장을 방문하며

    예술의 중심지에서 그 옛날 피렌체의 전성기를 떠올리곤 합니다.

     

    하지만 누구나 들르는 이 여행지들 외에

    제가 독자 여러분께 꼭 추천해 드리고 싶은 곳이 하나 더 있습니다.

    바로 피렌체를 한 눈에 내려다 볼 수 있는 '미켈란젤로 언덕' 이죠.

     

     

     



     


     

    미켈란젤로 언덕으로 가기 위해서는,

    먼저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다리 중 하나로 꼽히는

    '베키오 다리'를 건너야 합니다.

     

    단테가 베아트리체를 만났다고 알려진 다리이기도 한데요,

    유서 깊은 다리인만큼 그 존재만으로도 충분한 가치를 지닌다고 생각합니다.

     

     

     

     


     

     

    이 베키오 다리가 지어졌던 14세기 무렵엔 푸줏간과 대장간이 즐비했지만,

    지금은 귀금속 상점들이 오밀조밀 모여 있습니다.

     

    베키오 다리는 단순히 강을 건너기 위한 교각이 아닌

    '시장'의 역할을 하고 있는 셈입니다.

     

     

     

     

     


     

    베키오 다리는 영화 <냉정과 열정사이>에도 등장했는데요,

    다리 위에 복층 건물들이 들어서 있어 그 구조가 참 신기합니다.

     

     

     

     

     

     

     (영화 '냉정과 열정 사이' 속 한 장면)


     

     

    그리고 베키오 다리를 건너 아르노 강변으로 걷다보면,

    영화 <냉정과 열정사이>에서 주인공 준세이가 자전거를 타고

    자주 지나가던 또다른 아치형 다리를 만나게 됩니다.

     

    잔잔하게 흐르는 아르노 강과 고동빛으로 물든 다리 위 풍경은

    영화 속 장면과 거의 다르지 않더군요.

     

     

     




    그렇게 아르노강변을 걷다 오른쪽 골목으로 들어가 표지를 따라가다 보면,

    미켈란젤로 언덕을 오르는 계단과 만나게 됩니다.

     

     


     


     

     

    가파르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결코 짧지도 않는 계단을 올려다 보며

    '그냥 버스를 타고 올 걸 그랬나'라는 3초간의 후회와 함께

    한 걸음 한 걸음 올라갔습니다.

     

     

     

     

     

    저질체력으로 인해 헐떡대는 숨을 가다듬으며 언덕 위에 도착한 순간,

    동공과 입이 동시에 벌어졌습니다.

     

    시원한 바람과 함께 피렌체의 이 눈부신 전경이

    파노라마 버전으로 펼쳐져 있었기 때문이죠.

     

     


     

     


     

     

    붉은 지붕으로 가득한 피렌체 시가지와

    그 중앙에 우뚝 자리한 평온하고도 고요한 두오모 성당.

     

    그리고 그 시내를 가로지르는 아르노 강.

    모든 풍경이 한폭의 그림처럼 한 눈에 들어왔습니다.

     

     

     

     

     

    사실 피렌체의 전경을 담은 엽서에 실린 대다수 사진이

    바로 이 미켈란젤로 언덕에서 촬영된 것이라 합니다.

     

    그래서인지 이곳에 온 사람들도 제각각 카메라를 꺼내들고

    어쩌면 평생에 두번 다시 오지 못할 이 순간을 찍고 또 찍고 있었습니다.

     

     

     

     

     

    어떤 이들은 바닥에 그냥 철퍼덕 주저앉아

    붉은 노을이 지는 피렌체의 하늘을 마냥 바라보고 있습니다.

    이 순간을 마음 속에 영원히 담아두려는 듯 말이죠.

     

     

     

     

     

     

    제 생각에도 이곳 미켈란젤로 언덕에서 내려다보이는 피렌체가

    가장 아름답게 보이는 순간은 바로 '해질 무렵'입니다.

     

    특히 언덕 바로 아래 있는 레스토랑에서 여유로이 디너를 즐기며

    와인 한잔과 함께 피렌체의 석양을 감상하고 있노라면 감탄사가 절로 나옵니다.

     

     

     

     


     

    참, 식사를 마치곤 미켈란젤로 광장 한복판에 있는

    미켈란젤로 탄생 400주년 기념 청동 다비드 상도 꼭 보고 가세요!

     

    높은 언덕에서 피렌체를 내려다보며 물맷돌을 쥐고 있는 다비드의 모습은

    마치 이 아름다운 피렌체를 지키는 신화 속 영웅 같이 느껴집니다.

     

     


     

     



    혼자 다니는 여행이기에 해가 지기 전 꼭 호텔로 돌아가겠다고 한 다짐 또한

    이 위풍당당한 다비드의 기세에 반해 까맣게 잊고 말았습니다.

     

    모든 조각상과 건축물이 숨을 쉬고 있는 듯한 이 피렌체에서

    이탈리아 배낭여행의 진수를 맛보고 있는 동안,

    이미 해는 저 사이프러스 나무 숲 뒤로 사라지고 있었죠.

     

     

     


     

     





     

    너무나 아쉬운 마음에 무거운 발걸음을 떼며

    천천히 언덕을 다시 내려갔습니다.

     

    그러는 사이 이미 해가 진 아르노 강변은

    전혀 다른 색깔의 옷으로 갈아입고 있더군요.

     

     


     

     



     

    단테가 이곳에서 베아트리체와 처음 사랑에 빠진 이유는 

    그 사람이 꼭 베아트리체여서가 아니라, 어쩌면 그녀와 사랑에 빠진 곳이

    이 아름다운 아르노 강변이었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해봅니다.

     

    그만큼 노을 진 아르노 강의 풍경에선

    옆에 있는 누구와도 사랑에 빠질 수 밖에 없게 만드는

    오묘하고도 신비한 마력이 느껴졌습니다.

     

     

     

     

     

     

    마치 묵직한 첼로의 선율이 흐르는 듯한 아르노 강.

    그 강가에서 밀어를 속삭이고, 키스를 퍼부으며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는 연인들도 무척이나 아름다워보입니다.

     

     

     


     

     

    하나 둘 켜지는 가로등 불빛 아래,

    피렌체의 황홀한 밤도

    강물 위로 잔잔히 흐르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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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이디 L

    뻔한 것보다는 새로운 것, 꾸며진 것보다는 날 것, 지나친 배려보다 솔직함을 사랑하는 20대 청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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